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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긴한데 왜이렇게 톨스토이 소설은 여자냄새가 많이 나냐? 이유를 모르겠는데 읽다보면 여자랑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음
죽음을 직시한 남자가 어느 때보다 “가짜에 속은 멍청한 자신”을 가증스러워하는 것이 별미인 작품이다. 사람은 다 지같은 줄 안다고, 여기도 그렇다.
그는 판사다. 그는 판사로서 “마음대로 사람을 조질 수 있는” 부분에 심취하곤 했다. 부유한 아버지로서 자식을 조지는걸 좋아했고, 부유한 남편으로서 아내에게 충성을 바랐다. 또한 힘있는 선배로서 후배들을 조종하는걸 좋아했지. 하지만 이 모든걸 하나도 하지 않는 자기자신을 가장 좋아했어. 그게 바로 “행복한” 삶인거야.
죽음을 직시한 남자는 (죽음을 느끼지 못하는, 그러니까 자신과는 본질적으로 다른)친구들에게 느껴지는 모멸감, 가족들에게 느껴지는 가증스러움, 등등 이러한 상황을 의사와의 만남(의사 또한 자신이 판사일을 할 때 처럼 진정으로 죽음을 공감하진 않고 거짓 위선으로 풀어낸다는 것)을 통해 풀이한다.
죽기 직전 참회를 통한 일시적 고통 감소와 영구적 통증이 드러난 장면을 매우 좋아한다. 결국 죽음에 대한 이해는 아무도 대신해줄수가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카이사르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한 것 처럼 가족을 포함한 그 누구도 자신의 죽음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번에 죽은건 내가 아니라 그사람이야” 라는 가증스럽기 그지없는 생각을 느끼지 못한건 아들과 게라심 뿐.
이 소설의 배치 또한 매우 흥미롭다. 만약 (삶 동안)죽음의 수용을 불가능한 것으로 묘사하고 싶었다면, 이반을 죽이고 난 뒤 마지막에 장례식 장면을 넣는것이 좋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반은 죽어있었고 남들이 별로 신경쓰지 않는 장면을 보여준 뒤 이반의 고뇌를 보여주는건 참 잔인한 배치라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에 즐거웠던 기억이 진실이고, 이후 가식적 삶이 거짓임을 깨닫는 것은, 본인이 즐거워서 선택한 것도 아닌게 진리도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일이다. 그래서 특히 더 고통스러운 것이다.
나는 젊다. 그래서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주장이 이해되지 않는다. 판사같이 똑똑한 사람도 카이사르의 죽음이 이해되지 않는데 나라고 다를게 있나.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나는 126억 999…9년 동안 죽어있다가 20몇년 살고 있는거다. 나한테는 삶이 옳지만 죽음에게 있어선 내가 오류인것이다. 결론적으로 책을 읽으며 내가 내린 결론은 “삶 그 자체가 틀려먹은 것” 이다
사과를 고르면 바나나를 먹고싶고 바나나를 고르면 사과를 먹고싶어한다. 필연적으로 하지못하고 가지못한 행동을 후회한다는 것. 이반 일리치가 거짓으로 살았냐? 아니다. 그에게 있어서 위선과 가식이 옳았던 것이다. 그러니까 그는 스스로 옳다고 생각한 대로 삶을 진행시킨 것. 하지만 죽음을 앞두면 이런 생각이 바뀌기 마련이다. 삶 자체가 틀려먹었으니 말이다.
만일 그가 가족과 스스로에게 진실한 삶을 살고 돈이 없었다고 친다면, 죽음 이전에는 “난 최선을 다했어” 했겠지만, 죽었던 두 아이들에 대한 후회, 가족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다는 반성과 함께 숨을 거두었을 것이다. 아마도 톨스토이는 “죽음 이전까지 반성의 태도”를 말하고 싶었던 것이겠지. 그 스스로도 “자기희생”을 답으로 내놓았지만, 완벽한 자기희생을 통한 축복스러운 죽음을 찾은 사람은 지구상 대략 네명밖에 없는 것 같으니.
아직 젊은 나는 이반의 죽음이 와닿지 않는다. 그저 “이번에 죽은건 내가 아니라 참 다행이야” 하고 생각할 뿐이었다. 나는 절대 아니지만 자살을 고려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삶의 후회와 반성이라는 것은 거짓 삶을 수용하는 것 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운 것이다.
어찌되었든 나는 이제 위대한 유산이나 읽어야겠당
이반일리치 죽음 내용알고 읽었는데, 나는 죽기전에 과거 삶에 대한 성찰/반성과 깨달음이 많은 비중을 차지할거라고 예상했는데, 그런 부분은 적었고 오히려 고통 자체가 많이 나오고 나중에 죽음 마저 초월하는 그런 분위기가 더 커서 예상 밖이었음
장례식장에서까지 (이번이 치를 떨고 후회하고 기증스러워했던) 위선을 펼치는 주변인들을 먼저 보여준 바람에 이반의 깨달음이 더욱 안타까워보임 난 그걸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