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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閣寺 / 三島由紀夫 / 1956.
“국화는 그 형태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들이 막연히 부르고 있는 ‘국화’라는 이름에 의하여, 약속된 아름다운 것에 지나지 않았다. 내 눈이 그 금각의 눈으로 변할 때 세계는 이처럼 변모한다는 사실을, 이 이상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겠다.”
1950년 한 사미승이 금각사를 불태우는 사건을 바탕으로, 할복자살로 삶을 마감한 탐미문학의 대가 미시마 유키오가 그려낸 미와의 일체화, 그리고 소외의 미학.
금각사의 미(美)에 사로잡힌 미조구치가 전후 무력감과 자기 학대를 거쳐 절대적인 미, 그리고 숭배의 대상이였던 금각(金閣)을 방화하며 진정한 아름다움을 깨닫는다.
그렇다면 그가 깨달은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과연 무엇인가?
작중 인식의 힘을 믿었던 가시와기는 아름다움을 고정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미조구치는 아름다움이 변화하고 흘러다니는 것임을 깨닫는다. 그는 금각사가 ‘필멸의 존재’인 인간의 반대급부에 서 있는 ‘불멸의 존재’라 여겼지만, 금각사를 방화함으로서 선과 악, 미와 추, 그리고 진(眞)과 망(妄)의 경계에 다가선다.
세계의 흐름은 죽음과 삶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것이다. 세계의 흐름, 즉 생성의 차원에서 미조구치의 행위는 정당하다. 무언가가 파괴하지 않고는 창조는 시작될 수 없다. 미조구치는 자신의 인생 전반, 그의 세계를 차지하고 있던 금각을 파괴해버렸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모든 것을 완벽하게 다른 세계로 변모시켜 버린 셈이다.
인간은 언젠가는 필멸함에도 우리는 그것을 망각하며 저항한다. 그리하여 실존에 따른 필연적 결핍과 부조리한 우연성을 충족시키고자 변하지 않는 영원의 것, 즉 표상을 갈구하며 결국 그것에 아름다움이란 속성을 부여해버리고 만다. 그러나 만물은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존재하는 동시에 소멸하며 변하지 않는 것은 전무하기에 결국 일체개고(一切皆苦), 즉 고정된 아름다움으로 오욕을 채우고자 하는 인간의 삶이 바로 고통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미조구치는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나서야 깨닫는다. 행위하는 순간에야말로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또한 나 아닌 존재가 될 때에야 끝없이 변화하는 아름다움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미조구치의 방화 행위는 세계 변모의 흐름 중에 자신을 맡기는 것이며, 나 아닌 것이 된다는 의지이며, 고정된 주체, 이미 결정되어 버린 개체로 살지 않겠다는 의지이다. 미조구치의 방화사건은 사소할지 모른다. 그러나 미조구치가 발견한 아름다움은 그렇지 않다. 유동하는 흐름 속에 들어가는 것, 끊임없이 바뀌어 나가는 생성 그 자체가 되는 것, 그것이 바로 미조구치가 발견한 아름다움의 실체가 아니었을까.
붓다는 이렇게 말하였다.
"세상의 모든 마음과 모든 물질은 시시각각 변하고 지속적이지 않으니 거머쥘 수 없다. 원인과 결과에 의해 흘러가는 이 우주에는 ‘나(我)’라는 것이 본래 없다. ‘나’라는 생각 역시 인과의 산물일 뿐이다. 이걸 깨치면 영원히 무너지지 않는 평화의 세계가 드러난다. 그게 바로 열반이다. 그 세계는 허무할지언정 고요하고 청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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