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리얼 키드 세대
풀장엔 밀크. 멀건 수면 속에서 발장구친다. 유통기한에 부치는 자유형은 빠르게. 가볍게 스푼을 들지만 바삭바삭하게. 우리는 비주류와 견과류 사이에서 태어난 잡곡. 혼혈이 되고 나니 모두들 맛있다고 풀장에 밀크 넣어 준다. 단지, 우리는 맛있으면 된다. 아몬드는 빼주세요. 잠수해 있던 아몬드들이 물장구친다. 우유와 가장 잘 어울리면 되는 우리의 장래는 칼슘이 보장되어 튼튼하다. 젖소의 푸른 꼭지. 수도꼭지냐 젖꼭지냐 그것이 문제로다. 햄릿의 영양분이 될 수 없다면 흉내라도 내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호랑이도 우리 편이다. 예의를 지킬수록 영양소는 흩어지는 법. 무서울 것이 없는 우리를 주식으로. 식탁 위에서 미끄러질 일만 남았다. 풀장의 밀크. 젖소도 우리 편. 부위를 내주느니 젖통을 내놓겠다는 젖소의 심정으로. 가파른 물살은 희고 부드럽게, 우리는 점점 더 고소하게. 떠난 아몬드를 추모하며 다이빙. 숟가락을 넘나들며 수중발레, 풀장은 우리 것. 시나몬 파우더도 초코를 입은 땅콩도 허우적거리기 바쁜 밀크. 밀크는 우리를 위해 태어났다. 씨리얼이 되지 못해 안달난 가공식품들. 어설프게 밀크 속으로 빠져 봤자 건더기일 뿐. 개헤엄도 모자라 밀크만 충당하는 스펀지 같은 너희들과 달라. 수줍게 떠오르자 풀장은 비좁고 우리는 서서히 녹는다. 우리는 우유라는 말을 모른다.
-2010 서윤후, 웹진 <문장> 2010년 12월 호 중에서
80년대 생들에겐 역시 강압적이고 후진 방식이긴 했지만.. 'x세대'니 뭐니 하는 세대에 대한 사회적 명명이 있었던 걸로 기억함. 그런데 90년대 이후 출생 세대들에게도 비슷한 게 있었나.. 생각해보면 어느 순간 젊은 세대들을 부르는 사회적 작명은 사라져버린 듯. 기껏해야 88만원 세대 정도?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는 건, 곧 그들의 존재를 무시하겠다는 함의도 들어있다고 보여짐. 새로운 세대의 시인이 쓴 유쾌발랄한 세대론.
넘나 가벼운 것.
씨리얼 키드라니 뭔가 익숙하면서도 심오하다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