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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길과 얻음


김용옥이 번역한 도덕경의 순우리말버전

도에 관심을 가지고 도덕경이란 책을 읽게 된 경위는 따로 있지만 

첫 감상으로는 이게 몬가 싶은 긴가 민가함 잘 몰루겠도르


도덕경이라는 텍스트 자체가 독자와 별개로 홀로 동떨어져 존재하고자 하는,

나는 여기 그냥 존재할테니 읽을테면 니들이 알아서 읽어라~ 하는 

비상호작용적 존재 혹은 아에 반대로 물아일체적 존재성이 강한 느낌


이런 느낌과 이해의 어려움과는 별개로 

순우리말이라는 게 정말로 우리 정서에 쉽게 확 와닿는 말인가? 를 다시 생각해보게 됬음


"이해하기 쉽고, 쓰기 좋은, 순수한 우리말" 이라는 조건적 명제가 

되려, "순우리말은 이해하기 쉽고 쓰기 좋다" 라는 이념적 명제로 뒤바뀐게 아닌지?


아무튼 도덕경은 청자 혹은 독자에게 분명 무언가를 요구하는 텍스트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미리 알고 있어야 동화될 수 있는 모순적 텍스트로 느껴졌음


잘 모르겠으니 차경남 선생이 쓰신 노자, 최상의 덕은 물과 같다 읽어볼 예정




2. 진짜 이야기를 쓰다


논픽션에 관한 최고의 논픽션


퓰리쳐상 받은 기자들, 작가들, 편집자들 수십명을 모아서

취재란 어떤 것이고, 글쓰기는 어떻게 해야하며, 궁극적으로 이야기란 무엇인지를 답한 글들을 엮은 책임


신문은 팩트만 전달한다는 통념과는 반대로 내러티브 저널리즘이 얼마나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고 그래왔는지를 이야기함


수십명의 작가들이 쓴 글들의 묶음이기 때문에 인당 끽해야 3~10페이지 정도 밖에 안되는 짧은 글들이지만 

내러티브 저널리즘이라는 하나의 대전제를 공유하는 여러 종류의 글쓰기들은 다채롭고, 재밌고, 유익하고, 감동적이기 까지 했음


여기서 추천하는 위대한 논픽션들 번역서가 없어서 존나 빡침

그래도 존 맥피, 토마스 프렌치, 톰 홀먼, 톰 울프 등의 작가들을 건질 수 있었던 건 큰 행운이었엠


원래 이거 읽고 독후감 쓸라 했는데 안 써져서 걍 포기함



츄라이해라




3. 조율사


이청준의 첫 장편


조율사라는 제목대로 악기의 음을 조율하려는, 글쟁이들로서 무언가를 조율하려는 사람들, 

혹은 "나"의 조율의 과정 자체를 연주의 대상으로 삼은 소설..


독갤에 독후감 썻는데 

그 때 써놓고 음 내가 이 책에 대해 할 말이 이거 밖에 안되나? 싶어서 아쉬웠는데 

지금 생각은 그냥 내가 할 말은 다 했다 싶어서 이번에 따로 할 말은 없음


내가 한국 문학에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 어디서 기인하는 지를 이해하는데 있어 하나의 단초가 된 작품 

인 거 같기는 함


츄라이




4. 킵 잇 심플


초창기 애플의 디자인 정체성을 개발하고 확립했던 하르트무트 에슬링거가 직접 쓴 애플의 다사다난했던 제품 개발 일대기


애플을 다룬 많은 책들이 잡스를 주인공으로 두지만, 이 책은 잡스를 조연으로 격하시키고 에슬링거 본인이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함


물론 제품 디자인을 본인이 했으니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자신이 이야기를 통해 애플의 신화를 사실의 영역으로 되돌려놓고 잡스에게 다시금 평온을 선물해주기 위한 책으로 볼 수도 있을 거 같음 


책의 키 포인트는 혁신이라는 결과물이 나오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부분 

그리고 그 텍스트를 넘어 실물의 형태로 제시되는 탐구와 개척의 과정임


츄라이




5. 단순함의 법칙


저자가  공학 + 디자인 계의 구루로 불렸다 카던데 잘 모르겠고

그냥 단순함에 관한 에세이임


좀 빤한 책이긴 하지만, 이 책이 아이폰 출시 직전에 나온 책이라 당시 전자 제품의 발전 묘사를 보는 재미도 있고

후반부는 단순함에 대한 피상적 논의를 조금은 더 신선하게 바라보는 부분이라 즐겁게 책을 덮었던 독서가 됬었음



6. 논쟁적 UX


애플이 뒤바꾼 세상에서 살아남으려 아둥바둥 쳤던 국내 기업들을 여러 수준에서 여러 관점으로 면밀히 살펴봄으로써

국내 UX 분야의 실태, 더 나아가 UX란 무엇이고 UX 전문가는 대체 뭐하는 사람인지를 정의하고자 하는 굉장히 명쾌하고 분석적인 양서


4인의 공동 저자가 쓴 책인데, 글을 굉장히 각 잡고 잘 쓰셔서 읽기도 무척 재밌고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무엇보다도 그들이 정확히 옳았다는 생각이 듬


츄라이




7. 프로그


위에 쓴 킵잇심플의 저자 에슬링거가 처음 쓴 책인데 그냥 창의적 리더쉽 원툴 자계서임


다만 "나치 독일 때 어린 시절을 보냈고, 일찍이 자기 회사를 차려 살아남아 애플로 커리어 하이 찍은 독일인"

이라는 정체성에서 오는 일화와 표현들이 재밌음


"제품 개발은 엘리트주의적 직업이며, 앞으로도 그렇게 남을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제품의 품질은 민주적인 평등의 문제가 아니다"


라는 단언이 제일 인상 깊게 남았음



1, 2월엔 내 평균치보다 많이 읽었는데 3월엔 벽돌 집어들어서 좀 빠그러질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