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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 3주동안 읽은 것 같다. 등장인물이나 서사가 복잡하지 않아 오랫동안 읽는데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이 소설은 작가인 박완서 선생님께서 자신의 유년 시절을 기억해내며 쓴 자전적 소설이다. 유년기인 1930-40년대 일제강점기 시절의 내용이 절반 이상이고 나머지는 광복과 한국 전쟁 시절의 내용이다. 화자는 유년기의 시절을 매우 평화롭고 따뜻하게 기억을 한다. 나는 여기서 그 시대가 좋았다라고 일반화를 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화자의 기억과 시각으로 볼 때 어린 시절을 좋게 회상한다. 정도로 말을 하고 싶다. 그리고 청년기의 광복과 한국전쟁 당시는 좌우대립과 전쟁, 가난과 허기 등으로 점철되어 있는 것으로 회상이 된다.


작가 본인이 회상한 유년기에는 매우 평화로운 것처럼 나온다. 가령 동무들과 함께 앉아 똥을 누며 수다를 떠는 일화나 하루종일 외출한 할아버지를 기다리다 그 자리에 앉아 자는 일화, 실개천에서 보리새우를 잡는 이야기 등 이 시절을 아름답게 회상한다. 이 중 제일 기억에 남는 일화는 “저녁나절 동무들과 헤어져 홀로 집으로 돌아올 때, 홍시빛깔의 잔광이 남아 있는 능선을 배경으로 텃밭머리에서 너울대는 수수이삭을 바라볼 때의 비애를 무엇에 비길까.” 이 일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어릴 때 친구들과 저녁까지 놀고 홀로 집으로 돌아올 때 노을을 보며 이상한 슬픔과 외로움을 느껴본 기억이 나서였던 것일까? 아마 이 소설 전체에서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이였다.


하지만 이 시기가 위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마냥 행복한 시기는 아니였던 것 같다. 짧게 서술이 되었지만 군 위1안1부로 끌려가는 여성이나 전쟁 때문에 징병되는 남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또한 학교에서 행해지는 지루한 황국 시민화 정책(아침 조회 시간에 황국 시민 맹세나 신사 참배) 그리고 학교에서 한국어 대신 배우는 일본어나 한국인 선생님인데도 불구하고 부모 면담을 할 때 일본어로 하며 반장을 대동해 번역을 시키는 일 등이 일제 강점기 시절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이와 관련돼 기억에 남는 것은 창시개명이였다. 아마 다들 학교에서 창시개명과 관련되어 배워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일본이 강제로 시키고 안 하면 불이익이 있는 민족 말살 정책 정도로 나도 기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창시개명을 개인의 이익과 관련되어서 서술한다. 창시개명을 호주로서 반대하는 오빠, 자신의 장사에 불이익이 있을까 두려워 찬성하는 숙부, 자식들의 학교생활이나 취직에 문제가 될까봐 찬성하는 엄마, 자신의 한국식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꾸면 발음이 방공연습과 비슷해 바꾸고 싶어하는 딸로 이 당시에는 위에 서술한 바와 같이 필수적인 강제는 아니였지만 안 하면 꼬운 정도였던 거 같다. 그래서 창시개명이 알던 것과 달라서 놀라웠다.


참 가슴이 아팠던 이야기는 한국전쟁이였다. 동족끼리 서로가 빨1갱1이다 아니다로 싸우고 마녀사냥을 한 것이 참으로 슬펐다. 먼저, 오빠는 공산주의에 빠져 관련 서적을 사 읽거나 지하운동을 하다 나중에 그 일이 문제가 된다. 지하운동을 하다 걸려 집을 몇 번이나 이사를 하거나 인민군이 서울을 점령했을 때 공산당 거물로 사람들이 생각해 떠받들려지다 국군이 탈환하자 빨1갱1이로 몰려 심문을 받는다던가 시민증발급이 어려워 한강을 못 넘어가는 것 등 추후에 힘들어진다. 특히 화자는 심문을 받을 때 벌레 취급을 당한다. 이에 진짜로 기거나 벌레처럼 행동을 해 그 기억을 잊고 싶지만 잊으면 내가 정말 벌레로 취급을 받는다는 고민 사이에서 매일 밤 괴로워한다. 또 인상 깊었던 것은 마지막 장면에 오빠는 다리에 총을 맞아 리어카에 실려 오고 엄마와 올케는 연년생 아들을 품에 안고 피난을 내려오다 힘들어서 한 동네를 엄마가 가르키며 저기서 몰래 살자고 하는데 그 동네는 어릴 때 처음으로 서울에서 산 동네인 현저동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세를 줬던 집에 몰래 들어와 살면서 그들이 남긴 밥과 식재료들을 먹고 화자는 다른 집까지 털 계획을 세운다. 피난 계획부터 피난을 내려오는 장면, 현저동에 오는 장면까지 정말 몰입하며 그동안의 내용이 오버랩되며 정말 흥미롭게 읽었다.


마치며, 이 소설에 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문장이 은은하게 아름답다던가, 오빠에 대한 화자의 회상 등 하지만 내가 이 소설을 읽으며 가장 주목한 점이 위에 서술한 시대적 상황이기에 이에 맞추어 써 보았다. 박완서 작가님의 관찰력이나 위트가 소설을 흥미롭게 읽게 한 원동력이 된 것같다. 이에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할만 한 작품이라 말할 수 있을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