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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 생동성 버프가 있었음. 2박 3일동안 주구장창 독서만 할 수 있는 기회가 2번이나 주어져서 평소보다 배로 달릴 수 있더라.
덕분에 한 번도 전에 못 읽은 만치 읽은 기분이 듦.

책 리뷰를 다 하는 건 무리일 거 같고, 기대 이하의 책과 기대 이상의 책 몇 권만 소개해보자면...

-기대 이하-
1. 인공호흡
아르헨티나 작가 피글리아의 책임. 자신이 쓴 글을 정정해 주길 바라는 삼촌의 편지가 오면서 삼촌과 세계의 진실을 찾아 간다는 줄거리인데...
서간체 소설 × 1부와 2부에 다른 분위기 × 검열 피하듯 먼 길 돌아가는 소설 전개 × 병렬독서 = 이게 뭔 소리야? 가 되어버림.
해설 안 봤으면 아마 끝까지 이해 못 했을 거 같음.
2부랑 1부가 연결점이 안 보여서 이게 왜 같은 소설이지 생각도 했고... 뭐 이건 내가 소화를 못 시킨 거니 재독할 의사가 있긴 함. (언젠가는?)

2. 검색되지 않을 자유
제목과 책 소개를 보고 '빅데이터를 저항하는 인간?'이라면서 나름 흥미롭게 표지를 넘겼는데... 이 달의 지뢰였음.
일단 책 속 정보가 유통기한이 지난 느낌이 여실했고 정치적 편향성이 너무 느껴짐. 내가 그쪽 스타일을 싫어하는 건 아닌데 빅데이터 다루는 데까지 정치 묻히는 건 너무한 거 아니냐 진짜?

3. 진이, 지니
정유정 '7년의 밤 - 28 - 종의 기원' 3부작은 나름 볼만 함 ~ 재밌음 사이에 있다고 생각했음. (7년>>종의 기원>>>>28 이긴 하다만)
그런데 이 책은 하려는 말이 뭔지도 알겠고 발단이 흥미롭긴 한데... 그 이후에 와닿지가 않았음.
저 위에 3부작도 사실 스토리 자체의 기발함보다는 스토리 자체의 아귀 힘을 가지고 독자들을 끌고 가는 게 재밌다고 보는 쪽이고, 그 기반은 캐릭터에 있다고 봄. 주도적인 캐릭터 하나가 전개를 계속 몰고 가거나(7년의 오영제), 피동적인 캐릭터가 주도적으로 변모하면서 무대를 장악해가는(종의 기원의 한유진) 걸 보면서 몰입감이 생긴다고 보는데...
이 소설의 캐릭터들은 죄다 피동적임. 진이는 보노보의 무의식으로 툭하면 끌려가고, 지니는 몽유병에, 스승은 교통사고 이후 소설 전개에서 퇴장하고 있다가 에필로그에나 등장, 남자 애는 메신저 역할에 머무르다가 에필로그 즈음이 되니까 그제야 성장하드라.
그리고 설정도 너무 작가가 편한대로 짠 느낌도 강하고... 그 인격 교체되는 순간이 불규칙적인 건 그렇다고 치지만... 왜 핸드폰에 메모를 그렇게 길게 남긴 뒤에 전환되는 거임? 이해 X.

4. 환상의 빛
나는 이동진이 왜 이 책을 그렇게까지 호평했는지 당최 모르겠다.
물론 위의 책들처럼 내용을 이해 못했거나, 별로라는 건 아님. 책이 술술 잘 읽히고 뭔 얘기를 하고 싶은 지도 알겠고 거슬리는 지점도 많이 없음. 근데 읽는 내내 든 생각은 '흠 그 정도인가?'였음.
예전에 독갤에 만화 올리던 분이 이만배 가서 소세키 언급할 때 '마치 물과 같은 작가다'라고 했던데, 그 비유에 덧대보자면 이 책은... 물은 물인데 주유소에서 파는 물 느낌임. 어디선가 풍기는 그 기름냄새가 이 책에 배어나옴.
읽은 것 중에 그나마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게 설국인데, 이거 읽을 바엔 설국 한 번 더 읽는다.

...
사실 기대 이상의 책도 쓰고 있었음.
근데 핸드폰으로 글 적다가 오류 안 내려고 사이트 찾는 도중에 날아가 버렸다... (임시 저장을 기대 이하 중간으로 해두는 바람에...)

기대 이상의 책에 대해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적을 순 없을 거 같고, 걍 리스트 업만 해볼게. (참고로 기대 이상의 폭은 상이함. 순서랑 폭이랑 다름.)

1. 타다르인의 사막
2. 도서관으로 가출한 사서
3. 텍스 앤 스펜드
4.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5. 타인의 영향력
6.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中 뿌넝숴.

뭐 이정도...?

지금 두 달간 겁나 오버 페이스 밟았음. 3월엔 4권도 못 읽을 거 같다... 엄청 책읽는 독갤러들 머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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