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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쓰겠다고 약속한 수령인증글 안 써서 죄송합니다 ㅎㅎ 핸드폰으로 쓰는 글이라 가독성이 떨어지는 점은 양해해주세용

일문학을 좋아하는 편인데 <풀꽃>은 난생 처음 들어본 작가의 작품이었습니다. 다만 저자 후쿠나가 다케히코가 인생에 대해 한 고민은 오에와 미시마 등에게 결코 뒤지는 것 같지 않더군요…

저는 일본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지만(솔직히 평생 살아온 한국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일본인들은 무력감과 패배의식을 조금씩이라도 안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이는 그들이 패전국이지만 전범국이기에 무엇에 분노할지 알지 못하며, 경제적 선진국이지만 경제성장이 한국전쟁이라는 우연 덕이었다는 점에서 무엇에 감사할지 알지 못하고, 민주주의 국가지만 좌파 전공투 세력과는 무관하게 이식된 체제를 그대로 수용했기에 무엇에 자부심을 가질지 알지 못한다는 점과 연관이 깊을 듯 합니다. 한국의 기성세대들이 산업화와 민주화에 대해 오만에 가까운 자부심을 가지는 것과는 참 상반됐죠. 어쨌거나 5-60년대를 배경으로 삼는 이 책은 전후 일본의 혼란스러움과 허무감을 마치 박제라도 한 듯이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미시마와 비슷한 세대의 작가인 만큼 이 시절 일문학을 좋아하는 분은 즐겁게 읽을 듯 하네요.

<풀꽃>은 작가의 자전적 요소가 상당히 많이 반영된 글이라 합니다. 고독에서 자부심을 찾는 주인공의 성격은 분명 매력적이었지만 이를 건전한 생활감각이라고 말하기에는 다소 꺼려지는 지점이 많았습니다. 작가 후기를 보니 작가 역시 과거의 자신이 지녔던 태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더군요. 확실히 주인공은 자기중심적인 구제불능에 가깝습니다. 역자 후기를 보니 현실의 작가는 어쩌면 더 구제불는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를 비난하기보다는 이 또한 청춘의 특권이라 괜히 변호해주고 싶었습니다. 이는 저 역시 주인공의 생각에 조금은 동조할 수밖에 없는 연약하고 또 조금은 구제불능인 사람이기 때문입니다…(사실 우리 모두가 그렇습니다)

이 작가는 영웅을 믿지 않는 미시마처럼, 사랑을 믿고 싶었던 하루키처럼, 고독을 온전히 수용한 오에처럼 글을 씁니다. 미시마의 영웅주의에 동조할 수 없고, 하루키처럼 쿨할 수 없고, 오에와는 달리 기대감을 기대하는 데조차 실패한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좋은 책 선물해주신 주딱님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