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형식적, 음악적 요소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해당 언어의 음운적, 문법적 특성에 크게 의존함

이런 요소들은 번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함

한국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소실됨

한자문화권인 중국시

그리고 문법적 요소까지 비슷한 일본시는

원 의미에 상당히 근접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인도유럽어계통의 시를 번역한다 치면

소실되는 부분이 너무 많음

그렇다고 서양시 번역 자체를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음

왜냐하면

1. 형식은 거의 대부분 사상되나

내용은 어느정도는 번역해 전달가능함

이마저도 100%라고는 당연히 할 수 없음

비유 상징 다의어 등 번역불가능한 요소들이 있음

그러나 각주를 달아가며 번역하면 일단 전달은 가능함

각주를 단다는 점에서 이미 시 번역으로는 실패지만

내용만 볼건데 알빠노?

2. 이게 학술적 용도로 유용함

서양사상은 문학과 크게 관계되어 있기 때문에

문학 비전공자 입장에서도 시를 봐야할 필요가 있는데

이때 크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음

3. 해당 언어 학습자에게도 유용함

평생 비문학적 기술적 지문만 볼 거 아니라면

문학도 좀 알아야 되는데

자국어 번역 유무가 크게 영향을 미침

4. 한국어/한국문학 자체의 발전에 도움이 됨

번역은 단순히 베껴적기가 아님

또 다른 창조적 영역임

과거 한국문화에 존재한적 없던

생각해본적 없던 요소들을 언어로 풀어내보고

번역하려 시도하는 것만으로

한국어/한국문학의 지평이 넓어짐

이 경우 근원적 번역불가능성은 큰 의미가 없음

한국어/한국문화의 변화와 발전의 동력으로 삼을 뿐이니까

5. 세계문학매니아들에게도 유용함

세계에 언어가 몇개인데

그걸 다 원어로 읽는건 불가능함

어차피 한국어 내에서 상당부분 소화해야함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게

"세계문학"은

"원어가 본류"고

"번역본은 그림자에 불과하다" 생각하지만

실은 "세계문학"이라는 것 자체가

하나의 "한국문학의 한 장르"인 것임

원문 소비가 오히려 "부수적 활동"이라는 것임

이건 처음 세계문학이라는 개념이 등장할 때 부터 존재해온

세계문학의 이념임

자국어로 세계를 품는다는 이념

그러니 "세계문학을 생산/소비하는 활동"을 보통

"수동적 수용"의 과정이라 생각하지만

이게 틀린 얘기가 되는 것임

해당 활동은

"적극적으로 한국어/한국문학을 만들어가는 과정"임

번역 결과물에서 어떤 것은 거부되고

어떤 것은 한국화해서 한국어로 수용됨

그 능동적 과정에 문학 커뮤니티

나아가 한국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것

그 결과로 한국어/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을 품을 수 있는 높이로 무한히 도약하는 것

이게 "세계문학"의 실제 과정이고 존재 의의임

따라서 외국시 번역은 실패하는게 당연하고

실패하기때문에 번역한다

이게 세계문학의 이념이 내놓는 결론이라는 것임

왜냐하면 그건 좌표가 아니라 활동이기 때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