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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틸데는 사실 이렇게 이쁘지 않다
각도를 이렇게 저렇게 틀다보면 꽤 아름다운 옆얼굴이 나오지만
전체적으론 그저 그런 용모를 가진 여자다
그런데 마틸데는 똑똑하고 인간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아버지를 여의고 늙은 어머니와 세들어 사는 집의 방 한 칸을 다시 세내어야 할 정도로 궁핍한 와중에도
마틸데는 주눅들지 않고 적절한 기회가 찾아오기를 기다린다
마침 실없고 생각도 없지만 그럭저럭 잘생긴, 법률 연수생인 한량 한 명이 셋방에 들어오고
마틸데는 이 남자를 바로 알아본다
마틸데는 이 남자, 후고를 (전혀 상스럽지 않으며 지극히 은근하면서도 착실하고 정중한 방법으로) 유혹하여 약혼을 얻어내고
또한 후고를 자신이 바라는 지위에 걸맞을 적절한 남자로 키워내고 결혼까지 골인한다
기발한 방법으로 마틸데는 후고의 사회적 지위를 크게 높여, 결과적으로 자신의 신분 상승 또한 이뤄내지만
놀랍게도 (혹은 당연하게도) 후고는 결핵에 걸려 급사하고 마틸데는 어머니의 방으로 돌아온다
똑똑하고 심지가 굳은 마틸데는 후고보다 나은 성적으로 고시에 합격하고 선생 자리를 얻어 입에 풀칠을 한다
자신이 명백하게 이용했던 후고를, 그러나 저버리지 않고, 마틸데는 매일 전철을 타고 출근했다가 걸어서 집으로 돌아온다
그렇게 이야기는 끝난다
이 이야기를 쓴 테오도어 폰타네는 훌륭한 작가다
나는 에피 브리스트로 이 사람을 처음 접하고 바로 반했다. 수 년 간 세 번이나 읽었을 정도다
에피와 마틸데는 많이 다르지만, 그러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비슷하다
마틸데는 똑똑하고 에피는 똑똑하진 않지만, 에피는 예쁘고 마틸데는 추하지 않은 정도지만, 둘 다 착하고, 열심히 살았다
둘 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넘어서 바랐고, 그것이 좌절되었어도 인생을 저주하지 않았다
하루 하루... 그저 살아갔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삶이란 무엇일까?
나는 무엇일까? (여기서 더 적으면 완장에게 잘릴까봐 적지 못하겠다)
흥겹게 즐기던 만찬 자리를 남들보다 조금 일찍 일어선다고해도, 아무 것도 놓친 것은 없다고, 에피 브리스트에는 적혀있다
가슴이 무거워진다. 특히나 마틸데의 피나는 노력이 무위로 돌아가고도 무심한듯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보고 나서는 더욱 더.
오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