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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에 관한 소설 한권 추천한다.
불어와 영어로 소설을 쓰는 작가 낸시 휴스턴의 여섯살.
원제는 Fault lines 아니면 Lignes de faille 둘중 하난데,
그러니까 영어로 먼저나온건지 불어로 먼저나온건지 기억은
잘 안난다만 어쨋든 단층선(들)이라는 뜻이다.

이 책은 무려 4세대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부덴부르크가의 이야기마냥 대하드라마급은 아니다. 책 한권안에서 4세대의 인물 한명씩 다루고 있다. 대충 그들의 여섯살즈음을 다룬다고 퉁쳐도 되겠다. 국역본은 그래서 여섯살이라고 한건가 싶긴한데 읽은지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알아서 확인하도록.

스포를 자제하면서 소개할려니 어쩔수 없이 빙둘러서 말할 수 밖에 없으므로 양해를 구한다. 단층선은 이 소설에 등장하는 어느 가족의 4세대 이야기의 시작을 만듦과 동시에 4세대의 인물들 각각이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에서도 하나의 사건에 의해 각인되는 균열이기도 하다. 복합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말이다.

자연적으로 혹은 유전적으로 물려받는 것, 자라는 환경에서 습득하는 것 그리고 돌발적인 사건에 의해 각인되는 것들까지 다양한 요인들이 각각의 인물들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친다. 4세대의 개별 챕터 주인공들 모두가 탁월한 언어능력 같이 유전적으로 물려받는게 있는가 하면, 자라면서 가정환경에서 전해져온 유머, 노래, 습관들 등등 인간의 정체성이란 지층에 비유하자면 윗세대로부터 (유전이든 양육이든)물려받는 것들 만큼이나 스스로 성취한 것들 그리고 사건에 의해 생기는 단층선들까지 뒤섞여 만들어지는 가족유사성과 특이성의 어떤 중간지점에 있는 무언가라는게 이 소설이 전하는 메시지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내용은 다르지만 비슷한 메시지를 전하는 책중에는 카렐 차페크의 평범한 사람들 같은 소설도 있다)

역사적으로는 특정 이데올로기의 영향력에 대한 경고임과 동시에 그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기도 한데 책 내용 스포가 될테니까 이 부분은 따로 더 적진 않겠다. 직접 다 읽으면 무슨말인지 알게될거다.

꽤나 깊이가 있는 소설이다. 물론 잘 안팔린거 같다. 너네라도 좀 사봐라. 주말 잘보내고.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