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다!!!
<마우스 가드 : 1152년 겨울>
[1152년 가을] 에서 바로 이어진다.
경비대는 반란을 진압하긴 했지만 상처 말고는 얻은 게 아무것도 없었고, 요새 내부가 한 번 헤집어졌기 때문인지 물자 부족 사태에 직면하고 만다.
게다가 직전의 전투에서 생긴 부상자들을 돌보는 일에 필요한 치료약까지 동난 상황,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겨울까지 찾아온다.
본래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이 시기엔 제 아무리 경비대라도 어쩔 도리가 없으므로, 성문을 걸어잠그고 대외활동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정석적인 방침이지만...
경비대의, 어쩌면 생쥐 전체의 명운이 달린 위기 상황은 경비대장으로 하여금 대원의 상당수를 눈밭 너머로 파견 보내게 만든다.
목표는 영토 내부의 정착지들을 순회하며 치료약을 확보하고 친선의 약조를 받아오는 것.
켄지&색슨&리암 삼총사에 더불어 전설 속의 '검은 도끼' 켈레너와 다른 쥐의 온정을 그리워하는 새디가 분대에 합류하고,
마침내 이들은 나무 수액을 채취해 다양한 화학물질을 만들어내는 쥐들의 마을인 '스프러스턱'에 도달해 치료약과 약조를 얻는 데에 성공한다.
그러나 되돌아오는 과정에서 운수 나쁘게도 두려운 포식동물인 부엉이와 마주치게 되고...
(새디가 무릿매 명사수라는 게 밝혀진다)
그럼에도 강행군을 지속하는 와중에
켄지와 색슨, 그리고 새디가 구덩이를 밟고 버려진 지하 건축물 내부로 빠져 분대에서 이탈하고 만다.
지하 건축물의 정체는 한 때 족제비들이 터를 잡았었지만, 그들 자신이 만들어낸 곳은 아니라고 전해지는 정체불명의 미로와도 같은 '다크 헤더'.
이제 지상에서 켈레너와 리암이 올빼미와 겨울 날씨의 위협에 맞서는 동안,
켄지와 색슨 그리고 새디는 다크 헤더를 탈출해 귀환할 방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결론부터 말해서, 전편인 [1152년 가을] 이 시리즈 첫 번째 작품으로서 일종의 빌드업을 하는 과정이었다면,
이번작은 그야말로 펑 터뜨리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순찰, 모험, 전투, 죽음, 상실, 용기, 희생, 전설, 사랑...!
그야말로 생쥐 경비대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이야기를 압축해서 책 한 권에 다 때려박은 느낌이다.
크으~
*하나하나 사진 찍다가 지랄맞아서 그냥 스캔본 참고함
색슨의 이야기를 잠깐 살펴보자.
다크 헤더에 고립된 경비대원 세 마리중, 특히나 저돌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던 색슨은 그놈의 성깔
때문에 지하에 눌러앉아 살고 있던 박쥐 무리를 자극하고 마는데,
(작가의 오디오 코멘터리에 따르면 이 장면에서 색슨은 추락할 때 그냥 죽어버리려고 생각했다고 함)
붙잡혀 날아가는 도중 가까스로 탈출한 그는 거의 산처럼 쌓여 있는 뼈무덤 위로 굴러떨어진다.
그곳은 과거 족제비들이 생쥐를 잡아먹고 남은 찌꺼끼를 버리는 곳....
뼈무더기를 헤쳐나간 색슨은 망토를 찢은 뒤 정강이뼈에 둘러 만든 횃불을 들고 어딘가로 향하는데,
그곳에 있었던 건 거대한 장검을 안고 있는 자세로 죽어 있는 어떤 망토 두른 생쥐의 유해.
그 유해의 정체는 색슨의 스승이었다.
시종일관 불 같은 성격만 보여주던 색슨이 처음으로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서
그가 어쩌면 이곳에 수용된 적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 암시된다. 특유의 저돌적인 성격의 원인도.
색슨은 스승의 유해를 수습하면서 망토 고정핀과 그의 장검을 가져가는데,
그동안의 연출에서 색슨이 쓰던 검이 몽땅 부러졌었다는 걸 감안하면 상당히 의미심장한 장면이다.
검객이면서도 성질머리 때문에 손에 닿는 칼은 모조리 망가뜨리던 그가 이제는 절대로 부러뜨려선 안되는 검을 얻게 된 것이니까.
같은 장면에서 동시에 연출되는 '상아빛 아가씨를 위한 발라드' 부분 또한 굉장히 인상적이다.
색슨이 잠깐 이탈한 사이, 둘이서 행동하던 켄지와 새디가 경비대원 신세를 한탄하다가
눈이 맞는(?) 장면에서 켄지가 흥얼거리는 식으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죽음의 문턱에 선 어떤 생쥐 모험가가
과거에 만났던 상아빛 털을 가진 아가씨를 떠올리며 살아갈 힘을 되찾고,
동료들을 모두 잃어버린 채로 낯선 해안을 떠돌며 항해하던 도중
지금까지 있었던 여행이 정말로 가치가 있었는지 되새김질 하며,
이번에는 상아빛 아가씨를 다시 만나기 위해 뱃머리를 돌린다는
독립된 이야기를 담고 있으면서도
'색슨은 처음부터 경비대 내부에 좋아하는 숙녀가 있었다' 는 켄지의 언급과 함께
장면의 모든 포커스가 색슨에게 맞춰지게 되는데...
(뼈무덤에서 기어나와 스승의 유해를 찾으러 가는 그 장면이다)
그러니까 사실 이 '배경음악이 깔리는 장면'은 색슨이 처한 상황과 이후 맞이하게 될 결말을 암시해주고 있는 것이다!
말로 설명하니까 좀 그런데 직접 보면 정말 물 흐르듯이 깔끔하게 연출됐다.
이슈 하나에
'켄지와 새디가 썸타기 시작함'
'상아빛 아가씨를 위한 발라드'
'색슨이 뼈무덤을 기어나가 스승의 유해와 만나는 이야기'
'색슨의 숨겨진 사랑 이야기'
네 가지를 다 쑤셔박았는데도 흠결이 없다. 이 부분 하나만큼은 걍 GOAT임 ㅇㅇ
'그- 그웬돌린 대장님, 지옥에서 돌아왔습니다. 두번이나요...'
'우리의 삶에 이보다 나은 것이 기다리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이후 모든 사건이 해결된 후, 경비대장 그웬돌린에게 입을 맞추면서 색슨의 이야기는 (당장은) 끝이 난다.
그리고 그웬돌린의 털도 상아빛이다...
결론 : 마우스 가드 시리즈의 다른 책들은 몰라도 이 [1152년 겨울] 만큼은 존나 추천할만 함 ㅇㅇ
그런데 이걸 보려면 전편인 [1152년 가을] 을 봐야 할 테고
그 둘을 다 보고 나면 어차피 시리즈 내의 다른 책들도 보고 싶어질 테니까
걍 다 사셈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던 '상아빛 아가씨를 위한 발라드 (Ballad of the Ivory Lass)'
실제로 녹음된 게 있다.
Jesse Glenn이란 사람이 불렀다고 함.
On a long journey to Glenn-Stone
글렌스톤을 향한 기나긴 항해 끝에
I sailed right into its shade
나는 협곡의 그늘 아래에 다다랐지.
There before me she proudly shone
바로 그곳에서, 그 아가씨가 빛을 비추자
My decision was already made
나의 결심은 확고히 섰네.
A lass who bore the light of the town
마을의 등잔을 빛추던 그 아가씨,
Her fur of ivory thread
그녀의 털빛은 상아빛 털실.
How she danced is stuck in my crown
그녀의 춤은 나의 머릿속에 새겨졌고,
And back to this glen my boat led
그 협곡으로 나의 배는 나를 이끌었네.
Twenty some seasons have since passed
아가씨와 나의 눈이 마주친 그 순간으로부터
Since her eyes and mine both met
스물하고도 몇 계절이 또 지나갔는지.
Through lands unnamed and wildly vast
이름 없는 황야와 저 넓은 야생을 향해서,
My blade slaying every threat.
나의 칼날은 다가오는 위협을 베어 넘겼지.
Wolf, hawk, fox, and snake
늑대, 매, 여우 그리고 뱀
Can't stand in my way.
모두 나를 막아서진 못하리라.
My body is weak and it may break
연약한 나의 몸이 무너질지라도,
Though not today
오늘만큼은 아니라네.
Living in blackness wrought with fright
공포로 가득 찬 어둠 속에 사는 삶
My steel shattered facing the foes
나의 검은 적에 맞서 부러졌다네
Dusks and dawns darker than night
밤보다 짙은 어스름과 새벽 속에
My fallen companions in rows
나의 동무들 줄지어 쓰러지네.
Life spilled past me staining the ground
내게서 빠져나간 생명이 대지를 물들이자,
My limbs growing ever so cold
내 몸은 차갑게 식어갔다네.
Above villains let out a cackling sound
밟고 선 악당이 키득대는 웃음소리,
Telling me I'd never grow old
늙어 죽을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는군.
One dance and one mouse played in my mind
머릿속에 펼쳐지는 춤 한 곡과 생쥐 한 마리,
Calling me back from the doom
이 잔혹한 운명에서 나를 다시 부르는구나.
The courage to carry on I did find
나를 위한 무덤을 박차고 일어나,
To raise me out of my tomb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나는 찾았다네.
Wolf, hawk, fox, and snake
늑대, 매, 여우, 그리고 뱀
Can't stand in my way.
모두 나를 막아서진 못하리라.
My body is weak and it may break
연약한 나의 몸이 부서질지언정,
Though not today
오늘만큼은 아니라네.
Battered and bruised I stood to my paws
다치고 멍든 나는 앞발을 딛고,
Raising what little I owned
나의 볼품없는 몸을 일으켜 세웠지.
Predators growled caring not for my cause
들짐승들 이런 나의 뜻 모른 채 그저 으르렁거리네,
Of the mouse that shone light off Glenn-Stone!
글렌스톤의 등불을 비추는 생쥐 한 마리를 위한 나의 뜻을!
Seasons I fought them till all were slain
모두가 쓰러질 때까지 몇 계절을 싸웠는지,
And all that was left was me
남은 건 오로지 나밖에 없었다네.
The battle took a crew's life in vain
동료들을 앗아간 긴 싸움 끝에
Now from foreign shores I sail free
나는 머나먼 해안을 자유로이 항해하네.
Amidst the loss and sorrow I've spent
비애와 상실 속에 나는 물었지,
Was it all worth the cost?
모두 다 무얼 위한 것이었나?
Back into Glenn-Stone my ship I sent
다시 글렌스톤을 향해, 나의 배는 나를 떠미네.
For an ivory lass that I lost
잃어버린 나의 상아빛 아가씨를 향해.
Wolf, hawk, fox, and snake
늑대, 매, 여우, 그리고 뱀
Can't stand in my way.
모두 나의 앞을 막아서진 못하리라.
My body is weak and it may break
연약한 나의 몸이 부서질지라도,
Though not today.
오늘만큼은 아니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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