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내용과 관련이 없음. 출처: TV리포트, 「‘그해 우리는’ 감독·’구르미 그린 달빛’ 작가 만나…주인공은 정우성」.
'못난 저라도, 사랑할 수 있나요?'
어디의 누구에게 묻느냐에 따라 대답이 상당히 달라질 질문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기서라면 YES이다.
여기가 어디인가?
바로 잿빛 일상을 사랑의 행복으로 적시는 순정만화 세상 속이다.
오늘 함께 살펴볼 만화는 일본의 러브 코미디 만화, 『사랑의 애니멀리아(愛しのアニマリア)』이다.
평범한, 그러나 특별한
『사랑의 애니멀리아(2019)』의 줄거리는 이렇다.
만화가를 꿈꾸는 오랑우탄 소녀 오라미가 옆집에 새로 온 이웃 미중년 미술 교수에게 반하게 되어, 그와의 사랑을 좇는, 지극히 평범한 사랑 이야기.
그렇다. 이게 끝이다.
이럴 수가, 평범하지 않은가? 아니, 평범한 걸 넘어 장르적 관습 그 자체 아닌가.
평범한 건 인물들도 마찬가지. 수줍음과 사랑의 떨림을 그만 과격한 행동으로 표출해버리고야 마는 꿈많은 소녀 주인공, 주인공보다 조금 성숙한 조언을 해주는 친구, 옆집에 사는 상냥하고 따뜻한 남자…….
어디서 많이 본 것들이다. 순정만화 안 본 사람에게도 순정만화에 대해 설명하라면 나올 것들이 다 들어있다.
이 커다란 틀은 너무나 정석적이기에 AI에게 순정만화 줄거리를 뽑으라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좔좔 뽑아낼 정도로 기본 중 기본인 이야기이다.(뽑아보진 않음)
그러나 디테일이 다르다.
이를 테면 연출이 그러하다.
옆집 남자의 담배 냄새를 두고 추억하는 말도 이채롭다.
주인공 오라미는 아버지에게서 맡은 담배 냄새는 불쾌하게 여겼지만, 막상 옆집 남자가 피우는 담배 냄새는 그 담배의 이름을 궁금해할 정도로 좋아한다. 그의 것이라서 좋은 것이다.
아버지의 존재를 인식하게 만드는 소품이 오히려 그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는 매개가 되었다는 것은, 딸이 아버지 그늘 밑에서 벗어나 가정을 꾸릴 준비를 마쳤다는 뜻이다. 매우 정석적이다.
그리고 주인공이 남주인공을 처음 만나는 창가. 주인공과 남주인공을 함께 보여주는데, 주인공이 아침 창가에서 그를 인식하는 것처럼, 남주인공도 창가에서의 주인공의 부재를 통해 주인공을 인식하는 장면으로 잘 쓰인다.
사랑에 대한 쓴소리를 듣고, 길거리 쇼윈도에서 생각을 하는 장면 또한 그렇다. 쓴소리를 듣고 분노하다, 문득 거리에 멈춰 쇼윈도 앞에 선 후, 자신의 못난 얼굴을 보고, 사랑하는 아저씨의 얼굴을 비쳐보다, 쇼윈도에 손을 뻗는다. 마지막엔 쇼윈도 안에 있는 혼례복을 보는 주인공.
작가의 기본기가 즐라탄탄하다 할 수 있겠으요.
+ 사진은 내용과 관련이 없음. 출처: KBS, 「동물의 왕국」 웹페이지.
여기가 동물의 왕국이야?
하지만, 이 만화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이 만화를 알기에 이 글을 읽는 독자라면 이렇게 말하고 싶을 것이다.
'아니, 아니. 저 봐라. 저거. 당신은 가장 중요한 걸 놓치고 있다. 저거 오랑우탄이지 않느냐!'
그렇다. 주인공 포함해서 전부 수인. 인간형 동물들 아닌가. 인간인 남주인공 뺴고.
그런데, 이런 것도 흔하다. 그래서 이런 요소도 실은 그다지 특별하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만화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주인공의 외형이다.
오라미. 만화적으로 기호화된 오랑우탄이다. 그러나, 만화에서 늘 그러하는 것처럼 미형으로 나오지는 않는다.
눈은 만화적으로 단순화된 미형 기호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얼굴과 몸의 골격은 오랑우탄의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작 같이 나오는 고양이와 표범은 미형 동물 얼굴에 사람 골격으로 만화적 정석을 따르고 있다. 그래서 작가의 화풍탓이 아니라, 작가의 의도라고 봐야 한다.
그리고 이런 요소는 전개에서 착실히 잘 써먹고 있다. 주인공은 자신의 외형이 오랑우탄이기에 신세를 비관한다. 자신의 콤플렉스를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사랑하는 이에게 다가갈 용기를 쉽게 내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수줍음과 동물적 본능이 낳은 과격한 행동이 그를 실망시키진 않았을까, 하고 늘상 고민한다. 정작 남주인공은 그런 것조차 주인공의 매력으로 기억하고 있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기시감을 많이 느낄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들 조차도 순정만화의 장르적 관습이니까. 평범하거나 못생긴 여주인공이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줄거리에서 늘상 나오는 이야기들이니까.
차이가 있다면, 일반적인 순정만화에선 주인공이 못생겼거나, 평범하다고 언급됨에도 불구하고 예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 경우는 정말 오랑우탄의 골격을 하고 있기에 미형이라고 불러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이 오랑우탄이 진실로 아름다운 인간 여인과 같다고 느껴진다면, 병원보다는 동물원에 방문하길 바란다. 나는 항상 당신의 행복을 기원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주인공의 외형이 이런 정석들 속에서 홀로 굉장한 위화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몰입이 깨지고 생각에 들게 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무리 봐도 진짜 오랑우탄인 데도 자신과 오랑우탄을 별개로 생각하는 그러한 대사들도 위화감을 준다.
+ 사진은 내용과 관련이 없음. 출처: 브리태니커, 「Bertolt Brecht」 페이지.
사람은 낯설음을 마주할 때야 비로소 생각을 한다
만화가 순정만화의 장르적 관습을 정말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답습하는 가운데, 주인공은 오랑우탄의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익숙한 걸로 가득한 이 만화에서 거리를 두게 만드는 연출이다.
굳이 왜 이렇게 했을까?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예술이 관객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했다.
+ 사진은 내용과 관련이 없음. 출처: 위키백과, 「Cathedral of Light」 페이지.
관객은 예술을 보며 몰입한다. 그리고 몰입과 함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그러나, 거기에서 그친다면, 관객은 그 황홀감에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릴 것이라 생각했다.
이미 문화 매체를 통한 선전선동이 그러한 몰입과 카타르시스 효과로 이루어지고 있었으므로.
그렇기에, 사람들이 선전선동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관객 자신들이 문화 매체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능력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선, 비판적으로 수용하려면 몰입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바로 생소화 효과(Verfremdungseffekt). 소격 효과, 소외 효과, 낯설게 하기, V-효과, A-효과 등으로 알려진 그것이다.
이런 효과를 내려는 시도는 굉장히 다양한데, 객석으로 넘어가기, 관객과 이야기하기, 갑자기 배역들과 배우들을 바꿔버리기 등 여러가지이다.
확실히 몰입감 깨는 행동들이다.
물론, 단순히 몰입감을 깨기만 해선 생소화 효과랄 수 없다. 의도에 걸맞는 효과여야 한다.
적절한 예시 중 하나는 「갈릴레이의 생애(1943)」에서 극중 배우가 뜬금없이 교황의 옷으로 갈아입고는 배우의 태도가 크게 변하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 나무한 외 1명, 「브레히트의 서사극에서 나타나는 소격 효과 요소를 통한 애니메이션 분석 사례 연구 -애니메이션 릭과 모티(Rick and Morty)를 중심으로-」, 『조형미디어학』, 2018, 제21권 3호, pp.62-63.
옷 하나만으로 태도가 달라졌다는 걸 전할 수 있기에, 관객들에게 극본 텍스트 자체가 제공하지 못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 사진은 내용과 관련이 없음. 출처: 전국매일신문, 「[나랏말싸미] '알송달송'과 '알쏭달쏭'」.
그렇다면, 작가는 그러한 위화감을 통해 무얼 생각하게 하려던 걸까?
실은 그냥 개그를 위한 연출일 확률이 높다. 원래 어느 매체나 익숙한 것들을 살짝 비틀어서 웃음을 자극한다. 단순히 유머를 위한 연출이라면 브레히트의 생소화 효과와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생소화 효과를 소개한 이유는 단순 감상문이어도 작품 자체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지식을 함께 소개해야 한다는 옛 지침을 필자가 강박적으로 따르기 때문이다.
어쨌든.
+ 사진은 내용과 관련이 없음. 출처: 정신의학신문, 「사랑의 놔과학- 사랑에 빠지면 일어나는 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석 위를 걸어나가는 주인공의 외형이, 주인공의 개성이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한 위화감이, 주인공의 사랑을 향한 그 열망이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그렇게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된다. 주인공의 외형도 보이지 않고, 그저, '사랑에 빠진 주인공'이라는 그 개념만 보인다.
주인공은 독자에게 물을 것이다.
"오랑우탄이지만,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요?"
독자는 답할 것이다.
"예, 그러세요. 저는 당신을 응원하겠습니다."
위에서부터 못생겼다, 사람 아니다 등으로 물신공격(?)을 해두고 그런 결론을 쉬이 내리다니. 어떻게 된 걸까 싶을 것이다.
하지만,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드골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암살자 자칼의 모습을 그린 『자칼의 날』을 쓴, 미국의 작가 프레드릭 포사이스는 창작물의 주인공이 가지는 매력에 대해 말한 바 있다. 주인공이 자신의 목표를 위해 묵묵히 일할 때, 그리고 일 자체에 충실할 수록 매력적이라고 말이다.
비록 암살자이긴 하지만, 자신의 일을 향해 쉬지 않고 전문적으로 움직이는 '자칼'이 매력적인 것처럼, 사랑을 향해 매일 한 걸음씩 전진하는 주인공 오라미의 모습도 아름답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매일 목표를 위해 묵묵히 한 걸음씩 전진하는,
당신이 그러한 것처럼 말이다.
우승자가 나와버렸구먼
한국 정발작이 아니므로 실격입니다(역겨운 짐승새끼라서 그런 것이 절대절대 아님)
클린스만 데려온 축협회장처럼 대회 주최자가 결국 이 사단의 원인제공자 아니냐? 독갤 뉘른베르크 재판을 제안하는 바이다.
와 아이유
ㅋㅋㅋㅋㅋ개추 ㅋㅋㅋㅋㅋㅋ
이건 미소녀가 아니야.....
뭐여 저 짐승은 - dc App
아니 ㅆ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