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의 주인공은 북한군에게 포로로 잡힌 아군 청년을 구하기위해 총을 쏘고 이 때문에 숨어있던 것이 들통나게 됨
북한군의 구역에서 어차피 포로 청년과 주인공 둘 다 죽을 거면 차라리 청년을 포기하고 가만히 숨어있는 게 나았을 것임
포로로 잡혀 북한군에게 죽음을 맞이할 청년을 바라보며 그를 자신과 동일시한 주인공의 행동은 참 비효율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지만, 사람이 한낱 승리를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귀한 목숨이 하찮게 여겨지는 전쟁 중에서는 모순적이게도 이 행동이 무너져 가는 자기를 지킬 수 있는 본능적인 행동이었던 것 같음
결국 북한군에게 잡혀 끌려가는 와중에도 죽는 그 순간까지 자기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의지와 담담한 서술이 인상적이었음
짧지만 인상 깊게 읽은 소설. 전쟁을 경험하고 목숨을 바쳐 싸운 세대가 정말 존경스럽고 감사하다

아래는 몇 번이고 다시 읽었던 문장들
찬 눈이 얼굴 위에 스치자 정신이 돌아왔다. 일어서야만 한다. 그리고 정확히 걸음을 옮겨야 한다. 모든 것은 인제 끝나는 것이다. 끝나는 그 순간까지 정확히 나를 끝맺어야 한다.
그는 눈을 다섯 손가락으로 꽉 움켜 짚고 떨리는 다리를 바로잡아가며 일어섰다.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 정확히 걸음을 옮겼다. 눈은 의지적인 신념으로 차가이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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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모든 것은 끝난다. 끝나는 그 순간까지 정확히 끝을 맺어야 한다. 끝나는 일 초, 일각까지 나를, 자기를 잊어서는 안 된다.
걸음걸이는 그의 의지처럼 또한 정확했다. 아무리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는 걸음걸이가 죽음에 접근하여 가는 마지막 길일지라도 결코 허튼, 불안한, 절망적인 것일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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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허리에 충격을 느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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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이 점점 그로부터 어두워갔다. 흰 눈 위다. 햇볕이 따스히 눈 위에 부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