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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흥미로운 점이라면 주인공이라고 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초반에 미국과 소련에서 각각 달 착륙에 대한 우주 경쟁을 이끌고 있는 라인홀트나 콘라트는 서로 안면이 있고 서로를 강력한 경쟁자로 평가하고 있지만, 오버로드가 찾아오고 나서 이들은 두번다시 등장하지 않는다. 자유연맹의 웨인라이트같은 사람도 중요한 역할을 맡는 것처럼 나오고는 갑자기 수십년이 지나고 다시 등장하지 않는다. 

개개의 인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류와 외계인의 조우 후, 그 두 종 사이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하다. 이런 조우에 대한 집중은 『삼체』를 생각나게 하는데, 실제로도 유사한 점이 많다. 다만 오버로드가 자비롭다면 삼체인은 좀 더 폭력적이고, 그 결말에서 한 쪽은 나름 희망적이라면 다른 쪽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랄까. 보는 관점에 따라서 모두 희망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책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대립은 과학과 신비주의의 대립이다. 오버로드와의 조우 이후 인류는 ‘일단 과학이 어떤 것이 가능하다고 선포하면 그것이 이루어지고 만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기존의 종교는 파괴되었으며 과학이 인류의 새 종교가 되었다. 잰이 오버로드의 행성이 찾아가서 보는 광경은 이성과 과학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문명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의 건축을 활량할 정도로 기능적이고, 순수하게 미적인 장식은 없고 모두 공리적이며, 각 도시는 모두 특정한 용도에 따라 설계되었다. 그러나 이런 순수한 이성주의를 통해 도달하게 되는 것의 최종점은 결국 오버로드이다. 오버로드는 과학적 합리성에 너무나 집중한 결과 인류와 비할 수 없이 강력한 힘과 지능을 얻었지만, 바로 그 이유로 초자연적이고 신비적인 힘을 인식할 수 없게 되었으며 따라서 오버마인드와의 함류의 가능성, 그들에 비하면 유아적인 단계에 있는 인류는 아직 가지고 있는 다음 단계로의 초월의 기회는 사라지게 되었다. 그러므로 캐럴렌이 말하기를:

“우리 종족이 잊혀졌을 때, 여러분 종족 가운데 일부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할 수밖에 없었던 일을 가지고 우리를 비난하지 말아주십시오. 그리고 이 점을 기억해 주십시오. 우리는 늘 여러분을 부러워했다는 것을······.”

그렇지만 과학이 부정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류는 오버로드의 지배를 통해서 역사상 처음으로 모두가 평화롭고 번영할 수 있기 되었다. 식량이 충분히 생산되고, 기술의 발달로 편의를 누릴 수 있게 되면서 인류는 처음으로 모두가 평화롭게 번영하게 되었다. 이러한 점은 과학의 긍정적 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한 평화와 번영이 오버로드라는 자비로운 독재자에 의해서 달성된다는 것 또한 흥미로운 점이다. 인류는 폭넓은 자유를 누리고 있지만 진정으로 자유롭지는 못한데, 자유연맹의 웨인라이트가 말하듯이,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자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뉴 아테네라는 새로운 공동체는, 그 이름을 통해 암시하는 것처럼, 사람들이 스스로를 감독하고 정치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진정한 시민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소설 전반적으로 자유연맹, 뉴 아테네, 혹은 인류의 진취성과 창의력에 쇠퇴 등을 통해서 오버로드의 자비로운 지배가 진정으로 가치있는 것인지를 숙고하게 한다. 


sf 소설에서 과학이론 나오면 드르렁 하게 되던데 그런 게 많이 없는 것도 장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