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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로 칼비노의 초기 3부작 소설 중 그 마지막 '존재하지 않는 기사'다. 자작과 남작에서 각각 인간 내면의 선악과 지식인의 풍자를 드러냈다면 이번 소설에서는 존재에 대해 서술한다. 특히 이 소설은 앞의 두 작품에 비해 더 성숙하다고 생각한다.


칼비노가 계속 보여주던 환상소설로서의 면모, 비현실적이고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터져나오는 유머와 같은 모습은 이번 소설에서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읽으면서 상당히 즐겁게 읽었다. 몰입감이 좋거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기 보다는 그 소설 속 여러 상황들이 웃음을 참지 못하게 만든다. 마치 돈키호테 같다.


소설 속 아이러니들은 어딘가 카프카스러운 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물론 우리가 아는 '카프카적인'(뜬금없이 사건이 터지고 등등 니가 아는 그거)에서는 조금 벗어난 듯하다. '성'에 나오는 두 조수의 행동을 생각해보면 될 듯하다.


앞선 두 작품과는 다르게 메타 소설적인 서술도 보여주기도 한다. 자세한 내용은 스포일러라 말은 안하겠지만 소설의 사건 전개는 작가가 아닌 서술자의 서술 태도에 따라 분량이나 속도가 달라진다.


소설에서 환상 요소와 결합한 등장인물들은 독자에게 인간의 존재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것은 칼비노 소설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자작과 남작에서 부터 계속해서 보여준, 환상적인 요소들을 펼치는 서술은 칼비노의 소설에 자신만의 매력을 부여한다.


근대 소설 중 사실주의 기법의 소설들은 극도의 섬세함을 선보였다. 인간의 삶이 어떤지를 표현하기 위해 무섭도록 내면을 탐구하고 계산한 작가가 있는가 하면 실제 삶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우연적인 요소도 추가한 작가들도 있었다. 칼비노의 소설은 여기서 멀리 떨어져있다. 전혀 사실적이지 않으니까.


하지만 신기한 점은 오히려 비현실적임에도 칼비노는 인간의 삶을 너무나도 자세히 보여준다. 그의 소설에서 독자는 현실로부터 분리되고 낯선 세계를 관찰하게 된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세계에서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한다. 비현실 속에서의 진정한 현실, 환상소설의 매력은 여기에서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