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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내용과는 무관함.




"비평가의 의무는 시대를 선도하는 작가를 죽이는 것이라고 봅니다."


-하스미 시게하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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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신작의 시대다. 1월 17일에는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이 한국에서 개봉했고 2월 10일에는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되었다 결 2권이 나온다. 그렇기에 그 중간인 1월 말에 김쿠만의 신작 '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이 나오는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바야흐로 김쿠만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진정 우리는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을 보내고 있다. 허나 어쩌겠는가? 우리는 대문호들을 직접 보기에는 너무 늦게 태어났고 한국 최초의 노벨상을 보기에는 너무 빨리 태어났으니 볼 수 있는 것은 김쿠만의 소설말고는 없지 않은가? 그렇기에 나는 서점에서 발견한 김쿠만의 서적을 낄낄거리면서 구매했다. 아마 주변 사람들은 나를 미친놈으로 보았으리라. 헌데 비극적인 것은 그들의 그런 생각이 어느 정도는 맞았다는 점이다.



내가 김쿠만의 서적을 구매했을 때 어떤 독붕이는 이렇게 말했다. "딱봐도 개노잼 아저씨개그로 점철되어있을 것 같은데와 읽노" 아니, 뭐 읽어야 그걸 아냐? 빌어먹을 놈아. 김쿠만이 어떤 작가인지는 레트로 마니아에서 이미 다 드러나지 않았느냔 말이다.(한편 그 밑에는 이상한 디시콘이 달렸는데 저자 본인인듯 싶었다.) 허나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을 구매하는 것은 이미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책이란 일종의 굿즈가 되어버린지 오래다. 그 증거로 책방을 가보라, 어디를 가봐도 입구에는 굿즈 코너가 자리잡고 있다. 독립서점조차 그런걸 달고 사는 시대다. 즉 나는 김쿠만의 글을 보러 산 것이 아니라 독갤 출신 아이도루의 굿즈를 산 것이다.



사실 난 김쿠만의 소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흡사 후장사실주의자들이 오레키 호타로를 닮은 어느 월급쟁이를 지독하게 싫어하듯이 말이다. 후장사실주의란 무엇인가? 엽편 수십개를 만든뒤에 실로 꿰멘 뒤에 그걸 하나의 이야기라고 우기는 작자들이다. 그리고 하나같이 중편보다 소설이 길어지면 세상이 멸망한다는 일종의 믿음을 가지고 있다. (얼마전 호타로가 대하추리소설 만든 것과 대조적이다.) 그리고 그 내용물들은 자기들만 아는 씹덕 내용들이다. 심지어 내용이라는 것도 헛소리-뭔가 맥이 빠진 태클-더 큰 헛소리로 종결-....스크롤! PROFIT! 원 패턴이다. 더 직설적으로 말해보자. 한국 문학 전체는 무리지만 후장사실주의 내에서 한정짓더라도 오한기의 '인간만세'의 직업을 도서관 사서에서 게임 개발자로 바꾼거 외에 진전이 있냐는 뜻이다. (가격적인 면에서는 13000에서 14000으로 진전을 이루기는 했다.)



....잡설이 길었다. 김쿠만의 소설을 읽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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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장사실주의의 영향을 받은 작가답게 『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은 스토리의 비중이 매우 가볍다. 그들은 서사의 중요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는데 내 생각에는 서사를 만드는 능력이 선천적으로 결여되어있는 것 같다. 소설은 화자가 판교에서 재직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여러가지 형태로 나열하고 있는데 형식적으로는 발단-전개-종결의 구조가 완성되어있기는 하지만 시작과 결말 부분을 제외하면 짧은 이야기들 사이의 연결성은 그리 깊지 않다. 게다가 레트로 마니아의 단편들에서 봤던 구조들은 한두 번씩은 다시 나오고 있었다. 여기에 등장인물들은 흡사 라이트노벨과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다. 여기서 라이트노벨 비슷하다는 것은 캐릭터들이 가볍다는 것이 아니라 정형화된 이미지에서 머무르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야기의 고조와 일시적인 해소들의 반복도 레트로 마니아에서 보여주었던 모습을 반복하고 있었다. 진솔하게 말하자면 한 번 속았으니 두 번도 속아달라는게 저자의 의도같았다



야인시대의 이정재가 문서를 책상으로 탁@탁치면서 하는 발언을 머리 속에 담으면서 이야기를 진행하자면, 이 소설은 표현적인 방법론에서 레트로 마니아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담고 있다. 책의 다른 장점인 반(半)픽션(책의 내용은 어느 정도 작가의 실화에 기반하고 있다.)도 사실 와닿지는 않았는데 3D 프린터로 찍어내는 귀신 이야기라던가 지나치게 외부인처럼 덤덤하게 현상을 관찰하는 작가의 모습은 논픽션과 픽션의 장점을 모두 잡을려다가 어느 한쪽도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한 모양이었다. 간단하게 말해서 이도 저도 아닌 소설이었다. 저자의 목적이 그것이었다면 나로서는 더 내놓을 의견이 없다...... 결국 아무 의미없고 부질없는 현실 고발과 기괴한 환상적 초현실을 오간 끝에 나는 어느새 끝에 도달하고 말았다. 200p 마르크스주의자들보다 더 짧은 150p짜리 후장사실주의책이라서 그런가. 마치 11개월짜리 계약처럼 덧없는 문학이었다. 하긴 김쿠만의 소설의 특징중 하나가 근대문학적 소외된 개인의 추방 혹은 이동아니었던가. 포스트모더니즘적 모더니즘 문학이라는 점은 좀 귀했다.



책의 내용에 내가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유는 간단한데 저자의 내용을 좋다고 해줄 사람이 얼마 없어보였기 때문이었다. 서브컬쳐적 패러디는 빌리 해링턴에서 라스트오리진 패러디에 이르기까지 너무 긴 시간대를 오가는지라 온전히 이해할만한 사람들이 적어보였다. 레트로 마니아의 최대 독서층이 30대라는 것을 감안하면 적절하면서도 위험한 시도다. 게다가 게임개발자 직종은 대한민국에서 근로시간이 가장 긴 직종으로 악명높은 곳이다.(게임개발자들과 유저들에게 우리 사회의 불문율이 안통하는건 이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게임이 세상이지 오프라인이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게임 개발자와 현세는 어느정도 유리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당연히 그들중 대부분은 책은 안 읽는다. 그런 의미에서 막판의 구직 시도는 정말이지 덧없어보였다. 하긴 원래 신앙은 덧없는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 판교는 역시 상식을 버려야하는 곳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아직 상식을 가지고 있고 불안함과 얼마 안되는 희망을 가지고 이 빌어먹을 한국문학에 매달리고 있다. 암만 그래도 백마를 타고 올 초인은 고도가 되어서 안 온다는걸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안한 희망과 환상은 우리들을 구원해줄 얼마 안될 열쇠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김쿠만은 창작에 매달리고 우리들은 그런 김쿠만을 목매달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시여, 불쌍한 김쿠만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그래도 책은 사주자. 어쨌든 한국 문학계에서 친목질이 없으면 어떻게 살아남는단말인가? (물론 디씨 친목팬덤이 좋은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사실은 Zzul를 통해서 이미 증명된 바다. 하지만 그래도 좋은게 좋은거다.) "책이 후진 것같으니 안사야겠다" 같은 말은 하지마라. 내가 보기에 그런 말 하는 유동들은 어차피 안 살 작자들일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이렇게 자꾸 사다보면 언젠가는 명작이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비록 호타로씨는 몇 년째 르포르타주나 사회성 문학을 안쓰고 순수문학과 SF에 관심을 가지지만 김쿠만은 다를 것이라고 믿는다. 2024년에 책 두 권을 더 낼 예정이라고 하니까 그것까지는 기다려주자...


김쿠만이 혹시 이 글을 읽고 싶다면 내가 권고하고 싶은 것은 하나다. 연령대,지역,성별,직업군 무엇이든 좋으니 자신의 글을 읽어줄 사람들을 분명히 설정해주었으면 좋겠다. 이런 책을 좋다고 사는 놈은 미친놈밖에 없다. 이런거 저런거 하고싶은거 하는건 문학의 천재 혹은 20세기 외국 문학계에서나 가능하지 21세기 장르문학계에서 통할 시도는 아니라고 본다. 당신도 레트로 마니아에서 말하지 않았던가. 아무도 안 읽을 논문을 쓰는 대학원에서 있을 필요를 못 느끼겠다고. 헌데 이런 잡탕 시도를 한번은 모를까 두 번 이상 시도하면 본인한테나 한국 문학계에게나 흥미 이상의 시도는 되지 못할 것같다. 다음 시도에서는 조금 더 평범한 문학을 읽었으면 좋겠다.


그게 안되면 최소한 담배 브랜드라도 바꿔달라. 뭔 배드애플도 아니고 언제까지 아무도 모르는 레드애플을 쓸 것인가.





총평 : 게임 개발은... 서비스 종료다...! (독서시간 :77분)




책을 사도 좋은 사람들



-집에 레트로 마니아가 없는 사람들

-게임 제작자들은 왜 저리 딴 세상에 살고 있나 알고싶은 사람들

-독갤 올드 고닉들

-국어국문학과와 창작문예학과는 어떤 곳일까 궁금한 사람들

-후장사실주의자들

-저렴한 책 찾는 사람들

-미친놈





책을 사면 후회하는 사람들



-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

- 월급사실주의자

- 대학원 안 간 사람들

- 라노벨 안 읽어본 사람들

- 두꺼운 책 찾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