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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키 백수이며 / 였던 내가 왜, 어떻게 가라타니 고진을 읽게 되었을까?


10년도 전의 일인데 이미 이유는 기억나지 않는다


물론 나는 칸트 헤겔 마르크스도 읽지 않았고 하이데거 사르트르 푸코 니체도 읽지 않았으며


아렌트니 벤야민이니 포퍼니 하는 사람들의 저작도 읽지 않았다


그야 어려우니까


순수 이성 비판을 도서관에서 찾아냈을 때 그 두께에 놀라고 그 문장의 불가해함에 놀라고 빌려와서 단 한 페이지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반납한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런 내가 가라타니 고진을 다는 아니라도, 꽤나 읽었다


가라타니는 일단 재밌다


그리고 뭔가 이해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만큼 어중간하게 어렵고


다 읽고 나면 뭔가를 이해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책 [가라타니 고진이라는 고유명] 을 읽으며 나는 조금 안심했다


내가 이해했던 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인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이 책에 나오는 가라타니에 대한 비판들은, 이 정도로 구체적이지는 않을지언정 나도 느꼈던 바였다


(논리의 비약이나 비현실적인 구상 등)


뼈아픈 비판이 있긴 하지만... 이 책은 가라타니 고진 비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가라타니를 소개하는 책 같다


가라타니의 저작을 활동 초기부터 2014년 당시의 최신작까지 섭렵하여 요약하고 정리하고 문제점까지 지적해주니


저자의 가라타니에 대한 사랑이, 다 읽은 지금에야 새삼스럽게도 담뿍 느껴진다


가라타니가 만든 체계의 허술한 구석을 가리키는 글들을 읽고 있자니


저자 박가분의 체계란 어떤 것일지도 궁금해졌다


어쨌든 가라타니 고진을 알고 싶으면 이 책을 읽어보자


재밌었다. 검색해보니 가라타니는 또 책을 냈다. 이 책을 반납하는 날에는 가라타니의 최신작을 빌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