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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완독한 후, 바로 짤막하게 써보는 감상아닌 감상문입니다.




<금각사>를 읽고난 후 묘하게 여운이 남는듯한 느낌이라, '미시마 유키오 다른 작품도 읽어봐야지' 하고 어렴풋하게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들어서야 <봄눈>까지 읽어보고, 미시마 유키오에 묘하게 빠져들어 다른 작품들도 찾아보던 중, 예전에 추천받은 <가면의 고백>이 생각나서 바로 구매해서 읽었어요.


아무래도 워낙 유명한 작가이고, 공격적인 발언이나 행동, 기행이 많은지라 주워들은 몇 가지는 있어서, 자전적 소설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어느정도 예상했던 내용은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용은 좋은 쪽으로나 나쁜 쪽으로나 제 예상을 뛰어넘었네요...


어느정도 동성애적인 내용이나 마초이즘적인 묘사가 나올건 각오를 하고있었는데, 사디즘이라고 해도 부족하지않은 미시마의 생각이나 행동, 그리고 작가 본인이 작중에서 적은대로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으로 여겨지는 공상' 에 대한 묘사는 음... 대단하네요.




'미시마 유키오' 라는 사람 그 자체에 대해 궁금해서 호기심으로 읽은것도 어느정도 있었는데, 그 점은 당연히 충족되었고, 작품적으로도 참 좋았습니다. 본인의 최초의 수음과 친구인 '오미'의 몸과 행동을 성 세바스티아누스로 묶는 부분은 빌드업을 잘 한 느낌이었네요.


죽음을 바라면서도 동시에 죽음에서 벗어나려는, 본인조차 이해하지못하는 모순된 행동이 참으로 인간적이고 고뇌가 느껴지는듯해서 좋았습니다. 공습을 당해 일가족이 죽기를 바라면서도 동시에 가장 먼저 방공호로 뛰어가는 모습이나, 군의관의 오진으로 입대가 면제가되자 빠르게 뛰어나가는, 그런 모습들이요.




이 작품을 퀴어문학으로 봐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점은 기대 안하고 있었는데, 이런 쪽으로 심리묘사가 너무 잘되있어서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부분이었습니다. 본인이 또래 남자아이들과 다르다는걸 숨기기위해 '가면'을 쓰고 평범함을 꾸며내는것들이나, 여성들과의 교류와 접촉을 통해 본인의 평범함을 확인하고싶어하는 부분들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특히 중후반부의 메인 플롯이되는 주요인물인 '소노코'의 등장이후 나오는 미시마의 심리묘사는 정말 안타까우면서도, 동시에 감탄이 나왔습니다. 평범함을 처절할 정도로 갈구하는 그의 모습이 자꾸만 떠오르네요...




2달 전 즈음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괴물>도 사전정보없이 봤었는데, 퀴어적인 작품을 우연히 또 보게 되었네요. 묘하게 이런 쪽 장르에는 '재미가 없다' 라는 편견이 있기도하고 '굳이 찾아봐야하나?' 라는 편견이 있어서 굳이 보지는 않았었는데, 두 작품다 너무 인상깊고 재밌어서 편견이 깨지는 느낌이네요. 좋았습니다. '미시마 유키오' 라는 사람 자체를 떼놓고 보더라도 괜찮은 작품아닐까? 하는 생각도 감히 하게되네요.




읽으면서 쓰고싶은 말은 참 많았는데 최대한 짧게쓰고 가는게 맞겠죠. 읽으면서 인상깊던 후반부 부분만 살짝 옮기고, 감상아닌 감상을 마칩니다. 고마워요 :)







소노코는 내 품 안에 있었다. 숨을 헐떡이며 불처럼 얼굴을 붉히고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다. 그 입술은 미숙하고도 아름다웠지만 여전히 나의 욕망에는 불을 지피지 못했다.


그러나 나는 순간순간 바로 다음순간에 기대를 걸었다. 키스 중에 나의 정상성이, 나의 거짓 없는 사랑이 출현해줄지도 모른다. 기계는 돌진하고 있다. 누구도 그것을 멈출 수 없는 것이다...


나는 그녀의 입술을 내 입술로 덮었다. 일 초가 지났다. 아무런 쾌감도 없었다. 이 초가 지났다. 마찬가지. 삼 초가 지났다.


나는 모든 것을 깨달았다. (p.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