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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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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 로버트 M. 피어시그


세상을 바라보는 두가지 관점, 분석과 직관, 감성과 이성, 고전적 그리고 낭만적, 주체와 객체, 물질과 정신 등

이 모든 이분법에서 기인하는 형이상학적 모순을 해결하고자 질(qaulity) 라는 제 3의 실체를 논증하는 자전적 철학소설


이성 그 자체로 여겨지는 과학, 그 연구 방법론의 기반은 역시 가설 수립과 실험, 검증의 반복인데

최초의 가설 수립 단계에서 그 가설은 도대체 어떻게 나오는 것인가?

이성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우리의 생각은 어떻게 나타나는 것인가?


또한 떠올릴 수 있는 가설은 이론상 무한하지만 검증 가능한 가설은 원칙상 그보다 적다.

그렇다면 과학은 진리에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가설에 잠식되어 버리는 게 아닌가?

무한한 가설 사이에서 어떻게 이것이 저것보다 낫다고 판단할 수 있는가?


그 가치 판단의 기준은 도대체 무엇인가?


저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철학을 탐구하지만,

이성의 교회라고 하는 대학에서조차, 정의가 불가능 하지만 존재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기를 거부하는 것을 보고

현타와 깨달음을 동시에 얻음


이 근원적 물음은

모터사이클을 잘 정비하고 싶은 주인공과

아서 잘 작동하기를 바라는 친구와의 어긋남으로 부터 시작해,

자신의 과거와 현재, 아들과의 관계까지 이어지고,


주인공은 그 답을 찾기 위해 시공간, 물질과 관념, 인간 관계의 좌표계를 종횡무진 오고가며

선별의 문제, 판단의 문제, 존재의 문제, 논증과 철학 자체에 대한 문제에 대해

자기 경험과 가설, 과거의 철학과 현재의 이야기까지 엮어

아주 섬세하고 독특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줌.


내 가치관에 큰 영향을 준 인생의 책으로 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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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창의성 - 엘코논 골드버그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뇌의 작동 기제를 연구함으로써, 창의성의 발현 원리를 규명하고자 하는 뇌과학책


저자가 올리버 색스랑 동료이자 친구였는데, 친구따라 글 솜씨가 기깔남


올리버 색스는 본인의 저서 <목소리를 보았네>에서

좌반구를 관념과 문법을 다루고, 우반구는 경험과 단어를 다룬다고 이야기한 바 있음


언어는 좌뇌와 우뇌의 협업으로 작동하는 것임


같은 맥락에서 엘코논 골드버그는

창의성이란 새롭고 가치있는 것이고, 모든 새 것은 옛 것을 기반으로 한다고 이야기함.

그리고 좌반구는 익숙한 것, 범주화를 다루고, 우반구는 새로운 것, 식별을 다룸


하지만 단지 두 반구의 역할이 다가 아니라

뇌의 전체 영역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나타나는 파생물이 바로 창의성임


뇌 전체에 퍼진 신경망들의 공명,

즉 문제 해결을 위한 전두엽의 노력 99%와 그 뒤에 활성화되는 비전두엽의 영감 1%

이 두가지 공명이 창의성의 발현 기제임


이 책에서 묘사하는 뇌에 정보 저장 및 활용 방식이 특히 흥미롭고,

아주 디테일하고 명료한 뇌과학 연구 해설로 뇌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돕는 좋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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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햄릿 - 여석기 역본


햄릿은 사실 몇년 전 해누리 김재남 역으로 처음 읽고 올해 여석기 역본으로 재독한 책인데

예전에 읽고 받았던 충격이 어디서 기인하는지를 이번에 알게 되서 의미가 깊은 경험이었음



햄릿을 포함한 거의 모든 인물들은 자신의 속내를 감추고 연기를 하는 배우임

그들이 가진 겉과 속의 불일치는 본인들의 자의식, 자아를 겉잡을 수 없이 팽창시킴

그 표리부동을 솜씨좋게 지적하는 인물이 바로 햄릿이고,

그들은 단지 자신의 죄악 때문이 아니라, 그 죄악을 감추는 탓에 나타나는 표리부동으로 인해 고통받음


비대해진 자아는 불일치를 감당할 수 없어 고통 받는 것임


비단 햄릿의 솜씨 뿐 아니라

언행의 불일치, 겉모습과 속내의 불일치, 사회적 규칙과 개인의 욕구의 불일치가 작품 모든 곳에 녹아있고,

그 모든 불일치가 모든 장면 속 모든 인물들의 자아를 팽창시켜, 나는 그 존재를 느낀 것이었음.


이렇게 팽창된 자아를 향해 예리한 수술칼처럼 죄인들의 치부를 정확히 갈라 속내를 끄집어내는 햄릿의 탁월한 비유는

자기 자신까지 그 대상에 포함시킴으로써, 햄릿이라는 역할이 가진 도구적 측면을 드러냄


그리고 극중극, 메타연극적 요소가 이 표리부동과 위선의 폭로를 작품의 모든 층위에 존재하게끔 만들어준 덕분에

작품 햄릿은 그 자체로 메타적 기능을 가질 수 있었고,


덕분에 그의 동료가 남긴 말 처럼, 셰익스피어는 한 시대의 시인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시인이 될 수 있었던 것임


단지 통찰력과 보편성, 그리고 탁월함만으로는 모든 시대의 시인이라는 명예를 얻을 수는 없었을 거임

왜냐하면, 그것만으로는 결국 잘 쓴 비극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러나 햄릿의 메타적 요소, 자아의 팽창을 드러내는 독백과 극중극이

자아라는 절대적 보편 가치를 작품의 핵심으로 이끌어 올렸고,

모든 시대에서, 자아를 가진 모든 이들은 햄릿에 끌릴 수 밖에 없게된 것임


부정한 인간의 배를 갈라 그들의 표리부동을 드러내는 햄릿의 날카로운 비유는 독자로 하여금 자아의 팽창을 인지하게 하고

극중극, 메타 연극적 요소를 통해, 이 수술용 칼날과도 같은 햄릿이라는 작품 자체를 독자 개개인의 자아가 위치한 곳까지 도달시킬 수 있었던 것


햄릿은 읽어도 읽어도 새롭고, 말해도 말해도 또 말할 게 나오는 작품인 거 같음

2024년엔 최재서 역본으로 읽을 예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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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세기의 눈 - 피에르 아술린


표지는 개정판인데 그냥 리커버인걸로 암.

아 후기 쓰기 귀찮아서 독후감 쓴걸로 대체함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수줍은 반항아였으며, 화가이기를 꿈 꾼 사진작가 였고,

땅에 발을 딯고 하늘을 날아다닐 줄 알았던 모순적 행동가이자 공상가였다.


20세기 중엽, 격동의 시대.


카르티에 브레송은 그 사회의 한 가운데로 날아 들어가고, 주변으로 걸어나가며

우리가 존경해 마지 않는 모든 예술가, 직업인, 정치인, 종교인들의 모습을 바라보았고,

사람들이 그토록 울부짓고 환호했던 모든 역사 속 사건들의 정황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수 많은 개인들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포착해냈다.


그는 자신의 시선과 라이카 카메라로 포착해낸 사진이라는 단 하나의 틀을 제외하고는

계급, 계층, 지위, 권력, 기관, 이념 등 모든 형태의 틀을 거부하며 살았지만,

그러한 무정부주의적 삶과 그 덕에 얻어진 명성은 아이러니하게도

그에게 "결정적 순간을 포착해낸 거인" 이라는 틀을 부여하고 말았다.


그는 시대를 포착해낸 진정한 예술가였지만, 그 사진들이 그를 시대가 만들어낸 작가로 만들었다.

그와 동시에 그는 시대를 살아갔던 한 개인이었다.


이 책은 그 세가지 면로를 드러내는 르포적 성격의 일화들을 모아 개성 넘치고 풍부한 캡션을 달아둔 하나의 회고전이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세계를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자면 역시 "결정적 순간"이다.

그가 찍었던 수백반 장의 사진이 이 하나의 단어로 응축된다.


그의 수많은 사진들이 결정적 순간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응축된다는 사실은

한 컷의 프레임 안에 인물, 공간, 상황, 사회, 그리고 하나의 시대까지 응축해 담아냈던 그의 사진들처럼 분명하며,

엄격한 기하학적 형식과 형용하기 힘든 실존적 내용을 결합시킨 그의 작품들처럼 아름답고

변화하는 삶 그 자체를 찬양하면서도, 고작 한 순간에 정지되어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수단으로써의 사진처럼 모순적이다.

그럼에도 결정적 순간이라는 표현은 카르티에 브레송이 남긴 모든 형상들처럼 영원하다.


영원한 것은 무엇일까? 그는 우연의 일치라는 삶의 신비가 그렇다고 믿었다.


젊은 시절 듣게 된 본인 삶에 대한 예언이 하나하나 들어맞아갈 때마다.

의도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완벽한 사진을 건질 때 마다,

오랜 친구의 편지를 빈 봉투인줄 알고 뜯었던 날 그 친구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됬을 때도,

늘그막에 묵게 된 숙소 방이 부모님이 자신을 잉태했던 장소라는 사실을 알게 됬을 때도,

삶은 그에게 하나의 순간으로 다가왔다.


그는 순간에 대한 인식 속에서 영원성을 발견했다.

모든 것이 덧없이 사라져버리는 삶 속에서 영원한 것은 의미가 현현되는 찰나의 한 순간이었다.


순간을 살아온 그의 삶은 찰나의 무한한 연속이었고, 그것이 그를 영원으로 인도해준 운명임에 다름없다면,

그렇다면 그의 결정적 순간은 모두 운명적 순간이라고 바꾸어 말해도 무방하리라.


책의 저자인 피에르 아술린은 브레송에게 다가온 그 운명적 순간들을 한데 모아 현재의 삶으로 다시 써냈다.

지난한 현실들 속에서 영원히 간직될 결정적 순간들을 포착해내는데 평생을 바쳤던 브레송의 삶을 거꾸로 조직해낸 셈이었다.


기록으로써의 글이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이야기로써의 글을 통해서 카르티에 브레송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준 덕분에

찰나일 수 있었던 그의 운명적 순간들을 끊임없이 생동하는 이야기로 읽어볼 수 있었다.


브레송이 사진의 피사체들과 우정을 먼저 나누고 편안한 상태에서 그들의 진실된 순간을 포착했듯이

피에르 아술린 또한 브레송과 먼저 친구가 된 후에야 그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운명적 순간들을 모아 엮어낼 수 있었다.


이렇듯 그들은 현실의 한 순간, 결정적 순간, 운명, 우연,

무엇이라 부르든, 잡아채 표현할만한 가치가 있는 무언가를 길어내기 위해 현실을 재단하기보다, 현실과 친구가 되기를 택했다.


그들에게 현실은 저항해야 할 무언가도, 순응해야할 무언가도 아니었다.

그저 바라보고 표현해야 할 대상이자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거대한 세계였다.


한쪽에선 복종을, 다른 한쪽에선 전복을 요구하는 격정의 시대

브레송은 그 시대에 끊임없이 자신의 시선을 던지며 20세기가 가진 결정적 순간들을 길어냈고,

피에르는 그 순간들을 다시 모아 자신만의 독창적 시선을 통해 변모하는 이야기로 다시 썼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는 "세기의 눈"이다.

출신, 기질, 미학적 지식과 예술적 교양, 기술, 인맥, 시대적 상황, 운 모든 외부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카르티에 브레송은 그저 자신의 시선 하나를 예술의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로 꼽는다.


그는 자기 내면의 시선을 자신의 눈동자와 카메라 렌즈에 일치시켜 세상을 바라보았고,

세기의 눈으로 본 결정적 순간을 사람들에게 남겨주었다.


가장 훌륭한 인간에게 훈장을 줘야한다면, 자신 내면의 필요에 따라 살아가는 자에게 주어야하지만,

정작 그는 이미 자기 일을 했기 때문에 훈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역설한 것처럼

우리가 모두 내면의 시선을 통해 타인과 친구가 된다면,

그가 바랐던 공동체적 개인주의자로서의 삶은 이 세상을 조금은 더 편안한 곳으로 만들어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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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조너선 아이브 전기


이것도 독후감 쓴걸로 대체함


조너선 아이브 그는 신인가..?


다사나난했던 애플의 이야기 속에서 기어코 자신의 두 손으로 성공 신화를 빚어낸 진짜 영웅..l


잡스는 비범한 직관으로 문제를 통찰하고 정의했던 인물로 기억되는데,

아이브는 타협없는 원칙과 실행력, 확고한 디자인적 신념과 끈기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버리는 인물이었음


수상 작품을 포트폴리오로 만들어 써먹던 학생 시절부터

제품 제작의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하는 거대 회사의 중역 시절까지

아이브의 무서울 정도로 일관된 모범적 재능과 노력이 아주 인상 깊었던 책이었음


기획부터 제작 공정, 포장에서 사용자 경험, 심지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까지,

제품의 모든 요소를 한데 모아 하나의 위대한 예술품으로 승화시키는데 성공한 400페이지 짜리 비범서를 본 느낌이랄까?


광범위한 인터뷰와 조사자료들을 적절히 인용해가면서

인물의 선택과 결정, 그리고 사건의 인과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준 덕분에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그러면서도 세심하고 매혹적인 스토리텔링을 보여주었음




아차상


뛰는 사람 - 올 초에 읽은 거고 내용은 정말 좋았으나 중반부 임팩트가 약함


무진기행 - GOAT였으나 아쉽게 밀림


조각가 - 재밌었는데 만화라 그런지 좋은 인상과 내용에 비해 머릿속에 언어적인 구성이 잘 안떠올랐음


인사이드 현대카드 - 참 맘에 드는 책인데 임팩트가 부족함 너무 편안하게 읽히게 쓰여짐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1권 - 이야기는 GOAT인데 소재가 너무 틀딱임


바른 마음 - 독갤 필독서라 굳이 꼽지 않음




2024년엔 어떤 책을 일게 될까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