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슬슬 귀찮아져서 남은 거 한 방에 다 몰아서 함



이번 건 스포일러 최대한 자제함 하지만 없지는 않다















<마우스 가드 : 검은 도끼>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자 이전에 있던 두 권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작품임.



생쥐들 사이에서는 '검은 도끼' 라는 이름을 가진 수많은 포식자의 목을 내려친 어떤 특별한 무기에 대한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데,



그것을 짊어진 생쥐인 켈레너 가 어떤 경유로 검은 도끼를 얻게 되며 그 과정에서 무엇을 잃어버렸는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음.











전작들이 반란군과 싸우거나 겨울에 순찰을 다니거나 하는 등 경비대원들이 흔히 겪을법한 일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소수의 생쥐가 전설로만 여겨지는 특별한 물건을 찾으러 떠난다는 모험담을 담고 있다.




생쥐들의 항구 도시와 원양항해, 다른 동물의 언어를 능숙하게 할 줄 아는 생쥐, 먼 바다 너머에 있는 페럿 왕국 등등의 흥미로운 볼거리가 많이 나오는 편이고,



1편에 잠깐 나왔다가 죽어버린 '콘래드' 라는 경비대원의 젊은 시절 또한 볼 수 있음.









마지막에 경비대원 망토(경비대원 제복) 를 반납하는 장면은...



1권부터 망토를 벗은 채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준 유일한 경비대원이 얘라는 점에서 꽤 신경써서 연출한 부분이라고 느껴진다.











< Baldwin the Brave & Other Tales >









미국 만화계의 행사인 Free Comic Book Day 때 발표한 단편들 중 일부를 모아서 따로 출판한 작품임.



일반적으로 FCBD 때는 연재중인 만화의 프리뷰를 제공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자세히는 모름 ㅎㅎ)



마우스 가드는 그렇게 안하고 아예 단편들을 따로 만들어서 냈음.












본편의 경비대원들이 어린시절 연극을 보거나, 자기 전에 옛날 이야기를 듣거나, 엄빠에게 연애썰을 듣거나 하는 식으로 전해 듣게 되는



마우스 가드 세계 속의 전설이나 이야깃거리등을 독자에게 풀어주는 형식인데...



단편도 단편 나름이지만 얘네들이 새끼일때 대충 어떠했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는 재미가 있다 ㅎㅎ











그리고 본작의 마지막엔 1152년 겨울 을 재밌게 본 사람들을 위한 선물 같은 게 있다...











< Owlhen Caregiver & Other Tales >








위의 Baldwin the Brave 처럼 FCBD 때 발표된 단편들을 모아놓은 것.



그런데 지금은 중고품을 제외하면 구하는 게 불가능한 듯 싶고, 애초에 단편 4개밖에 안 들어있는 데다가



모두 원작자의 유튜브 채널 에 공개되어 있는 상황임.




















Owlhen Caregiver 는 주인공 복장도 그렇고, 그림 스타일도 그렇고 동유럽 동화 같은 느낌을 주는 단편임. 그림 보는 맛이 정말 훌륭하다.


부엉이에게 고용되어 종으로 살아가는 생쥐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후술할 경비대의 전설 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등장하는 걸 보면 거기서 영감을 좀 받지 않았나 싶음.


실제로 그 단편을 쓴 작가랑 꽤 친하다는 거 같기도 하고.





The Wild Wolf 는 특이하게도 1184년이 배경인데, 마우스 가드 시리즈 내에서 가장 미래를 다루는 작품임.


Baldwin the Brave 에서 나오는 포식자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하는 공포의 생쥐 귀신(?)에 대한 이야기가 한 번 더 되풀이된다.


참고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눈에 손톱자국 난 생쥐는 1152년 겨울 에서 다른 정찰부대 소속으로 한 컷인가 두 컷 정도 나오는 그 녀석임 ㅋㅋ


국경에서 민간쥐들이 못 넘어가게 막으면서 살고 있는데 늙어서 은퇴라도 한 건지 근무지를 옮긴 건지는 불명...




Piper the Listener 는 다른 동물의 언어를 배워서 구사할 수 있는 생쥐에 대한 이야기. 주인공인 파이퍼의 디자인이 상당히 이쁘다.


위에 올린 오디오북 버전은 원작자가 직접 읽어주는데, 다른 동물로 넘어갈 때마다 목소리 연기톤이 바뀌는 게 참 압권임.


파이퍼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어린 생쥐는 마지막에 켈레너라고 밝혀지는데,


유독 켈레너의 이야기에 이종족 언어 구사자가 엮이는 거 보면 얘네 가문이 그런 쪽으로 타고 난 게 아닌가 싶기도 함.


켈레너 본인도 부엉이 언어를 하는 장면을 한 번 보여주기도 했었고.




King, Knight, Fool, Villain 은 자신이 저주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검은 털의 꼬마 생쥐가 어느 점쟁이를 찾아가 카드점을 치는 이야기.


1152년 가을 을 본 사람이라면 이야기 중간 즈음에서 검은 털을 가진 꼬마 생쥐가 누구인지 눈치를 챌 것임...


그것도 그렇고 꽤 흥미로운 이야기임. 여기 실린 4편 중에서 가장 나은 듯.











< 경비대의 전설 >











경비대의 전설 은 상당히 특이한 단편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준 앨리 여관 에 술 마시러 모인 생쥐들이 주모 아줌마가 주최하는 이야기 경연 대회에 참가한다는 설정으로

(1152년 가을 에서 지나가는 식으로 잠깐 나온 그곳이다)



서로 다른 작가 들이 마우스 가드의 세계와 설정들을 이용해서 만들어낸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는 시리즈임.








아무래도 여러명의 작가가 참여하다보니 단편들 사이에 퀄리티가 들쭉날쭉한 경향을 보이지만...



일부 작품은 확실히, 이거 하나만 읽어도 책 전체의 돈값을 한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개쩌는 물건이 수록되어 있기도 하므로



마우스 가드 시리즈를 정말 재밌게 읽었고, 무언가 비슷한 걸 더 맛보고 싶어서 나 자신이 주체가 안된다는 느낌이 든다면 이것도 꼭 사서 보길 추천하는 바임.





각 권당 4~10 페이지 짜리의 단편이 15개 정도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됨.



단편들을 하나하나 다 리뷰하면 끝도 없을 테니 눈에 띄는 작품 몇 개만 살펴보겠다.









여우 생쥐와 매 생쥐의 전투 - 제레미 바스티안

(총 8 페이지, 1권에 수록)



경비대의 전설 1권의 킬러 타이틀이라고도 할 수 있는 단편.


그림의 퀄리티가 그야말로 압도적이라서 나는 이게 실린 페이지를 펼치자마자 감탄이 나오는 수준이었음;



작가인 제레미 바스티안은 예전부터 이 '마우스 가드 단편'을 굉장히 그리고 싶어했던 모양인데...


그래서 그런지 이 결과물은 단편들 사이에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함.



내용에 대해서는, 포식자 동물들의 종 내지는 용병 노릇을 하는 생쥐들이 등장하는데,


원작자도 비슷한 설정을 가져다가 단편을 썼다는 걸 생각해보면


경비대가 창설되기 이전의 생쥐들은 정말로 그런 생활상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잠재력 - 숀 루빈

(총 10 페이지, 1권에 수록)



"경비대가 왜 아무 이유 없이 목숨을 거는 걸까?"


"당신이 여기에 살고 있으니까."



이외에도 연필선이 죽여주는 미려한 그림체와 곰과 싸우는 미친 경비대원을 볼 수 있는 작품.


참고로 작가인 숀 루빈은 레드월 시리즈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유명하다.



레드월은 칼 든 생쥐 전사가 나오는... 뭐 그런 류의 이야기의 시초 격인 소설임.









떼까치와 두꺼비 - 테리 무어

(총 2 페이지, 1권에 수록)



"두꺼비는 아직도 그렇게 날아다닐 것이다. 당신도 알다시피 두꺼비는 그런 동물이니까..."



짧고 기묘한데 무언가 머릿속에 남는 기괴한 단편


술 마신 경비대원 주둥이에서 튀어나올법한 괴상한 이야기이다.









비평가 - 가이 데이비스

(총 5 페이지, 1권에 수록)



놀랍게도 기호를 통한 의미 전달의 불확실성(?)에 대해 다룬 기발한 작품임.


컨셉을 아주 우직하게 밀어붙여서 말풍선 안에도 대사는 일절 없으며 기호만이 들어가있다.









까마귀 - 에드거 앨런 포 원작, 제이슨 숀 알랙산더 각색 및 그림, 트래비스 잉그럼 채색

(총 6페이지, 1권에 수록)



어 ㅋㅋ 그거 맞아


마우스 가드의 세계는 실제로 까마귀가 오밤중에 찾아와서 말을 할 수도 있는 세계라는 게 기묘함을 더해준다.









보웬의 이야기 - 칼 커셜

(총 5 페이지, 1권에 수록)



어느 겨울날 보라색 망토의 경비대원이 느끼게 되는 고난과 아름다움에 대한 단편


본편을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보라 망토가 누구를 그린 건지 보자마자 눈치를 깔 것이다.












바다의 사랑 - 크리스티안 슬레이드

(총 8 페이지, 2권에 수록)




경비대의 전설 2권의 킬러 타이틀이자 경비대의 전설 시리즈 전체의 킬러 타이틀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작품.



그냥... 훌륭하다. 말이 더 필요한가? 나는 이걸 보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솟아오르며 경비대의 전설 시리즈를 사길 너무 잘했다는 느낌을 만끽했음.



내용상으로 봤을 땐 통상적인 인어 전설과 토씨 하나 안 다르고 똑같지만, 이 단편 특유의 감각적인 선화는... 아... 그것엔 무언가가 있다.



마치 그림으로 표현된 노래를 보는 느낌? 정말 좋다. 강력 추천함.



경비대의 전설 시리즈에 수록된 단편들 중 단연 최고다...



★★★★★ 5/5









폭포 너머 - 릭 기어리

(총 6 페이지, 2권에 수록)



폭포 뒤에 정착지를 세운다는 게 인상적이었던 작품. 약간 드워프 포트리스 느낌?










퇴역 경비대원 - 빌 월링햄, 브래드 톰트

(총 5 페이지, 2권에 수록)



"우리 중에 진짜 괴물이 누구지? 나는 되는대로 아무렇게나 끔찍한 파멸을 책에 적진 않는다고!"



책이란게 뭔질 모르는 무식한 짐승을 속여넘긴다는 이야기.


인과관계를 뒤집어서 만든 거짓말로 괴물을 퇴치한다는 게 뭔가 전래동화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줌.









목각 생쥐 쌍둥이 - 클리프 모네어 작곡, 저스틴 제라드 그림, 생쥐 전설 작사

(노래, 2권에 수록)







예아


이것도 녹음된 게 있다.



아이를 갖지 못하는 생쥐 부부가 나무를 깎아 인형 생쥐를 만들어서 자식처럼 키우는데,


부부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나무 생쥐들은 영원히 남아 부부의 무덤을 지켜줄 거란 이야기.



작사자가 '생쥐 전설' 이라고만 돼있는데, 마우스 가드 원작자(데이비드 피터슨)가 쓴 거라서 그렇다.









무기 대장장이 - 한나 라벤더

(총 8 페이지, 3권에 수록)



남몰래 자기가 입을 갑옷을 만드는 게 취미이자 꿈인 대장장이가 용기를 얻어 기사가 된다는 내용.


유려한 그림체와 쓸데없이 섹시한 쥐 대장장이가 일품인 단편.








브리어월의 함락 - 니콜 구스타프손 그림, C.M. 갈드레 글

(총 9 페이지, 3권에 수록)



자신을 희생하여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단신으로 늑대와 맞서서 기어코 죽여버린 생쥐의 이야기.


휘황찬12142634636란한 전투씬을 보여주는 대신에, 입천장이 안쪽에서 바깥쪽을 향하게 꿰뚫려 죽어 있는 늑대 해골 하나만을 보여주는 방법을 선택했다.









추락 - 더스틴 응1우옌 (중간에 1은 빼시오)

(총 2 페이지, 3권에 수록)



어느 까마귀의 죽음을 옆에서 지켜봐주는 경비대원의 이야기.


그게 끝이다. 하지만 그게 끝이라서 인상적이다.










무1132124용수들 - 카일라 밴더클루트 (중간에 1132124은 빼시오 도대체 금지어가 왜 이렇게 많으며 다채로운가?)

(총 10 페이지, 3권에 수록)



왕국에서 추방당한 떠돌이 족제비가 마을 주변에 자리잡고 주민들을 잡아먹기 시작하자 무1132124용수 생쥐가 나선다는 이야기.


3권의 킬러 타이틀을 뽑으라면 이걸 뽑을 수 있을 듯.


그림에 동세가 아주 잘 살아있고, 무1132124용수 생쥐가 굉장히 요염하게 표현되어 있다. 족제비도 뒤지지 않음 ㅎㅎ










깊고 어두운 곳 - 에런 콘리 그림, 파비안 랭걸 주니어 글, 리코 렌치 & 캐시 하트 채색, 애벌린 랭걸 서체

(총 5 페이지, 3권에 수록)



주정뱅이 생쥐가 뱀장어의 뱃속에서 사촌이 남긴 검을 찾아내고 경비대원으로 각성한다는 기묘한 이야기.


삐죽빼죽한 그림체가 묘하게 보는 맛이 있고, 특히 앞니를 강조한 쥐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음. 쥐라면 모름지기 그래야 하는 법.













그리고 책 뒤편에 보면 이렇게 생쥐들 사이에서 전해지는 전설과 그에 관련된 일러스트들을 볼 수 있다.



카프카가 쓴 '가수 요제피네, 혹은 쥐의 족속'에 나오는 쥐들은 역사도 전설도 기록하지 않고 신경쓰지도 않는다고 하던데...



얘네들은 정반대인가보다. 희망적이다.






< 마우스 가드 RPG >







마우스 가드는 참 의외인게 이 시리즈를 바탕으로 만든 TRPG 시스템 이 꽤 유명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TRPG를 하는 인구가 적은 편이고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은 더 적으므로



이걸 해보려면 운이 굉장히 좋아야 할 것임.




마우스 가드 RPG를 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큰 난점은 무엇일까? 뱀과 싸우기?



아니다. 생쥐 다섯 마리가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다.




난 그래도 운이 좋아서 한 번정도 해볼 기회가 있었는데



도대체 뭘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게임인지 궁금하다면 로그 정리해둔 게 있으니까 이거라도 보기 바람.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링크]









이외에는 일종의 설정집으로서의 기능도 한다고 볼 수 있다.



경비대가 생기고 록헤이븐이 생긴 게 아니라, 록헤이븐이 생긴 뒤 그곳의 경비대가 생쥐 영토 전체로 퍼진 게 마우스 가드의 시초라는 얘기는 여기서만 나옴.









그리고 정말 충격적이게도, 경비대의 아쎄이는 말랑발(Tenderpaw) 이라고 불린다는 걸 알 수 있는 책이기도 함...



말랑발... 도대체...?







< Sword & Stronghold >









본작을 읽다 보면 가끔가다 생쥐들이 희한한 보드게임을 해대는 걸 볼 수 있는데,



그걸 실제로 구현해놓은 것이다.



지금은 중고가 아니면 못 구하는 걸로 암 나도 없음 ㅎㅎ






< 작가 코멘터리 비디오 >








놀라운 사실, 원작자의 유튜브 채널에 본편 세 권에 대한 코멘터리 비디오가 모조리 올라와 있다.



의외로 코멘터리에 진심이라서 들어보면 아예 컷 하나하나를 다 설명해줌.



재밌게 봤다면 한 번 들어보는 걸 추천함.







ㅡㅡㅡ





그리고 리뷰는 여기서 끝이다. 여기까지 보면 마우스 가드의 모든 것을 본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파킨슨 병에 걸린 어머니를 간호하느라 한동안 연재를 할 생각은 꿈도 꾸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블로그에 올린 포스트에 따르면 올해는... 다음 작품을 낼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고 있음.



4권은 과거로 살짝 돌아가서 1149년에 있었다는 족제비와의 겨울 전쟁에 대해 다루게 될 것이라고 한다.



올해에 낸다고 호언장담을 한 걸 보면 내 생각엔 작업이 그럭저럭 돼있는 상황이 아닐까 싶기도 함.



물론 모를 일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