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문학이란 무엇이냐 할때 여러 관점이 있지
가장 대표적으로 통찰력, 인간 세상을 꿰뚫는 작가의 관찰력 같은거
두 번째로 서사력, 픽션 예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소위 '재미'
세 번째로 미문, 문장을 읽을때 얼마나 감동을 주느냐 따지는 일종의 음악적 디자인적 감동, 왜 훌륭한지 설명할수 없는 감각적인 감동
그리고 나보코프식 관점
나보코프는 글과 단어로 시각적 장면을 직조해내는걸 높이 쳐줬음
그건 곧이곧대로의 배경서술에 국한되는게 아니라, 인물의 행위, 상황, 대사 기타등등의 복합적인 '표현'을 통한 총체적 완성을 의미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란 그림을 보면 단순히 "시녀들에게 둘러싸여 옷을 뽐내는 공주님을 보세요!"를 뜻하는게 아닌것처럼... 그런 작품
문학이 문학으로서 가장 가치있는 순간이 언제인가 생각해보면 결국 나보코프의 생각이 옳다고 본다
인간에 대한 통찰력은 종교학에 압도적으로 쳐발리고
서사력은 픽션만이 가질수 있는 독특한 강점이지만 반복해서 감동을 느끼기 힘든 일회성 유희에 가깝고
미문은 서사보다 감동을 더 길게 느낄수 있는 고전적 가치가 있지만, 마치 이발소에 걸려있는 낭만주의 화폭처럼 그 얕음에 실망하게 됨
물론 저 네가지 개념들을 뚝뚝 떨어뜨려놓고 구분한다는건 바보짓임
그래도 무얼 더 우선할것이냐 했을때 나보코프의 기준은 좋은 문학을 구분하는데 있어서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생각
삼류 소설가의 관점
나보코프 쿤데라 이렇게 두 개 읽어두고 서로 섞어가며 생각하면 어지간한 비평처럼 사고할 수 있는 거 같음
난 미시마 유키오의 문학관에 동의해. 좋은 문학이란 그 자체로 완결성을 가진 문학적 세계를 가지고 독자를 그리로 끌어들이는 작품이라고...
시각적 장면을 직조한다는건 좀 애매한게... 인간의 시각은 문학처럼 사물을 보지않음. "엄지부터 시작하여 새끼발가락에서 끝나는 섬세하고도 가지런한 발가락 5개, 에노시마 해변의 조가비보다 더 선명한 연분홍 발톱, 구슬인양 매끈한 뒤꿈치, 바위 틈의 청렬한 물이 쉴새 없이 적셔주는 듯한 촉촉한 살결..." 결국 문학은 비현실적인건데 독자의 상상력으로 현실로 느껴질수도 있고, 책을 많이 읽으면 현실을 문학적으로 느낄수도 있고,,, 그런거지
이 분야 갑은 플로베르의 작품론이지. 플로베르가 태양의 중력에 붙잡혀 있는 지구의 상태를 몰랐을 리 없겠지만, 아무튼 <아무 것에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만으로 우주 공간에 떠 있는 지구처럼, 외부의 그 어떤 요인으로부터도 독립되어 온전히 작품 자체의 힘만으로 존재하는 그런 작품을 쓰는 게 나의 목표입니다> 캬~ 다시 봐도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