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몽의 변증법 일단 사놨는데
[일반] 아도르노 읽기 전에 헤겔 필수임?
익명(115.86)
2024-02-11 19:27
추천 1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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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이 막 "나는 아도르노가 존나 좋아서 미칠 지경이다" 이 정도거나 아니면 아도르노를 전공하려는게 아닌 이상은 그 투자 대비 효율이 너무 안좋음 헤겔은
아도르노 때문에 헤겔 읽으려고 하면 이제 칸트에 피히테&셸링 듀오, 낭만주의 친구들도 읽어야 하고, 스피노자도 읽어야 하고, 그럼 또 시바 흄이니 로크니 데카르트니 읽어야 하고, 그럼 또 이제 쿠자누스 건드리고는 고대로 날아가서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와 번역도 없는 신플라톤주의 친구들이랑도 씨름해야 하고 또 따지자면 헤겔만 필요한게 아니라 맑스니 베버니 루카치니 모스니 하는 양반들도 파야 하는데 이걸 아도르노 하나 읽겠다고 하다보면 정작 아도르노 읽을 시간은 없는 기현상이 발생함
그럼 지장은 있으나 그냥 읽어도 된다 이거임?
경험담임
그으냥 대충 헤겔 해설서나 아도르노 해설서 같은 걸로 때우셈...
아님 아도르노 강의록을 먼저 보던가
ㅇㅋ 걍 라캉처럼 해설서로 때워야겠네
그런데 아도르노가 한 번도 쿠자누스를 언급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쿠자누스는 어떻게 나온 거야? 궁금해서 물어봄.
ㄴ 헤겔 읽으려면 읽어야 함
아도르노를 읽기 위해서 헤겔을 읽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서는
훗설, 코르넬리우스를 다룬 인식론 비판 (철학의 초기) 시기에는 베이컨 얘기도 나오고 그러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칸트 철학의 범주가 출발점이고 아도르노 저작 전체에서 데카르트, 흄, 로크, 스피노자 등 근대 철학자들이 언급되는 숫자는 비교적 적은 편이야. 말하자면 천 번 이상 이름이 등장하는 헤겔, 칸트, 훗설과 수백 번 등장하는 마르크스, 하이데거 등과는 비교가 안 된다는 거지. 예를 들면, 스피노자는 한 스무 번 정도 이름이 거론되나? 물론 에티카가 각주로 등장하는 것까지 합치면 그보다는 비중이 높다고는 해야겠지만. 피히테와 셸링조차도 130번, 70번 가량 등장할 뿐이야. 물론 베버는 많이 언급되긴 하고, 뒤르켐도 자주 논의되지만 모스는 글쎄다 싶거든.
그러니까 과장된 농담이 아니라면 그렇게 따지면 끝이 없어서, 소크라테스 이전부터 그리스어 공부하고 내려와야 한다는 건데 ㄷㄷㄷ All or nothing이 너무 심한 거 아냐? 칸트 헤겔만 읽고 들어가도 그럭저럭 그때그때 필요한 거 찾아서 읽으면 충분하다고 생각되는데.
ㄴ 님 말 들으니 내가 댓글을 쪼매 애매하게 쓴 거 같은데 헤겔 읽으려면 읽어야 할 놈이 산더미라서 그냥 대충 때우고 드가는게 실질적으로 좋다는 의미였음 아도르노에 직접적으로 스피노자니 플로티누스니 하는 애들이 필요하단게 아니라
정확히는 각잡고 읽으려면
그리고 헤겔을 그렇게 읽기 불가능한 존재로 만들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해.
모스는 양심고백하자면 아도르노 전공자 블로그에서 주워들은거라 나도 몰?루
헤겔로 박사 논문 쓴 사람이 지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텍스트 안에서 읽어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걸 읽어낼 수 있으니까, 라는 이유로 순수 이성 비판 읽은 뒤에 바로 읽는 걸로 세미나를 진행했거든. 먼저 읽어야 할 것들의 범위를 그렇게 늘리는 건 그렇게 타당하지도 않고 실용적이지도 않다고 생각해.
댓글에서 자주 봐서 반가운데, 헤겔에 대한 엄살은 뭐랄까 너무 과장되어 있는 것 같아서. 안 그래도 되지 않을까?
ㅇㅇ 그렇게 딱 필요할때만 읽어야지 "헤겔 새끼를 정복하기 전 까지는 아도르노를 손대지 않겠다" 식으로 읽으면 정작 아도르노를 몬 읽는다는 뜻이였던데스
헤겔이 개념어를 너무 함축적으로 쓰고 또 정의를 미리 제공한 다음에 사용하는게 아니라 실제 용법들로 정의를 전달하는 식으로 사용해서 헤겔 독해에 요구되는 철학사적 배경지식에 대한 엄살은 좀 있을만하다고 생각함
위의 말처럼 읽으면 끝이 없는데, 솔직히 쿠자누스는 좀 너무 나간 것 같아서. 아도르노 책의 주석에서 인용된 책들, 그가 본문에서 언급하는 저자나 저술들이 뭔지 일단 훑어 봐. 칸트 헤겔은 당연히 필수고, 박사 학위 논문이 훗설에 대한 것이라는 것은 고려한다면, 남는 건 하이데거 정도가 주로 인용되는 저자임. 부정의 변증법 보면 벤야민도 종종 인용되긴 하지만. 위에서 말한 대로 다 봐야 할 필요는 없을 듯. 아도르노로 학위 논문 쓸 것도 아니라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