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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이라는 재난이 왔을때 인간이 어디까지 비참해질 수 있는지를 보는 건 나름 재밌었음
근데 이런 세계관이 현실에 대한 은유로 본다면
분명 작품에선 눈뜬자인 의사 아내를 가능한 수준에서 이상적인 인물로 묘사하고 있고 덕분에 주인공 파티도 그나마 인간의 존엄성을 버리지 않게 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럼 눈뜬자가 되는건 순전히 운이고, 그런 사람 곁에서 바른 시야를 갖고 인간답게 사는 것도 순전히 운(우연찮게 1호실 배정)이잖아?
뭐 그냥 "눈먼 채로 사는 것도 괜찮지"하는 사람도 별로 없는것 같고 그걸 이용한 갱단 두목도 비참한 최후를 맞았잖아?
그럼 작품은 눈을 뜨고 사는게 좋다고 말하고 있는데, 정작 눈을 뜨는 방법이 그냥 운? 이면 뭐 어쩌라는거임 "세상은 똥이야 똥! 히히, 오줌발싸"??
근데 이런 세계관이 현실에 대한 은유로 본다면
분명 작품에선 눈뜬자인 의사 아내를 가능한 수준에서 이상적인 인물로 묘사하고 있고 덕분에 주인공 파티도 그나마 인간의 존엄성을 버리지 않게 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럼 눈뜬자가 되는건 순전히 운이고, 그런 사람 곁에서 바른 시야를 갖고 인간답게 사는 것도 순전히 운(우연찮게 1호실 배정)이잖아?
뭐 그냥 "눈먼 채로 사는 것도 괜찮지"하는 사람도 별로 없는것 같고 그걸 이용한 갱단 두목도 비참한 최후를 맞았잖아?
그럼 작품은 눈을 뜨고 사는게 좋다고 말하고 있는데, 정작 눈을 뜨는 방법이 그냥 운? 이면 뭐 어쩌라는거임 "세상은 똥이야 똥! 히히, 오줌발싸"??
아차피 독서에 정답이 뭐 있음. 책 읽는 사람 해석 나름이지. 근데 갠적으로는 너무 곁다리에 의식한거 같단 느낌도 있음. 세상 소설에 우연없이 시작하는 소설이 뭐 있겠냐. 그러니 그 우연을 어떤식으로 받아들이는가의 문제일거임.
난 그냥 온세상 사람 눈이 멀었단 설정 자체를 즐겼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잘 못했음. 내가 왜 태어났는지, 왜 하필 휴전국인지 따지면. 결국 그게 전부 운인걸. 근데 그래서 인생 못즐길 이유는 없는거처럼.
읽은지 오래되었긴 한데, 그 소설은 플라톤의 '동굴의 우화'랑 비슷함. 그런 전제에서 말하자면, 눈이 멀지 않은 현실의 우리들도 사실상 어떤 측면에서는 눈이 먼거나 다름없는 무지의 상태를 살아가고 있는거임, 그리고 그런 우리들 가운데서도 극소수의 역시 눈 뜬 자가 있겠지.
글쓴이는 그 눈 뜬 자가 우연이라는데, 불만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럴 수 있음. 하지만 그 눈 뜬 자가 나머지 눈 먼 자들과 차별되는 점이란 '동굴의 우화'를 의식하여 생각해 볼 때, 대다수의 무지한 자들과 달리 뭔가를 알고 있다는 거고, 그렇다면 바로 그 '앎'이 과연 뭔지를 생각해봐야 함.
내가 생각할 때 그 앎이란, 결국 플라톤의 '이데아' 같은 거겠지만, 그걸 더 구체적으로 거슬러올라가면 플라톤의 스승, 소크라테스의 '무지의 지'와 연결됨. 무슨 말인지 알겠음? 그러니까 대다수의 무지한 자들은 스스로 무지하다는 사실조차 모르지만 극소수의 아는 자들은 적어도 스스로가 무지하다는 사실을 알고있는 거임.
여기서 다시 소설로 돌아가면, 그 소설 속에 등장하는 '눈먼 자'들의 공통점이 뭔지 알겠음? 그들끼리는 '눈이 먼' 것이 아님. 왜냐면 그들 모두가 눈이 멀었기 때문에 걔네들만 모아놓으면 결국 눈이 뜬거나 진배없고 그래서 그들끼리는 서로 눈이 멀었다는 사실(무지)이 점점 의미를 잃고 망각되는 거임. 그런데 여기에 딱 한 명의 눈 뜬자가 남아있게 되고, 그로인해 그들이 눈이 멀었다는 사실이 여전히 증명되는 거임. 다시 말해서 한 명의 눈 뜬 자는 그들, 우리 모두가 눈이 멀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우리가 무지하다는 걸 알고 있는) 유일한 자라고.
대충 적어서 뜻이 전달될까 모르겠는데, 여기까지 전달되었다면 글쓴이의 불만도 조금 해소가 될 거 같음. 왜냐면 설령 선천적으로 눈 뜬 자가 극소수로 한정되어 있다한들, 그 눈 뜬 자가 뜻하는 바는 대다수의 무지한 자들과 차별되는 앎을 가진 자라는 것이고, 그 앎이라는 것은 결국 다름아닌, 무지에 대한 지니까. 결국 글쓴이가 그 소설을 읽고 사유함으로서 우리 대다수가 무지의 상태에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글쓴이도 그 한 명, 눈 뜬자가 되는거임.
어느정도 이해가 되네 좀 더 많이 생각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