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마 유키오의 문장이 아니라 역자가 멋대로 집어넣은 문장이어서 명문이 되어 버린 아이러니잖아.
원서를 대조하면서 읽다 보면, 애초에 원서는 함축적으로 문장과 문장 사이를 생각으로 채워넣으라고 일부러 뚝 뚝 끊어지게 쓰는데, 번역자는 그걸 번역으로 일부러 밝혀서 채워넣는 경우가 엄청 많더라. 그러니까 작가가
"나무를 올려다 보았다. 틈새로 빛의 창이 내리 꽂혔다. 패잔병은 후퇴했다."
이런 식의 원문을 썼다면 번역자가
"나무를 위로 올려다 보았다. 나뭇잎 사이로 파고드는 빛이 창살처럼 느껴졌다. 나는 패잔병처럼 빛을 피해 물러났다."
이런 식으로 번역을 한다는 거지.
뭐 친절해서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런 식으로 나는 그러니까 한국어 번역문학을 읽은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 가끔 허탈해지기도 함.
아무튼 그래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 때가 있어.
남들 많이 읽으니까 나도 로마인 이야기 읽어야 하나 싶어서 1권을 구해 원서랑 대조해봤는데, 그 역자가 문장을 정말 자기 멋대로 고쳐서 번역하는 사람이더라구. 그러니까 마치 자기가 책 쓰는 것처럼 자기 식으로 없는 표현 끼워 넣어서까지. 그래서 안 읽어야지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안 읽은 게 다행이었음. 시오노 나나미 따위.
암튼 네가 좋아한 그 문장은 작가의 문장이 아닐 수 있음. 오늘도 책 읽다가 또 하나 발견하고 번역서 하나 버리고 여기 끄적임. 차라리 외국어를 하나 더 배우고 말지.
번역은 그래서 창작이기도 하다는 거지 정 그러하다면 믿지 못할 번역이라면 니가 한번 해당 부분을 번역해 보든지
나도 번역할 때 가끔 그럶...
번역의 이상이자 원상은 성서 행간번역밖엔 없지
불경이 더 적확함 - dc App
근데 미시마로 예를 든 문장 문장력만 보면 위에꺼보다 아래께 더 좋음... '나는 패잔병처럼~'에서 '나는'은 굳이 넣을 필요 없었을것같지만
번역은 반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