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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이반 일리치라는 판사의 죽음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하지만 진정으로 그를 애도하는 사람은 몇 없어 보였고, 오히려 성가셔한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후 그의 삶에 대해 나온다.

한마디로 말하면 철저한 인간이었던 것 같다.

무엇이든지 잘 해야 했고, 더 높은 직위와 그에 맞는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어떻게든 “훌륭한 인간의 부류”처럼 보여야 했다.

하지만 신께서는 이런 그에게 병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깨달음을 내리셨던 것 같다.

어떤 의사들을 찾아가도 만족스럽지 못했고,

그런 의사들을 보면서 과거 판사로서 일은 열심히 했으나 진심을 다하지는 않았던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결혼마저도 허영이었다.

잘 꾸린 가정으로 보이는 것이 중요했고 거기에 본인의 진정어린 의사나 고민은 결여되어 있었다.

죽음과 가까워지면서 그는 삶을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자신이 살아온 방식이 잘못되었던 건 아닌지 끊임없이 걱정하고 불안에 떨었다.

죽음이라는 절망과 살 수 있다는 희망 사이에서의 고뇌.

지난 삶들에 대한 허망함.

아무에게도 진심어린 위로를 받지 못하는(또한 스스로도 용납 불가능한) 외로움.

행복했던 기억은 어린 시절에만 머물러 있었다는 사실.

아픔으로 인해 사나워졌지만 남몰래 눈물 흘리는 모습.

그가 무너져내리는 과정이 너무나도 가슴 아팠다.

인생 최후의 최후에서야 가족들의 눈물을 보고 “진짜 내 마음”으로 가족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더 이상은 고통받게 하고 싶지 않다는 소망, 미안함, 고마움, 그간 묵혔던 모든 염증이 마침내 터지는 것 같았다.

놀랍게도 이 시점에서 절망감과 통증은 사라지고 환희에 차게 된다.

마지막만큼은 진정으로 그들을 마주하면서 일종의 구원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시절 생활과 윤리 과목에서, 하이데거가 죽음을 제대로 인식해야지만 현재의 삶을 제대로 살 수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던 것이 문득 떠올랐다.

종종 새벽이 되면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곤 한다. 그리고 그럴 때면 사무치게 두렵다.

내가 살아있기에 인식 가능한 이 세계에서, 내 존재 자체가 지워지고 무(無)가 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일지 상상해보면 소름이 끼친다.

하지만 죽음을 인식한다고 해서 생활에 큰 변화가 일지는 않는다.

여전히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인생이 풀 수 없는 퍼즐 같기도 하다.


생각보다 엄청 짧아서 다시 보니까 단편집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