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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게 감정이입했었음
특히 소설 초반에는 가부장을 불편하게 여기고 가부장의 아내를 활발하긴 하지만 속물적인 여자라고 생각했다가 그 부인이 죽고 부인이 얼마나 훌륭한 여자였는지 생각하다가 가부장을 측은하게 생각하게된 변화가 인상깊음
자신은 결혼도 못한 노처녀지만 계속해서 삶을, 위해 그림을 그리겠다고 결심하는 부분이 진정한 정신적 승화임
정신승리라고 볼 수 있는데 그걸 떠나 한 인간으로서 밝든 슬프든 어둡든 그런거 상관없이 살아있으며 내게 의미와 가치를 주는 일을 그저 꾸준히 대가없이 하겠다는 정신이 등대로 메세지랑 일치하는구만
내 기억에 릴리는 거의 남성적으로까지 느껴졌던 인물이었던 것 같음, 그리고 그 소설처럼 지금도 여성성은 가장 먼저 사라지고, 남자와 또 다른 남자들만 남아서 아웅다웅한다고 느낌
근데도 릴리 브리스코는 여성성을 간직한 인물임 이름부터 순결을 상징하는 백합이니 ㅇㅇ 다만 체념하지 않는 삶은 살아가는 그 내적 열망이 있다는거 자체만으로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위압감을 주며 여자에도 남자에도 속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나옴 특히 가부장은 릴리는 업신여기고 일반 여자들 만도 못하게 취급함
애를 낳는것도 아니고 가정일을 잘 돌보는것도 아니고 말도 쭈뼛거리며 자신이 하는 일에만 오로지 몰중함 가부장은 릴리를 바라보며 속이 미어터지고 꿔다놓은 보리자루로 여김 그러나 누군가를 하찮게 보고 명령하고 부권을 자랑하지 않고선 살아갈 수 없다는 진실을 꿰뚫고 있는것도 릴리 한명뿐임
니가 말한 내용이 소설에 얼마나 직접적으로 나와있었는지 모르겠는데, 릴리는 이미 그 남성적인 시선으로서 램지부인을 바라봄. 그러니까 진부한 가부장제 타령을 벗어나 그 소설에서 드러난 남성성과 여성성의 대비로 따지자면, 릴리는 이미 굉장히 관념적이고 본질적인 사고방식에서 이미 여성성을 박탈당한 또 다른 남자일 뿐임. 그래서 그 여성성을 간직했던 램지부인에게 양가적인 감정을 느낄수밖에 없겠지. 내가 보기에는 그냥 남자였음. 그리고 지금 시대 많은 여자들도, 사실상 그냥 남자와 똑같다고 봄. 자본주의 사회에서 서로 경쟁하며 그 파워게임을 젠더로 포장하여 더욱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자 하는.
릴리는 그 가부장을 향해 단 한번의 불쾌함을 표현하지 않지만 모종의 내색은함 그리고 갈수록 그 부인의 죽음으로 생겨난 릴리의 정신적 변화로 인해 가부장의 날카로운 성격을 이해하게됨 이소설은 끝으로 갈수록 유대감이 더 희미해짐 사람을 한데 모으던 부인이 죽었기 때문임 ㅇ
그냥 릴리는 버지니아 울프 그 자체라봐도 무방한게 버지니아도 애도 안낳고 교수집안에서 자신이 쓰고싶은 소설도 쓸 수 있었음 그러니 그런 모든 주어진 특권이 사실상 일반여성에게는 거의 위협적이지 일반 여성들이 누릴 수 없었던것이었으니
각자 나 얘기만 할거야, 같은 평행선을 향하는것 같은데 ㅋㅋ 내 기억으로는 그 소설이 어차피 인물간 표면적으로 주고받는 충돌, 갈등보다 각자 내면의 심리를 표현하는게 주였고, 그렇게 보면 그 소설에 나타난 릴리의 다른 남성에 대한 적대감은 모종의 내색 이상이었던 것 같음. 결국에는 릴리도 여자를 잃은 남자들 중 한 명이었다고 봄.
그리고 어쩌면 버지니아 울프도, 그런 여자를 잃은 남자였을 수도 있겠다고 그 책을 읽으며 생각들었던게 댓글 주고받다보니 떠오르네.
그러나 릴리는 그것을 제외한 모든 여성의 즐거움을 박탈당한 여자로 나옴 ㅇ 남자들에게 홀대당하고 업신여김 당해지며 여자들은 걜 일반 여자로 대하지 않고 그저 소모품이나 장식처럼 생각함 등대로는 화자 주인공이 그런 무기력한 소시민적 여성이며 여성성까지 박탈당한 여자주인공이어야 스토리가 맞음 그래야 가부장이 부인 죽음 이후로 자신의 가정과 아이에게 더 소중해야
겠다는 마음으로 변해가는게 등대로의 메세지 중 하나였으니까
개인적으로 꼭 몸을 대주고 웃음을 팔고 그런게 천박한 것은 아니지만 그게 꼭 내면 성찰을 추구하는 릴리 브리스코를 처단하는 칼이 되어야 하는건지 ㅇㅇ
'등대로'를 읽은건지 '가부장'을 읽은건지 모르겠는데, 하긴 대부분 사람들이 그 프레임으로 보려고 하겠지. 근데 좋은 문학은 세상을 단순화하기보다 그 복잡성을 드러내는데 그 깊이가 있고, 그런한편 그 문학을 바라보는 프레임은 세상과 인간과 문학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것들이 많음. 그래서 자기보고 싶은 것만 볼지 아니면 그 이상을 볼지는 각자의 자유겠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