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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고 있는 게 디자인적으로 좀 고민해 볼 내용이 생겨서 오랜만에 아침부터 도서관 가서 이것저것 읽다가 알게 된 책.


'UX 디자인'이란 말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한국에서는 어떻게 주목받게 되었는지, 그리고 지금 한국에서 UX 디자이너들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서술하는 책.


한국은 아이폰이 탄생하고부터 본인들과 아이폰의 차이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함.

그 결론은 본인들의 생각보다 아이폰이 더 무시무시한 결과물이라는 것.


단순한 기술력의 차이를 떠나 기존에는 성능이 10% 상승했고, 더 많은 화소를 장착했고 이런 식의 제품 개발과 마케팅이 이루어졌음.

그런데 아이폰은 동작이 빨라졌다라든가 예쁜 사진이 찍히게 만들었다라든가 구체적인 수치가 아닌 사용하면서 와닿는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했음.

그 과정에서 동작이 빠르다고 느끼려면 동작이 얼마나 빨라야 하는지, 예쁜 사진이란 무엇인지 같은 추상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해냈고,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제품 기획부터 디자인, 개발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지를 정의하고 실제로 성취해내는 데 성공함.


그래서 저자는 아이폰은 단순히 잘 만든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를 사용자로 바꾸어낸 제품이라고 서술함.

산업시대 이전의 사람들은 본인에게 딱 맞는 제품을 만들거나 주문 제작하는 능동적인 사용자였음.

그런데 산업시대 이후 대량생산이 시작되고 가격 경쟁에 밀려 수많은 가내 수공업자가 사라졌고.

그 결과, 사람들은 공장에서 찍어낸 제품 중 본인의 심상에 가장 가까운 제품을 선택하는 수동적인 소비자로 전락하고 말았음.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심상의 제품을 끄집어내서 제품화 해낸 제품이 아이폰이라는 것.


삼성/LG 등의 대기업도 이런 사실을 깨닿고 노력했고,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음.

눈을 뜨고 있는 동안에는 화면이 계속해서 켜지도록 해 화면을 계속 터치할 필요가 없는 갤럭시 S3 스마트 스테이 기능이 좋은 예시.

하지만 애플이 쌓아온 IT 기업으로서의 노하우는 쉽게 따라잡기 어려웠고, 이 부분은 본인들의 노력이 아닌 구글 안드로이드의 성능 향상으로 해결됐고 그렇게 이어진 게 현재의 스마트폰 시장이라고 함.


하지만 스마트폰에서 겪은 실패로 얻은 게 아예 없는 건 아니었음.

기업들은 스마트폰에서 얻은 경험을 써먹을 제품을 물색하게 되고 그 결과가 스마트 TV와 스마트 냉장고 등등임...

문제는 여전히 사용자 관점에서 제품을 디자인하지 않고, 기능 추가, UI 향상 등 겉으로 보이는 부분만 가져온 거였고.

TV는 사실 화면 잘 보이고, 냉장고는 음식 잘 보관하면 땡이잖아?

TV로 SNS를 할 수 있고 냉장고에 뭐 있는지 LCD로 보여준다고 사용자 입장에서 얼마나 크게 달라지고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필요가 있냐는 거지.

이렇듯 TV가 스마트할 이유와 냉장고가 스마트할 이유를 마땅히 찾지 못한 제품들은 연이어 실패하고, 다시 TV는 화질 경쟁, 냉장고는 기능 경쟁으로 돌아갔다고 책은 서술함.


이 문제의 핵심은 뭐냐...하면 한국에 제대로 된 UX 디자인 전문가가 없다는 지적이 많았음.

그럼 제대로 된 UX 전문가를 키우면 되겠네??


그래서 실제로 수많은 대학에서 UX 전문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음.

그 노력이란 건, 디자인과 공학, 경영학 등 본래 존재하는 학과들을 합쳐서 '융합학과'라는 학부와 대학원을 신설하는 거였고,

'통섭'이란 이름아래 무수한 융합학과 전공자가 쏟아지기 시작함.

부끄럽지만 이공학을 전공한 본인도 이런 흐름으로 만들어진 융합학과의 결과물 중 하나기도 하고.


암튼 그렇게 만들어진 사람들은 과연 전문가인가...? 아니었음

기업에 입사한 UX 전문가들은 누군가는 디자인, 누군가는 마케팅, 누군가는 공학 이런 식으로 본인의 위치를 다지게 되었다고 함.

근데 이들 중 실제로 뛰어난 사람들도 있었다고 함.

그럼 이들은 어디로 갔냐?

제조업 기반 대기업의 산업 구조, 성과 측정 방식과 오너경영의 한계 등으로 2~3년 경력을 쌓고 유학을 가거나 스타트업으로 넘어가거나... 뭐 이렇게 됐다고 함.


그래서 저자는 한국에서 이렇게 삽질하고 있는 UX가 도대체 뭐냐는 질문을 던지게 됨.

힘이나, 전자기파의 정의가 명확하듯이 사람들이 말하는 UX의 정의가 뭐냐... 라는 것.

실제로 UX에 대해 말하는 뉴스나, 사전 등의 정의를 보면 뭔가... 뭔가인 추상적인 단어들이 많기도 했고.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라는 말은 도널드 노먼이란 아저씨가 꺼냈는데 기존에 존재하는 HCI(Human-Computer Interaction, 인간 컴퓨터 상호작)나 사용성(usability)이란 단어로 설명하기 힘든 지점이 있어 만든 단어라고 함.

그래서 UX의 의미를 찾아 여러 지점을 거쳐 나온 결과는 UX는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총체적인 경험...이라는 거임.

UX 디자이너나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저런 걸 잘 알고 제품에 녹여낼 줄 아는 사람이란 거고.

그러면...  UX 디자이너,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단순히 제품을 잘 만드는 사람이 되버림.


그래서 저자는 UX 전문가를 이렇게 정의하고 싶어함.

프로그래밍 업계의 종사자가 단순히 따라 치는 코더, 구현 방식과 구조를 고민하는 프로그래머, 전체 과정을 설계하는 아키텍트로 진화하듯이

단순히 디자인 누끼따고 이미지를 집어넣는 사람부터 시각적인 요소를 고민하고 배치하는 UI 디자이너, 시장에 대한 통찰로 사용자의 문제를 찾아 제품을 설계하고 개발팀과 소통할 수 있는 UX 전문가로 진화하는... 그런 느낌.

예를 들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조명팀, 카메라팀, 작가팀 등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필요하지만, 이들을 한데 묶어서 설국열차라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봉준호 같은 사람이라고 하더라고.




뭔가 내용 설명을 잘 못하고 쭉 적어놓은 글이 됐는데, 개인적으로 기록해놓고 싶은 내용이라 적어봤음...

디자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