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간간히 성경 읽겠다면서 번역 추천받는 사람이 있더라고. 근데 나는 저런 목적으로 성경을 읽는다면 별로 추천하지 않아. 왜냐면 성경은 사실 되게 어려운 책이거든. 내용이 어렵다기 보다는 성경 자체가 각기 다른 독자를 상정하고 쓴 책이다보니 구약시대부터 신약시대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없으면 안읽히는 구절이 많아. 그리고 서양문화는 정확히는 성경에 기반한 게 아니라 기독교 문화에 기반한 거야. 그래서 기독교 교리에 대한 이해도 필요한데, 성경은 교리집이 아니라서 기독교에 대해 아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곤 생각 안해. 그러면 어떻게 공부해야하나 싶은 갤러들 있을거야. 갤러들이 성경을 읽는 이유는 아마 성경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책에 상징처럼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거나 기독교 교리를 인용하거나 비트는 걸 이해하고 싶어서 일거야.

사실 이런 기독교 문화를 가장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교회를 다니는 거지만. 여기 갤러들은 그런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하겠지. 그래서 내가 추천하는 건 성경 자체를 읽기보다는 성경의 스토리를 설명해주는 책을 한 권 읽고(성경에 나오는 이야기 이해를 위해), 성경과 교리를 설명해주는 책을 읽는 게 좋아. 그리고 읽다보면 교리 자체에 관심을 갖는 경우도 있을 거야. 그런 경우엔 교리문답을 읽어봐. 문답형식으로 써저있어서 쉽게 잘 읽히고, 생각보다 되게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이해에 많은 도움이 돼.

도끼도 그렇고 보르헤스도 그렇고 고전에는 생각보다 기독교적 내용이 많이 스며들어가 있어. 그리고 그런 책은 교리에 대한 이해를 전제하는 경우가 많아. 그리고 철학역시 기독교적 이해가 필요한 경우가 있고. 아마 이래서 갤러들이 성경을 읽으려 하는 거 같애. 하지만 기독교인이 아니라면 성경 자체만 보고 이해하긴 쉽지 않아. 그러니 혹시 기독교에 대해 관심이 생기거든 교리문답이나 성경의 스토리를 설명하는 책을 먼저 읽는 걸 추천해. 그리고 나서 성경을 읽으면 아마 이해가 더 쉬울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