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갤의 여러 좋은 글들을 보면서, 지금 대한민국의 소설 문학에 대해서도 여러 모로 생각해 보게 되곤 하는데요.
아래의 분류는 제가 문득, 갑자기 떠오른(책을 통해서나 독갤, 기타 매체를 통해서 접한 정보들이 막 섞인 생각이지만)
생각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1세대는 그냥 제가 임의로 편리하게 구분하고자, 쓴 것입니다.
1세대 소설 - 거대 담론의 서사와 남성 작가들 중심의 문단 (1970~80년대)
황석영, 이문열, 이청준, 김동리, 최인호 등등... 6.25 전쟁으로 인한 남북 분단, 소련과 미국의 냉전, 독재 정권과 민주화 운동, 산업화와 그에 따른 혼란스러움 등등 이념과 투쟁, 자유와 독재의 싸움 등이 주류인 소설 세대라고 생각합니다. 박완서, 박경리 등 유명한 여성 작가들도 있었지만 90년대 만큼 여성 작가들이 약진한 시대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2세대 소설 - 개인 서사, 내면의 서사, 여성 작가들의 약진 (1990~2000년대)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이전과 달리 여성 작가들이 본격적으로 문단에 등장하고 또 많은 각광을 받았던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은희경, 공지영, 신경숙, 하성란 등의 작가들이 대표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시기엔 이미 냉전이 종결되고(소련이 해체되었으니까요), 경제 성장에 따른 중산층이 늘어나는 등, 보다 도시적이고 현대적인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남성적이고 이념 투쟁적인 이야기는 사실상 사라지게 되다 보니, 좀 더 섬세하고, 감정적인 이야기를 보여주었던 여성 작가들이 더 두드러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3세대 소설 - ? (2000~2010년대 초반)
죄송합니다... 저도 이 시기를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대중 2000년대에서 2010년대 초반까지의 시기라고 생각은 하는데, 이 시기의 소설들은 어떤 경향이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90년대에 등장한 여성 작가들이 확실히 자리 잡은 시기라고 할까요? 물론 남성 작가들도 여전히 왕성한(2020년대에 비하면 좀 더 많이 보인다는 점에서) 활동을 한 시기라고 할까요? 음.. 좀 더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4세대 소설 - 청년 세대의 가난, 취업난, 암울한 미래 중심의 소설 (2010년대 중반~후반)
신춘문예 투고소설 “청년 가난” 유난히 많았다 (naver.com)
위의 기사에도 알 수 있듯이, 유독 '가난'과 '힘든 청년 세대'가 주요 소재로 쓴 작품이 많았던 시기입니다. 또한 여성 서사, 페미니즘 문학도 서서히 대두하고 있었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82년생 김지영이 2016년에 나왔네요) 개인적으로 이 시기부터 우리가 현재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한국 소설의 형태를 갖추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생, 고등학생, 직장인, 신혼부부가 주인공이 되고, 학교와 회사 또는 집 안이 배경이 되고, 현실적인 문제(부동산, 취업, 결혼, 육아 등등)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성격의 작품들이 나오던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5세대 소설 - 여성 서사와 퀴어 서사, 4세대에서 보여주었던 현실적인 문제를 다룬 소설이 중심 (2010년대 후반~2020년대 지금)
이 시기에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여성 작가를 향한 문단의 스포트라이트'와 '여성 서사'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어느 문예지(2000년대 초반에 나온)에서 다수의 여성 작가가 데뷔하는 모습을 다룬 기사를 본 기억이 있는데요. 5세대는 과거 2세대 시기와 거의 비슷할 만큼 여성 작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4세대에도 보여줬던 페미니즘 문학이 보이긴 하지만, 그것보다는 여성이 주인공이 되어 여성들의 고충과 그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인, 즉 여성 중심의 서사가 더 많이 보여지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여성 서사에 페미니즘 문학이 포함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 둘을 나누어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또한 청년 세대의 가난도 단순히 취업이 안 된다, 비정규직이다를 떠나서 서울 등 수도권의 부동산 문제, 주식과 비트코인, 영끌 등의 투자 문제 등이 자주 다뤄지고, 또 OpenAI 등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2020년부터 2022년 초반까지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를 암흑에 몰아넣었던 '코로나 팬데믹'도 이 시기에 등장한 소설의 큰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밖에도, 김초엽과 천선란으로 대표되는 소프트 SF 소설의 인기 증가 및 출판사 '안전가옥'에서 나오는 여러 장르 문학(조예진 작가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죠?)도 많은 인기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불편한 편의점>,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등 일상과 비일상적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힐링 소설도 큰 주목을 받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휴... 글이 생각보다 많이 길어지네요)
현재 2020년대를 20대라는 나이로 살아가는 독자로서, 2020년대의 한국 소설들은 유독 다르게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단순히 망했다, 나쁘다, 큰일이다라기보다도 '이 시기의 문학에 우리가 비판해야 할 점은 무엇이며, 긍정적으로 변화한 점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느 시대든, 동서고금 할 것 없이 모든 시기의 문학은 흥망성쇠가 있는 법이니까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일제강점기 때도 좋은 소설과 나쁜 소설이 있었고, 현재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다만... 2020년대의 소설들을 그리고 <젊은작가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출판사와 문단이 '한국 문학의 미래' 등등 찬사를 보내는 작가들을 과연 좋은 현상으로만 봐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물론 수많은 독자 중 하나인 제가, 여기서 한국 문학의 미래, 한국 소설의 미래를 운운하기에도 적합하지 않는 듯 합니다만... 그럼에도 제가 이 글을 쓰고 싶었던 이유는 현 시대의 문학을 날카로우면서도, 새로운 시각으로 해부하고 분석하는 독갤러 여러분들의 생각이 궁금해서였습니다. 음..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가 길어진 것 같네요. 그럼 이만 여기서 글을 줄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3세대는 갠적으론 영화와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소설의 우위로 올라서면서 소설의 위기가 대두되던 시절이라고 생각함.. 그래서 경계문학이라느니 이런저런 시도가 많았고.
이런 분류 체계 정말 좋네요 참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dc App
틀려먹은 분류 같지만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