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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본드, <타인의 영향력>
1.
마이클 루이스나 말콤 그래드웰 같은 영미권의 저널리스트들이 쓴 책은 대체로 넓은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한
풍부한 사례들이 인용되고(한국의 대중서는 기본적인 인용조차 출처가 없다)
전문적인 내용도 읽기 편하게 잘 풀어서 설명해주며 (한국의 대중서는 전문적의 문턱에도 가지 못하고 뻔하고 철지난 소리만 하기 일쑤다)
그 와중에 간간히 썩소를 유발하는 유머도 구사해주고(한국의 대중서는 독자를 초등학생을 상정한 듯한 친절하지만 가르치는 문장을 구사한다),
그렇다고 단순 정보나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결론을 향해 나아가는 구조적인 글을 쓴다(한국의 대중서는 결국 나무위키의 하위호환일 뿐이다)
는 장점이 있다.
이 책 역시 그런 장점이 충분히 잘 드러나 있는 대중서이다.
다만, 대중서이기 때문에 가지는 한계는 분명하다.
2.
그러니까 르봉의 <군중심리> 이후로
군중이란 무지성의 레밍뗴 같은 존재라는 인식의 고정화 되었지만,
사실은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의 집단은 집단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그러한 집단의 정체성하에 서로 협력하고 행동한다는 것에서 출발해서,
그런 집단정체성이 어떻게 생성되고, 개개인의 정체성 및 사회에 어떤 긍정적/부정적 효과를 만들어내는지에 대해
주로 고찰해보는 내용이다.
3.
마이클 샌델을 비롯한 현대의 많은 정치철학/윤리학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현대의 사회가 개개인의 올바른 삶의 지표를 줄 수 있는 집단 정체성이 무너졌거나 오로지 자본주의적인 가치/이해타산으로만 귀결되었다는 점이고,
그래서 그 상황을 어떻게 타파할 것인지에 대하여 이런저런 주장들이 있으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전인류"라는 정체성의 확립이 필요한 것이 아닌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에선 농담삼아 지나가듯이, 기후변화가 심각해져서 전인류의 생존의 현실적으로 직면하는 문제가 된다면,
그런 "전인류"라는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말한다.
기후변화로는 부족하겠지만, 아무튼 인류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외부로부터의 침략/위협이 그러한 계기가 될 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4.
이 책에서 하는 소리랑 살짝 핀트가 어긋나긴 하지만,
결국 근대 초기에 만들어 낸 "자아:개인의정체성"이라는 개념은
사실 원본이 없음에도 나를 보는/ 나를 둘러썬 타자들에게서 비치는 반영과 투사 속에서 만들어진 허상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가끔 하곤 한다.
전인류라는 환상 역시 자본주의가 요구하는 환상일 뿐
자본주의적인 가치의 한계를 비판하면서 자본주의적인 가치의 재생산을 위해 요청하는 것이 바로 전인류라는 환상이고 너는 거기에 포획된 거시여
글쎄 막상 전인류라는 정체성이 발현될 때 그것이 과연 자본주의에 복무할지는 가봐야 아는 것이제
컴퓨터 프로그램이 물리적 실체를 갖길 바라는 것만큼이나 나이브한 바람일 뿐
아직 발현되지 않은 것을 발현되기 전부터 규정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훨씬 더 나이브하며, 포획된 생각이 아닐까?
자본주의를 그리고 전인류라는 개념의 계보학을 이해 못하니 가능한 소리임
@낫씽 꼴에 향수뿌리는 병신영포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