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가치》는 여기 독갤에서 시공사 직원분의 이벤트 개최로 얻게 된 책임. 당시 이 책의 가치를 적어달라는 응모댓글에 '읽어보지 않아 모르겠으니 읽어보고 적겠다'는 당당한;; 약속을 담은만큼 (책을 읽느라) 늦었지만 몇 자 남기려고 함.
일단 이 책 제목에 '역사'가 있다고 해서 흔히 생각하는 류의 역사를 떠올리면 안됨. 뭔 소리냐면 고조선이니 그리스니 타지마할이니 제갈량이니 알랙산더니 이런걸 떠올리지 말라는 뜻임. 그런 부분들도 몇번 언급은 되겠지만 핵심 포인트는 그게 아님.(아예 안나온다는건 아님. 다만 어떤 핵심으로 들어가기 위한 빌드업 과정에서 주로 언급된다는 뜻)
오히려 19세기~21세기의 역사가 대부분을 차지함. 이유는 간단함. 이 책은 현재 세계를 이루는 요소나 쟁점이 어떤 역사적 유산들에 의해 생성되고 발전되었는지를 다루지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는것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임. 이를테면 인권, 종교, 젠더, 민주주의, 민족주의, 제국주의적 전쟁, 경제 등등이 책이 다루는 쟁점에 해당함. 그래서 이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과거 역사 뿐 아니라 비교적 가까운 시기의 예시도 많이 담겨있어서 흥미로움을 더해줌.
우리는 지금에와선 위에서 열거한 요소들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음. 그렇지만 조금만 시간을 앞으로 돌려 역사를 살펴보면, 생각보다 오래되진 않았다는걸 깨닫게 됨. 당장 세계대전 이전의 지구와 이후의 지구만 봐도 어마어마한 차이가 남.
이 책은 그런 점에 의거해 인간의 역사가 '진보하고 있는 편'이라고 방향을 설정한 뒤 민주주의나 시장경제, 법과 인권인식에 대한 확립 등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함. 당연히 그 상기는 '역사의 복기'와 일맥상통하는 표현이고, 이런 면에서 역사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님.
결국 역사를 공부하고 기억한다는 것은 단순 과거의 재밌는 뭔가를 알게 되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현재를 이해하고 한발 더 나아가 미래지향적 태도를 확립하는 데에도 유용하다는 게 책의 주장이 아닌가 함. 전반적으로 어딘지 모르게 사피엔스 비슷한 느낌도 나고, 역사를 뛰어넘어 인문학이나 국제학 그 자체에 관심있는 갤러라면 읽어볼만한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음.
그리고 1장 2장 3장 이런식의 파트별로 수록되어있는 (소제목에 걸맞는) 명언들도 좋았음. 개인적으론 "오늘날 거의 모든 국가는 전쟁의 산물이다."(207p)란 대사가 가장 인상 깊었음. 따지고보면 오늘날 여기 대한민국이란 국가는 6.25 전쟁의 산물이고 세계최강 미국의 입지는 세계대전으로 공고해졌고 중국 역시 국공내전을 거쳐 탄생했으니까. 많은 역사와 현재가 함축된 말이 아닐까 싶음.
필자가 쓴 응모댓글을 당첨시켜준 직원분과 상품을 깨끗한 상태로 배송한 출판사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이만 마치겠음. 앞서 언급한대로 단순 역사 애호가 뿐만 아니라 인문이나 세계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들도 폭넓게 읽기 좋은 주제고(오히려 그냥 역사적 사실 좀 더 알아보려고 읽으려는 역사 애호가라면 그분에게는 비추임. 우리가 몰랐던 역사를 알려주는 그런 류의 책은 아님) 막 어렵지도 않은거 같으니까 많은 독붕이들에게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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