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에 한국문학은 장편소설의 불모지다.
물론 선입견일 수 있겠지만, 너무 올드하거나 상업적인 걸 제외하고
문학적인 성숙함을 가지면서 동시에 청년들에게 사유의 깊이와 공감, 감성의 환기를 이끌어낼 수 있는 한국의 장편소설이란 거의 전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있으면 가르쳐달라.
최근 한강의 <그대의 차가운 손>을 읽었다. 이 소설은 어색한 구석들이 없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소설이었다.
초반 성장서사는 어색한 K인간실격 같고 후반부는 왜 이걸 고쳐쓰지 않고 이대로 냈을까 의문이지만
그래도 겉멋으로 그치지 않는 자의식이 있고 그 고민을 제대로 부딪혀보려는 적극적인 이야기가 있다.
근데 이 소설가의 그 다음 장편소설을 보면 역시 실망하게 된다.
<바람이 분다, 가라>
물론 이 작품의 문장들이 더 세련되고 분위기도 아름답다. 근데 한 편의 장편소설로 볼 때는 구리다.
나는 읽다가 던져버렸다. 왜냐면 이건 그냥 예쁜 자기연민의 교환 그 이상이 될 수 없다고 봤으니까.
장편소설이, 단편소설 특유의 미학적 집착에 매몰되어 방향성을 잃어버렸다.
그 후에 역사적 사건들을 다룬 장편소설들도, 솔직히 작가로서 진취적인 걸음은 아니라고 본다.
누군가는 그런 소설도 써야겠지만 적어도 그런 소설이 지금 청년들의 사유와 감성을 자연스럽게 자극하고 호소하는 시도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결국 그런 행보는 젊은 독자들과 솔직한 소통보다는, 엄숙한 대문호로서의 길을 자처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작가들치고 위대해지는 꼴을 못봤다.
다른 작가들도, 내가 많이는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단편소설로 나 글 이렇게 잘써 한껏 뽐내던 작가들도
장편으로 가면 여지없이 그 얄팍함을 드러내곤 한다.
나는 우리나라 단편소설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다.
그건 소설이라기보다 일종의 메이크업이다.
소설은 페이지마다 나 글빨 죽이지? 자랑하는 공간이 아니다.
그깟 자랑질이 단편에서는 그나마 먹힐 지 모르겠지만
장편으로 들어가면 얼마나 할 이야기가 빈약하고 또 기껏 끄집어낸 그 이야기 자체의 사유와 완성도가 빈약한지가 여지없이 드러난다.
내가 정말 안타까운 건 청년들이 읽을만한 장편소설이 없다는거다.
놀랍도록 없다. 한국문학 지금까지 뭐 했냐? 이러니까 좋은 작가들이 새로 안 나타나지. 뭐 읽을만한 게 있어야 보고 와 나도 이런 소설을 써봐야겠다 싶을 거 아닌가.
뭐 했노 이기야!
다들 문창과 머학 교수질 하면서 편안한 글쟁이 생활 중이란 고야요
한국 장편 소설들은 메시지에 깊이가 없고 시나리오가 흥미롭지 않다는건가? 나도 한 술 뜨고싶지만 현대 한국 장편 소설을 읽어본적이 없어서 못 끼겠구만 많이 읽어봐야겠음
미스터 모노레일같은 순수꿀잼 장편을 기다립니다
문화적으로 깊이 사색하는 행동 자체가 금기시 되어 왔음. 작가들도 한국에서 나고 자란 이상은 그걸 벗어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