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가 연 상자에서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게 희망이지만
그 희망이 좋은 의미인지 나쁜 의미였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하더군요.
왜냐면 온갖 나쁜 것들과 함께 들어있던 것이기 때문에.
따라서 그것이 나쁜 것인지 아닌지는 독자가 추측해야 할 영역이라고요.
소위 말하는 희망고문의 희망이었을 수도 있구요.
또 그것이 세상에 안나와서 다행인건지 아닌지도 모른다 하더군요.
온갖 나쁜 것들은 세상에 나와서 큰일이라고 하는데
희망이 좋은 것이라면 안 나와서 큰일이고
나쁜 것이라면 안 나와서 다행이고.
그런 생각을 못해봤었는데 꽤 재밌더군요.
그런데 저는 그게 좋은 의미도 나쁜 의미도 될 수 있는 희망일 거라 생각합니다.
이런 것을 잘 알기 위해선 희망의 그리스어원부터 따져봐야되는 게 마땅합니다만,
그건 좀 어려운 일이니까 걍 스킵하구...
희망은 상자 밖으로 나오지 않았으되, 상자 안에 있다는 걸 우리가 알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나쁜 것들은 모두 상자 밖에 있어 경계해야만 하는 대상이지만
희망은 경계를 해야되는 건지 아닌 건지 알 수 없습니다.
그 속성이 나쁜건지 나쁘지 않은건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희망하지 않거나, 희망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되는데
희망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움직일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인간의 행동은 과정에 초점이 맞춰진 게 아니라 결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에서도 대개는 마찬가지구요.
그렇기 때문에 인간에게 있어 희망이 나쁜건지 아닌건지 정해지면 안 됩니다.
좋은 것이라면 좋은 것이기 때문에 최선을 안 다하고.
나쁜 것이라면 나쁜 것이기 때문에 최선을 안 다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희망이란 것은 인간이란 존재가 살아가기 위해 비밀에 부쳐져야 하는 어떠한 것이었을 게 아닐까요.
이런 속성을 가진 희망이 꼭 나쁜 것들 속에 숨기어져 있었다는 것 자체가
그 희망의 속성을 의심케 하여 그것을 알 수 없게 만들려는 의도였을 거라 생각합니다.
구스타브 슈바브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읽으셈
휴머니스트 판으로다가
참고할게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