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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써도 되는거죠..?!


흐르지만 흐르지 않는다.
- 같은 작가, <저항의 멜랑콜리> 의 제사 -



만연체와 묵시록적 테마로 유명한 라슬로의 소설들을 매우 감명깊게 읽어온 바, 이번에 읽은 <서왕모의 강림> 은 가장 만연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소설일지니, 17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650 페이지 가량의 이 작품에서 온점은 약 백 여개에 지나지 않으며, 한 단편은 서른 페이지 가량의 한 문장으로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이는 단순한 차력쇼가 아니며, 글이라는 매체를 통해 이른바 ‘흐름’ 을 전달하기 위한 극단적 시도로 읽어지는 바, 예컨대 첫 장에서 헤라클레이토스가 환기됨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일진데, 다름이 아니라 작품의 모든 단편들은 불분명하지만 명백한 주제의식에 묶여 하나로 ‘흘러가며’, 그 주제의식이라는 것은 결국 주관적인 것이 되겠으나, 글쓴이의 짧은 식견으로는 흐름 속에서의 순간의 포착으로서의 삶과 예술이 이 작품의 주제 의식이요, 17장의 단편을 하나로 묶는 것이니 - 물론, 그 흐름에서 벗어난 최후의 반전은 해석에 따라 존재한다고도 할 수 있겠으나 - 라슬로는 다른 작품에서와 마찬가지로 형식과 내용의 일치를 굉장히 높은 차원에서 이루어냈다고 해야 할 것인데, 또 여기서 글쓴이는 시네마의 의의를 시간의 흐름에서 찾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나 비슷한 것을 음악에서 찾고자 한 많은 현대 음악가들을 떠올리는 것이니, 이 무수한 ‘흐름’ 을 드러내는 시도가 문학에서도 이렇게 완벽하게 이루어진 것에 대하여 경탄을 금치 못하여, 이렇게 라슬로의 문체를 모사하여 독후감을 쓰는 것인데, 라슬로의 작품을 감명깊게 읽은 이들이라면 본 작품도 아주 감명깊을 것임을 마지막으로 부언하며, 여기 이렇게 -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인간이 아닌 신에게 허락된 것이나, 어쨌든 마무리를 위해 - 마침표를 찍는다.


문체 따라하면서 유머러스하게 썼지만, 근래 읽은 문학 중에서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감명깊게 읽은 책이었네요
라슬로의 글들은 형식과 내용이 언제나 완벽하게 합치되어서 경이로울 지경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