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사정상 책을 골라놓고 서문만 좀 읽다가 흐지부지 이런경우가 많아서 서문은 좀 많이 읽은거같은데
서문만 읽어도 진짜 얻는게 많은듯
시간대비 획득량만 보자면 서문'만' 읽는게 훨씬 효율적일지도.
이러면 깊은 독서가 아니지않냐, 지식만 쌓는거지 깊은 이해나 통찰은 불가능한것 아니냐 할수도 있겠지만
나는 반대라고 봄. 책 전체를 읽을때 세부사항같은 지식들을 얻을수 있고, 통찰과 영감은 그런 세부들의 연결 혹은 그 세부들을 관통하는 핵심을 깨달음으로써 얻어지는데, 이런 의미에서 요약이나 저자 자신이 자신의 글에 대해 메타적으로 쓴 글은 굉장한 연결성이 있다고 봐야함. 오히려 지식이 증가하고 통찰력이 높아질수록 점점 더 서문이나 요약으로부터 얻어내는 통찰이 많아지는듯함. 아마 경지에 오른 지식인들은 훨씬 더 적은 정보로 저자가, 남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를 깨닫고 그들의 생각을 이해할듯.
아무튼, 책을 계속 포기하게 될때 자괴감이 좀 심했었는데, 지나고 생각해보니 그게 다 도움이 되었고 결코 실패나 헛수고가 아니었단것임. 자기가 어떤 이유로든 책을 완독하지 못하거나 하는 일이 반복되어도 낙심하지 않아도 좋다 생각함. 사실 지금에 이르러선 한권 완독하기보다 두세권 찍먹이 더 좋다고 느끼고있음. 실제로 우리가 배우는 방식은 그런식임. 시작과 끝의 경계같은건 없음. 그냥 계속 마주치는것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헤어지고 다시 새로운것을 마주치는 일의 반복임. 그런 방식으로 세계와 접해왔으니 그런 방식으로 학습하도록 진화했을것임. 인간이 태생적으로 지닌 강력한 통계적 학습능력을 믿으면 됨. 세계는 그런식으로 생물에게 다가오기 때문에, 우리는 그런식으로 배울수 있게 되어있음.
문학 제외하고는 맞는말임 - dc App
책은 모르겠구 논문은 서문과 그림만 보고 넘길때 많긴 함
헛소리를 장황하게 하는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다
서문은 꼭 읽어야 되는 것이 맞지만 서문만 읽고 거기서 무슨 통찰을 얻었다고 착각하다니 그건 황당할 정도로 한심한 생각이다..
본인이 그런 경험을 못했다면 그렇게생각할수도 있지. 사람마다 능력이 다르니까..
무식한 소리 ㄴㄴ 경험의 문제가 아니라 수박 겉핥기식 독서를 억지로 옹호하니까 하는 소리지.서문 정도 읽고 든 얄픽한 생각에는 통찰이란 말을 쓰는 것이 아니란다.
본인이 그렇다는데 그걸 수박 겉핥기식,얄팍한 생각으로 폄하하는게 독서에 무슨 정답이 있다고 믿는 더 무식한 소리같음
그니까 그 겉핥기라는게 결국 효율문제라니까. 근대인이야 수박을 깨봐야 그 안을 아는거지만 기술이 발전하면 x레이니 ct니 mri니 비파과검사니 하는걸로 그 안을 안다고. 부분의 정보로 그 이상을 파악하는게 추론이고, 인간이 세계에 대해서 이해한것이 세계 전체의 일부분을 보고 해낸것이듯, 그 이해를 이해하는것도 이해 전체의 부분만을 보고 가능한것임. 사실 생각해보면 사람따위가 일신의 경험으로 세상 자체를 이해했다고 자평하고 책으로 써서 내는 행위에 비하자면, 그 책의 서문만 읽고 그 책을 이해했다고 생각하는것은 굉장히 겸손한 축에 드는것이라 할수 있지.
근거도 충분함. 세상의 많은것들엔 구조적 유사성이 있음. 실재가 그러한데, 애초부터 구조화된 지식을 생성하는 우리 인지는 오죽하겠냐? 이미 구조적 유사성이 있는 실재를, 인간의 마음은 한번 더 구조화함. 어느때는 왜곡에 가까울정도로 실제보다 더 깔끔하게. 결과적으로 인간 정신의 산출물들은 굉장히 구조화 되어있고 유사성을 공유함. 마지막으로 서문은, 그것 자체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있는 저자 본인이 의식적으로 때는 무의식적으로 구조화 한 연결들임. 저자는 서문에 의미없는 흰소리를 늘어놓지 않음. 그 모든것을 쓰고 나서 그 사상뿐만 아니라 지금까지의 과정도 되돌아보며 쓰는 글에 적어야만 한다고 느낀 내용에는 저자 자신이 설명할수 없더라도 존재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음.
인생의 마지막에 각잡고 하는 이야기가 헛소리가 아니라 그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이야기이듯이. 그 사람의 삶 전체를 그 사람 자신이 되짚어봤을때 느낀 가장 중요한것들을 말년에 말하게 되지. 서문도 마찬가지라고. 서문은 책을 시작할때 쓰지 않음. 다 쓰고 나서 쓰게 되지. 마침표처럼 마지막에 찍는거라고. 서문은 한 책의 유언이며 만년의 회고임. 여기엔 시시콜콜한 내용따위가 아니라 그 모든것들에 대한 감각, 그 모든것들의 연결을 가리키는 힌트가 담겨있음. 그건 핵심단어일수도 있고, 짧지만 밀도있는 스포일러적인 요약으로 표현될수도 있음. 때론 저자의 어느 한 순간에 대한 회고일수도 있지. 형태는 다양하지만, 어쨌든 그것이 마지막에 든 생각이라면, 거기엔 그야말로 중요한 정보가 담겨있는것임.
사실 끝도없이 이야기할수 있음. 이것에대해. 영화 알렉산더 본적 있냐? 그다지 대단한 영화는 아니지만 지금 딱 적당한 예시로 생각이 나는군. 오프닝씬은 대왕 알렉산더가 측근들에 둘러쌓여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임. 어째서 한 인간의 전기의 시작이 그 인간의 죽음인것일까? 왜냐면 죽음은 삶의 요약이기 때문임. 시간속에서 정보는 한쪽으로만 흐르므로, 삶 전체에 대한 정보는 탄생이 아니라 죽음쪽에 있지.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선형적으로만 사고하지 않음. 현실은 항상 과거 뒤에 미래가 있지만, 우리는 그런 시간의 순서를 초월한 인지를 할수 있음. 우리는 미래를 아는채로 과거를 인지할수 있지. 한 인간의 죽음을 아는채로 그의 탄생을 보는것처럼. 대왕 알렉산더의 죽음 장면 뒤에 보는 아기의 탄생씬은, 그냥 탄생씬과는 다른
의미를 가짐. 왜냐면 죽음이라는 메타적 정보를 얻은 뒤에 그것의 시작을 보게 된것이니까. 그래서 우리는 이 전체에 대한 메타적, 재귀적 관점을 획득함. 시제, 인간이 가진 가장 강력한 능력중 하나지. 시간의 흐름에 속박된 육신을 벗어난 사고. 우리는 과거와 미래와 현재를 동시에 인지하며, 그것들이 연결된 하나의 흐름 속에서 흐르는 자신을 인지할수 있음. 우린 더이상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매 순간마다 거기에 있을뿐인 존재가 아니라, 무수한 순간과 순간의 연결, 순간속에서의 자신과 순간의 연결, 순간흐름속에서의 흐름과 순간의 연결...그야말로 무한에 가까운 연결들을 생성해낼수 있는 존재가 됨. 그리고 그 연결은 우리에게 의미가 되지. 이로써 우리는 단지 '있는' 존재가 아니라 살아있는 존재가 됨. 세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느끼고 세계와 자신의 관계를 느끼는 존재. 지향성을 가지며 주관성을 가지는 존재....메타적 관점, 재귀적 구조를 획득하는것은 단순한 추가가 아님. 그것을 보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는것이지. 그야말로 질적인 대 변혁인것임. 자연 지능 시스템에서 가장 혁명적인 발전이 무엇일것같아? 자아의 획득이 아니겠음? 시간 속에서 유지되는 시스템 자신에대한 강렬한 인식, 그것으로 우린 계획이나 반추같은 시간을 넘나드는 행위를 할수 있지. 잘 생각해봐 이게 얼마나 말도안되는 일인것인지. 우리는 미래를 예상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현재를 움직인다. 어떤 의미에선 미래가 과거의 원인이 되고있음. 우주에서 존재했던 그 어떤 시스템도 이런 인과순서를 가진적은 없었음. 뿐만아니라 우리는 무수한 재귀구조의 반복속에서 스스로를
인지한 최초의 시스템임. 이 모든것, 이 모든것이 무슨 '의미' 인지를 물은 최초의 시스템이지. 메타 참조, 재귀 구조는 시스템에 마법을 일으킴. 단순하던것은 말할수없이 복잡해지고, 유한하던것은 무한해짐. 그래서 우리는 알렉산더의 죽음을 보고 탄생을 볼때, 단지 알렉산더가 죽은 장면과, 알렉산더가 태어난 장면만을 보는게 아님. 죽음 이후의 탄생이라는 배치는 (재귀구조에 의해 만들어진) 우리가 가진 재귀구조에대한 인식능력을 자극함. 그 즉시 우리는 무한한 의미들을 생성함. 사건a, b, c라는, 유한한 원소의 집합이 아닌, 어떤 집합도 원소로 갖는(수학 집합론의 공리를 무시하는) 집합을 무한히 생성해내지.
모든것이 끝나고 쓰여지는 서문은, 시간적으로 역순이고 인지적으로 메타적임. 필연적으로 그것은 대상에대한 재귀구조를 드러냄. 탄생보다 선행된 죽음의 배치가 우리를 다른 모드에 진입하도록 만드는것처럼 인지적으로 강렬한 자극이 되지. 마치 남자가 가슴을 볼때 뉴런에 불꽃이 튀는것처럼 우린 재귀성과 총체를 인지하는 모드에 돌입하며 연결을 폭발시킴. 영감이 떠오르고 통찰이 이루어짐. 이런 경험을 못해본것은 단지 개인적인 문제일 뿐이고 더 많은 읽기와 사색으로 극복할수 있는, 현재의 상태에 불과할뿐인 것이라고 생각하면 됨.
논리력은 구리고 궤변을 장황하게 늘어놓기만 하네.서문 읽을 시간에 정신병원 좀 가봐라.서문에 힌트가 있다는 주장 정도는 그럴듯하지만 힌트는 어디까지나 힌트일 뿐이란다.자꾸 서문만 읽고 망상만 하지 말고 책 좀 똑바로 읽어라.니가 서문만 읽고 한 망상은 망상일 뿐 성찰이 아니란다.
서문도 하나의 엄연한 글이야. 서문만 읽고 책 전체 내용을 통달한단건 말이 안되지만, 내용과 관련된 혹은 완전히 새로운 통찰은 얼마든지 얻을수 있음. 이걸 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네. 통찰이란게 사실 자주 그렇지 않냐? 전혀 상관 없던것으로 느껴지던것에서 관계를 불현듯 깨닫거나..
보통 책 사기 전에 맨 뒤랑 서문이랑 목차 읽는게 근본이긴 함 ㅇㅇ 거기서 좋은 책인지 나에게 도움이 되는 책인지 판가름이 나니까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