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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 화제가 돼서 알게 된 책. 처음 샀을때 감상은 '아니 이따위로 가벼운 책이 1300엔+소비세라고?? 바가지 미쳤네??' 였는데, 다 읽은 지금 시점에서는 머리를 환기시키기에 괜찮은 책이었어서 돈이 아주 아깝지는 않았다.

어휘나 묘사 면에 있어서는 꽤 어려웠다. 작가가 순문이 데뷔작일 뿐이지 원래부터 글로 먹고 산 사람답게 미묘한 어휘 사용에 능하다는 느낌이 있었다. 呵責가 カシャク인 걸 처음 알았다.어려운 단어야 근데 사실 사전 찾아보면 그만인데, 업계용어는 찾아봐도 안나오니까 골 때렸다. 씹덕용어까지는 나도 어차피 씹덕이라 괜찮은데 야설이나 성 관련 은어는 머릿속에서 이미지가 잘 안 떠올라서 힘들었다.

내용 면에서는, 사실 분량이 짧고, 그마저도 서사로 이끌어가는 책이 아니라서 딱히 할 말이 없다. 작가 인터뷰 보면 완전 사소설이기도 하고. 속에 들어 있는 작가의 심리가 아주 강렬해서 읽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중반부까지는 한 두장 읽고 닫았다가 한 일주일 뒤에 두어장 읽고 이런 식이었다. 그러다 다음 아쿠타가와 상 나올 때까지 다 못 읽어서, 날마다 시간 잡고 겨우 다 읽었다. 다 읽은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이런 동정을 느끼는 부분까지를 자기 소설의 재미로 느끼게끔 한 것 같다. 중반부 쯤 읽을 때, 지하철에서 앉아서 고개 숙이고 읽고 있었는데, 작품에서 허리 굽는 묘사가 나와서 무의식적으로 허리 펴고 고개 펴고 읽은 적이 있다. 내 행동에 눈치를 채고 뭔가 복잡한 감정에 빠진 적이 있는데, 이런 것도 의도한 것 같다.

결론, 짧고 강렬하게 본인 심리 묘사에 올인한 작품. 작품의 허들은 작가의 장애보다는 일본 음지문화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에 달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