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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가 껍질을 벌린 틈을 타 이물질들이 들어온다. 조개는 이물질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진주 성분을 흘려 그것들을 감싼다. 이 얇은 진주층은 수년간 퇴적되어 한 알의 진주가 된다. 은은한 빛을 발하는 바다의 눈물이다. 전문가들은 그 한 방울의 눈물을 세심하게 채취한다. <진짜 이야기를 쓰다>는 전 세계 바다에서 찾아낸 수십 알의 진주들을 엮어 만든 형형색색의 진주 목걸이이다. 진주들은 서로 조금씩 다른 모양과 크기와 빛깔을 가진다. 깨끗한, 울퉁불퉁한, 매끄러운, 꺼끌거리는, 반짝이는, 빛바랜, 조금 작은, 조금 큰 진주들은 서로 부딪히며 잘그락 소리를 낸다. 모두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 이야기이다.

 

이야기란 무엇일까? 논픽션 작가들은 어떻게 이야기를 할까? 19세기 후반에 부흥한 사실주의 문학은 사실들의 합보다 큰 진실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들의 기법은 기자들로 하여금, 사실이 곧 진실은 아니라는 인식을, 전보 시대에는 필수불가결했던 간결한 정보 중심 논법의 한계를 느끼게 했다. 기자들은 새로운 방식을 추구해야 했다. 이들은 사실주의 문학의 기법을 차용하여 저널리즘의 새로운 방식을 탐구했고, 톰 울프는 <뉴 저널리즘>으로 내러티브 저널리즘의 시대를 선포했다. 이제 내러티브 저널리스트들은 뉴스는 팩트만 전달한다는 통념에 저항하여 서사적 보도를 추구한다. 사건을 취재하고 방대한 자료들을 응축하여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낸다. “사실은 정보를 전달하고 이야기는 진실을 전한다. 적어도 이들은 그렇게 믿는다.

 

기자는 진실을 전하기 위해 사실을 수집하고, 사실들은 취재를 통해 수집된다. 이들의 취재는 수년까지도 이어진다.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기자들도 있다. 그러나 녹음기나 취재 수첩을 들고 어떤 사람과 함께 아주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해도, 이는 그의 삶을 이루는 수천만 시간의 일부만을 지켜보는 것일 뿐이다. 우리는 표식을 얻은 척하지만 사실은 아니다라는 말콤 글래드웰의 지적처럼, 기자는 대상의 본질, 그 전체를 알 수 없다. 방대한 사실들의 세계에서 이들은 아주 작은 한 토막의 진실을 포착하고 전달할 뿐이다.

 

소년은 댄스 교습소에 가려 친구들과 함께 타고 갈 차를 기다렸다.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 토미와 4학년 때부터 알던 소녀 애비와 함께 간다. “있잖아요, 애비가 옷을 차려 입으니 달라 보여요. 애비가 저런 모습인 건 처음봐요.” 소년은 자기 형이 엿듣지 못하도록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있잖아요. 애비가 저렇게 차려입을 때면 토미와 난 그 애 주변에서 어슬렁거리지 않아요소년은 한 번 더 머리카락을 매만지고, 차 탈 때를 기다리려 부엌으로 갔다. 소년이 한 움큼의 오레오 쿠키와 우유 한 잔, 매콤한 소고기 육포를 재빨리 먹어 치울 때는 아이의 모습이었고, 입 냄새 제거 효과가 있는 박하사탕이 있는지 확인하려 자기 코트를 더듬을 때는 어른의 모습이었다.”

 

<가면 뒤의 소년>으로 퓰리쳐상을 받은 작가 톰 홀먼이 쓴 지역 신문 기사의 일부이다. 많은 기자가 그냥 웃어넘긴다는 이 귀여운 이야기 안에서, 감정적 중력에 따라 세심하게 선별되고 배열된 사실들은 하나의 작은 진실을 드러낸다. 그는 독자들은 매일 신문에서 읽은 것의 90퍼센트를 까먹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까먹지 않는다고 말한다. 정말로 이 책에는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이야기들이 있다. “무릎에 대해 너무 많이 공부하는 바람에 뾰족한 수술 도구와 얼마간의 마취제만 있으면 직접 무릎 수술까지 할 수 있을 지경이었다.”고 회상하는 신시아 고니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진짜 이야기를 쓰다>는 자기 자신을 취재 대상으로 삼은 기자들의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들은 그들의 삶에서 지극히 작은 진주 한 알에 불과하지만, 모두 내러티브 저널리즘이라는 하나의 대전제를 공유하며, 하나의 진주 목걸이로 꿰어진다독자는 이 책을 읽으며 저널리스트들이 어떻게 사실을 취재하고, 진실을 포착하며,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이 책에서 존 맥피, 토마스 프렌치, 톰 홀먼, 톰 울프 등의 위대한 논픽션 작가들과 여러 다른 훌륭한 논픽션 작품들을 건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진짜 이야기를 쓰다>는 논픽션에 관한 최고의 논픽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