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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얀 히르시 알리가 돌아왔다… 라고 하기에는 너무 옛날 책이다. <이단자>의 세계적인 흥행 이후로 아얀 히르시 알리, 즉 저자는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예의 '내가 샤를리다' 릴레이를 보고 저자는 '유럽의 정상화'라고 평했다. 유럽인들이 (그녀의 표현을 빌리자면) 무조건적인 퇴행적 이슬람 옹호보다 언론의 자유를 더 중히 여긴다는 것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전작, <이단자>와 마찬가지로 이슬람에 관한 책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녀의 책이 건전한 비판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내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하지만, 어쨌거나 독자로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을 어떻게 하겠는가.
물론 그녀는 스티븐 배넌, 마일로 이아노풀로스, 리처드 스펜서 같은 극우 강경파들과는 확연하게 구분된다. 아얀 히르시 알리는 유대인을 혐오하지도 않고 성소수자에게 저주를 퍼붓지도 않는다. 심지어 저자는 도널드 트럼프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어딘가 꺼림칙하다. 가령 이 책에서 자주 나오는 그녀의 논리는 이렇다.
"…미국으로 이민오는 무슬림들은 주로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이라크 출신이다. 그리고 그러한 국가들은 이슬람 근본주의에 찌들어 있으며, 예로 들자면 방글라데시인의 x퍼센트는 자살 폭탄 테러를 지지하며 이라크인의 x퍼센트는 동성애를 혐오한다. 따라서 미국은 무슬림 이민자들을 받지 않아야 한다……."
이는 오늘날 북유럽과 광의적 의미의 서유럽에 퍼진 극우파의 '핑크 워싱'을 떠올리게 한다. 그들은 동성애와 트랜스젠더, 페미니즘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동성애자와 여성들의 적인 무슬림들을 몰아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이 정치적 전술을 가장 자주 써먹는 정치인은 네덜란드의 헤이르트 빌더르스인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인도네시아인 어머니와 네덜란드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이다.
어쨌거나 본론으로 돌아가서, 그러한 저자의 논리는 타당성이 있을까?
예를들어, 퓨 리서치 센터에 의하면 오늘날 미국 개신교도의 51%는 동성결혼을 지지한다. 또한 미국 무슬림의 50%는 동성결혼을 지지한다.
아랍계 미국인 중 무슬림의 비율은 24%에 불과하며, 나머지 76%는 개신교도, 천주교도, 정교회 신자, 무신론자가 나눠 가진다. 특히 이라크 출신 이민자들의 경우 기독교도 비율이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높다. 이는 물론 IS, 알 카에다 같은 이슬람 극단 세력의 영향이 클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슬람이 "전적으로 선하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전적으로 선하다고 하지 않아서 전적으로 악하다고 주장할수는 없다.
저자는 물론 여러 대학교에서 수학 했으며 자주 강의를 하고 논문을 읽고 책을 쓴다. 그녀는 똑똑한 사람이다. 아얀 히르시 알리는 어릴때부터 소말리아, 케냐, 에티오피아, 사우디아라비아를 전전했고 저항군의 고위 간부인 아버지덕에 풍족한 생활을 누린적도 있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산 적도 많다.
가령 소말리아에서는 심각한 성차별과 여성 할례를, 케냐에서는 집단 따돌림과 가정폭력을,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인종차별을 겪었다. 소말리인들조차 '광신자'라고 부르는 남자의 사상에 빠져들기도 했고 배교한뒤에는 그러한 광신도들을 경멸하게 되었다.
중요한것은 그녀의 사상은 주로 경험 위주로 짜여져 있다는 것이다. 이 또한 다른 사람이 이미 지적한 사항인데, 예를들어 '룰라 제브릴'은 그녀의 이슬람에 대한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가 '편중되었다'라고 지적했다.
소말리아와 케냐, 에티오피아, 사우디아라비아는 말할 필요도 없이 (저자가 인정했듯 기독교와 이슬람을 가리지 않고) 종교적 근본주의가 넘치는 땅이었다. 사람들은 지독히도 가난했고, 그럴수록 더욱더 종교에 빠져들었다. 예외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는 부유했지만 TV가 사탄의 유혹인지 아닌지 진지하게 토론하던 시절이었다. 저자가 말했듯, '하얀 옷을 입은 망나니가 은색 검으로 사람의 목을 공개된 장소에서 자르는' 나라였다.
반면에 이슬람을 믿는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는 여자들이 팔과 다리, 심지어 가슴팍을 드러내도 시선을 끌지 않는다. 터키의 서부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보수적인 동네라고 해도 나시 차림으로 직장에 출근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만약 성적으로 희롱하거나 모욕감을 준다면 여성 차별 금지법에 의해 형사처벌을 받을수도 있다. 보스니아나 알바니아, 레바논, 튀니지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저서 <이단자>에서 무슬림들이 서구 사회에 녹아들 방법은 기독교로 개종하거나 배교하여 무신론자가 되는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기독교 국가들은 북아프리카나 아라비아의 국가들만큼, 혹은 그보다 더 보수적이다. 심각한 수준의 남성 우월주의가 만연해있는 북한은 대표적인 무신론 국가다.
물론 슬라보예 지젝은 '프랑스의 흑인 기독교도는 무슬림 무어인들보다 훨씬 더 심각한 인종차별을 당하면서도 폭탄 테러나 흉기 테러를 일으키지 않는다' 라며 반론하기도 했다.
실제로 유럽에서 종교적 율법을 제정하라고 시위를 벌이는 이민자 그룹은 무슬림들이 유일하다. '샤리아'는 (다양한 형태로 파편화되어 있지만) 여성 인권과 성소수자 인권, 그리고 보편 인권에 반할 가능성이 크다. 아프가니스탄은 여전히 동성애를 죽음으로 다스린다. 파키스탄에서는 힌두교도나 기독교도에 대한 박해가 흔하며, 북한을 제외하면 기독교를 가장 박해하는 국가들은 하나같이 이슬람 국가들이다.
그리고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극단주의자들이 따르는 하디스의 신빙성에 대해서 서구 학자들은 의문을 던지고 있다. 예언자 무함마드가 죽은지 수십년이 지난 뒤 (하디스 수집가로 유명한 부하리와 무슬림이) 무함마드의 교우나 교우와 친했던 사람들을 찾아 일일이 사실인지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그러한 '수작업' 이후에도 하디스는 아바스 학자들의 정치적 목적이 듬뿍 담긴 음모에 휩쓸렸다.
저자는 그러한 요소들을 지적하면서 무슬림들에게 말한다. 쿠란과 하디스가 일점일획 완벽하게 보존되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 내세를 현세보다 중히 여기지 말라고. 딸에게 "피부를 드러내지 말라"고 하는 대신에 아들에게 "남의 딸들을 희롱하지 말라"고 가르치라며.
그녀의 말은 맞기도, 틀리기도 하다.
최근 그녀는 무신론자에서 기독교 신앙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것이 그녀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수십년동안 종교 문제를 다룬 그녀에게 유의미한 변화가 있기를 희망한다.
오 개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