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만 하려는 거 아니니 끝까지 읽어봐주세요
제가 학창시절이던 시절에는
미연시라는 게임장르가 암암리에 유명했는데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는 장르이고
그 특성상 19금 게임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순수한 사랑을 부르짖는 어떤 소년이 있어, 19금이 아니어도 괜찮다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슬프게도 19금판/청소년판이 나뉘어서 나온다면 19금판이 압도적인 인지도를 자랑하곤 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정식판매된 적은 없지만 정식판매되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거란 생각은 드네요. 아무튼.
여러분들 중에 혹시 월희라던가 페이트라던가 하는 컨텐츠를 접하신 분이 있다면, 바로 그 컨텐츠들의 원작이 미연시라는 장르의 게임이었습니다.
게임 이야기하려던 건 아니지만 조금 더 이야기해보자면
제가 어린 시절에 창세기전이라는 게임이 나와서 충격과 공포를 선사한 적이 있습니다.
게임성이 좋았던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필살기 범위가 거의 화면 전체인데 데미지가 3000 가까이 떴었거든요.
그런데 그걸 매턴 쓸 수 있었습니다. 적 중에서 체력이 1000이상인 경우도 거의 없는데 말이죠. 엉터리인데....
'영웅'같은 캐릭터를 플레이하는 맛으로는 제격이었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몇십년이 지나서 그 게임의 리메이크가 드디어 나오게 되었는데...
예전과 마찬가지로 필살기가 난무하는 게임이 되었지만..
방송으로 그걸 플레이하는 걸 보고 있자니 한편의 소설을 보는 듯하더군요.
원작보다 개연성을 많이 살려서 이야기 전개가 흥미진진했습니다.
원작도 흥미진진했지만.... 좀 단발성이었다면... 이건 전개가 더 매끄럽네요.
문득 이걸 굉장히 즐겁게 보고 있자니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게 진짜 비쥬얼 노벨이라는 장르에 가까운 거 아닐까 하고요.
일반적으로 좋은 게임이라는 건 훌륭한 밸런스를 가지고 승부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지만
이야기가 주가 되고 승부라던가 전투라던가 하는 게 그 보조수단이 되는 케이스라면
어쩌면 그건 플레이어에게 더 큰 이야기의 몰입을 야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령 80일의 세계일주라는 게임이 나왔다면
원작 묘사에 충실한 세계관 재현에
중요한 포인트마다 포그와 그 하인의 활약을 우리가 1인칭으로 퀘스트를 하듯이 해낼 수 있다면,
그리고 그 퀘스트가 어렵지 않으면서도 플레이어가 엉터로 플레이하면 안 되는 수준의 난도로 설정되고
상황에 어울리는 훌륭한 브금이 함께 하다보면
내가 포그가 된 것처럼 느끼며 큰 몰입을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게임을 만드는 게 크게 어렵지 않은 레벨로 낮춰진다면
우리가 말하는 소위 고전소설이
'비쥬얼 노벨'로 재창조되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참고로 창세기전의 스토리는 지금 봐도 희한하고 흥미진진한 면이 있으니
접하시지 않았던 분들은 어느 심심한 날에 한번 스토리만 모아놓은 걸 봐두시는 거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얘기가 절반 정도 차지하는 만큼 완장들이 잘라도 아무 불만이 없음을 명시합니다.
장르소설 마이너 갤러리에 가는게 더 도움이 될거임
음 저는 도끼의 죄와 벌이라던가 하는 책들도 이런 식으로 재창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여기에 올렸습니다만, 그래도 삭제하는 게 맞을까요?
아뇨 삭제할 필요는 없는데 이런거에 관심 많은건 장갤쪽임
님이 말하는 그런 게임은 있습니다. 텔테일에서 만들다 망했어요
지금 시점에서 수익성이 크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래서 망하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을 거 같네요. 하지만 나중에 더 게임이 쉽게 만들어질 수 있게 된다면 어쩌면 소설의 다른 형태처럼 게임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80일간의 세계일주를 게임화한 80 days 있음. 님이 말하는 거 다 됨. 런던에서 출발해서 가고 싶은 데로 갈 수 있는 그런 게임인데 아주 명작임. 번역이 없고 앛으로도 번역될 가능성이 없어서 영어로 해야 하는 게 난점이긴 한데 재밌더라. 폰으로도 가능해
근데 스팀펀크 세계라 영프를 연결하는 수중 철도도 있고 기계군인도 나오는 등 각색이 좀 있긴 하져
맞아요. 그런데 그런 것들은 '게임'에 중점을 뒀다면 어쩌면 더 나중에는 '소설'의 전달에 중점을 둔 게임이 나올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유.. 이게 플레이어가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게 몰입도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거 같아서요.
해당 댓글은 삭제되었습니다.
어드벤처 게임이라는 장르도 있어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거에 중점을 둔 겜들이 있었습니다만, 이 경우에도 '게임'이 주가 되던 장르여서 어지간히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거의 사멸한 수준의 장르이긴 합니다만, 사실 독붕이들이 좋아할만한 게임이 무척 많았었죠..
플레이어가 적당히 할 게 있었다면 선생님께서는 더 몰입하셨을 거 같나요.
의견 감사합니다. 다른 종류의 몰입같다니 좋은 지적이네요
물론 가능하기야 하겠지만 그런 형태로 누구나 아는 명작들을 가공하는 노력에 비해 돈이 될까 싶음 그래서 현실적으론 그럴 일이 없을듯
저도 후일 게임만들기의 난도가 매우 낮아지고 투자되는 비용이 적어질 떄 장르의 도래가 가능할 거 같습니다.
통상적인 씹덕류의 비주얼노벨보다는 디스코엘리시움, 토먼트 시리즈, 켄터키 루트 제로 같은 게임들이 그런 느낌이긴 한데.. 선리스 시리즈도 생각나고
토먼트도 독붕이들도 좋아할만하긴 했지만.. 진입장벽은 매우 높은 편이었다 생각합니다. 시리즈라 그러시는 거 보니 제가 모르는 사이에 2가 나왔었나 보군요.
브라이언 파고 중심으로 모인 인엑자일이란 곳에서 정신적 후속작으로 내놨는데 게임 시스템이 워낙 똥망에 캐릭터들 매력도 반타작 수준이라 영 흥하진 못함 근데 얘들이 건든 겜들 상당수가 덜 떨어진 부분들이 워낙 많아서... 그나마 최근작인 웨이스트랜드3로 겨우 체면치레한 수준
디스코엘리시움 정도면 나름 흥했지 애초에 소설로 내려던걸 "요즘 누가 책읽냐"는 자녀의 핀잔으로 만든 작품이라
바로 그 점입니다. 요즘 누가 책읽냐라는 세태와 더불어 게임만들기의 난도가 낮아지는 떄가 도래하면 1차적으로 비쥬얼 노벨로 만들어진 고전을 접하고, 고전 소설을 읽게 되는 경우도 생길 거 같아서 쓴 글입니다. 더불어 어쩌면 소설 장르가 점점 비쥬얼 노벨로 옮겨질 거란 생각도 드네요..
비쥬얼노벨의 마이너화도 독서랑 비슷한 수순을 밟고 있어서 무리라고 생각함
사요나라를 가르쳐줘 재밌음
독갤보다는 인디갤에 어울리는 글이네
글쎼용.. 그친구들이 과연 소설에 관심이 있을까요.
그건 모르겠는데 이거 그냥 게임 얘기하는 수준 아님? 그리고 창세기전 추천은 좀 에바임 크로노 트리거 같은 게임도 지금 하면 다들 불편해서 못 하는 수준인데
저는 게임하기를 권한 적이 없습니다. 게임 스토리만 모아놓은 건 시간날 때 보길 권하긴 했지요.
창세기전 스토리가 영상으로 따로 모아볼 정도로 훌륭한가는 제쳐두고 게임의 의의는 체험에 있다고 보는데 스토리만 따로 보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음...
음 그거야 먼저 스포일러를 당하고 책을 읽는데 흥미를 두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마찬가지로 원래 게임을 접하지 않을 사람한테 스토리가 흥미로운 구석이 있으니 유튜브를 통해 내용을 접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한 게 크게 이상한 일이라곤 생각하진 않습니다. 게임을 할 사람이라면 얘기가 다를지도 모르겠군요.
현존하는 게임 장르 가운데, 그나마 게임성과 소설 같은 스토리를 동시에 잡고자 하는 게임 장르가 CRPG라고 봄. 그런데 최근데 GOTY를 수상한 발더스 게이트3도 그 중 하나인데, 주목할 만한 점은 인물 간의 대화나 스토리를 텍스트가 아닌 컷씬으로 대체해서 인기가 많아졌다는 평가가 많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게임에서까지 긴 텍스트를 읽고 싶지 않았던 것으로
보임. 그래서 비쥬얼 노벨 장르가 재밌게 나온다면 나는 환영함. 그런데 텍스트 비중이 줄어들고 영상이 늘어날 터인데, 그게 사람들로 하여금 독서에 흥미를 가지게 할지는 모르겠음.
예를 들어 죄와 벌 비쥬얼 노벨로 죄와 벌에 흥미를 가지게 되면, 소설도 접하게 될 가능성도 높지 않을까요? 애정을 가지긴 힘들지만, 애정을 가지게 되면 힘든 일도 하곤 하니까요.
이런건 생각하기 나름이야 고전문학 교수들은 두팔 벌려 환영할걸? 요즘 웹소설도 아주 긍정적으로 보던데 새로운 미디어로 관심받는게 나쁠건 없지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