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과학발전이 누적적 발전이 아닌, 생각의 전환으로 발전되는 것이 일반화된 상식이어서, 이 책을 읽어도 크게 와 닿지 않더라.
이 책이 과거 당시에는 과학에 대한 시각을 변화시키는 변환점이었을 수 있으나, 지금은 감흥을 일으키지 못하는 책인거 같음.
지금은 과학발전이 누적적 발전이 아닌, 생각의 전환으로 발전되는 것이 일반화된 상식이어서, 이 책을 읽어도 크게 와 닿지 않더라.
이 책이 과거 당시에는 과학에 대한 시각을 변화시키는 변환점이었을 수 있으나, 지금은 감흥을 일으키지 못하는 책인거 같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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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갤도 전국민 누구나 다 들어오는 갤러리라 아무도 안들어오는 힙스터갤이 되었구나
급식아, 독서 일기장 남기지 마려구나. - dc App
보통 그런 고전은 그 시대상을 알려고 읽지않나
패러다임 시프트는 과학 분야를 막론하고 전체 학문에 영향을 미쳤을정도로 아주 획기적인 제안이었는데, 과학 또한 지식인들에 의해서 구성된다는 관점도 그렇고 그냥 책 자체를 잘못 읽은듯
그럿게 단순한 책이 아닌데...?
그럼 그쪽으로 좀더 급진적인 책인 <말과 사물>을 읽어보셈 ㅇㅇ
과학 자체의 발전과 이론적 변화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으로는 설득력이 별로 없는 모델이 된 건 맞음. 단적으로 생물학과 화학에서는 그런 '패러다임 전환' 같은 게 거의 일어나지 않았고 누적적인 데이터의 축적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라. 그리고 고전 역학과 양자 역학 사이의 관계에 대한 '통약불가능성'도 더 발전시키기 어려운 거라 차라리 해석학의 지평 내에서 일반적인 개념으로 발전시키면 모를까 물리학의 철학적 설명으로는 한계가 많음. 이건 제자이자 동료였던 헤일브론도 일찍부터 지적한 얘기임.
그렇게 얄팍한 독서가 아닌데 얄팍한 이해인 양 옆에서 비판하는 게 이해가 안 가 덧붙이는 얘기임. 날카롭게 읽은 거 맞음. 쿤의 책이 널리 인용된 건 철학과 과학사의 맥락이 아니라 '패러다임'이란 개념을 모호한 대로 써먹기 좋아서 닥치는 대로 그걸 논거로 써먹은 다른 분야 사람들 때문임. 뭔가 앞시대 까면서 새로운 조류가 나타났다고 포장하고 싶을 때 "무려" 과학철학에서 나온 패러다임 개념으로 과대포장하는 거니까. 하지만 과학철학에서 쿤은 그 자체로 파고들어 더 발전시킬 여지는 거의 없음.
그리고 시대상이라고 말하는데, 사실 프랑스의 과학사 연구는 쿤의 연구를 훨씬 앞질렀고 아직 과학사 연구가 초창기인 열악한 미국이라서 함량 미달의 에세이("구조"는 엄밀한 학술서적이 아님)가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거임. 바슐라르만 하더라도 인식론적 단절이라는 개념으로 이미 쿤을 선취하고 있었음. 게다가 앞서 말했다시피 이건 더 일반화시켜 발전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어서 쿤의 방향대로 과학사 연구나 과학철학 연구가 진행되지 않음. 그러니 쿤의 저작을 대신하는 책이 안 나오는 거임. 애초에 이젠 그쪽으로 가질 않으니.
지금은 일반화 대신, 더 구체적인 과학의 변화를 충분히 복잡하게 파악하려는 과학사 연구가 자리잡았고 과학철학 역시 좀 더 세부적으로 쪼개져서 진행중임. 쿤의 주제들 역시 그렇게 다른 방식으로 나누어져 다뤄지기 때문에 과학철학 개론서 하나 읽고 다른 주제들로 넘어갈 때 참고삼아 읽으면 어느 정도의 가치는 있지만, 이 책 한 권의 독서가 과학사나 과학철학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를 커버해주지도 않고 반드시 칸트처럼 꼭 읽어야지만 되는 출발점으로서의 비중도 많이 줄어들었음. 어차피 책 안 읽는 사람들이나 한 권 읽고 티내기 위해 읽는 그런 책이라는 거지.
과학철학 독본(reader)이나 역사적 접근법 대신 주제별로 접근한 과학철학 입문서를 보셈. 거기서 쿤의 주제가 차지하는 지분이 얼마나 되는지. 고전이란 걸 어떤 목적에서 왜 읽는가가 중요하겠지만, 과학사나 과학철학의 입문서로 쿤의 책이 좋은 선택이 된다고 우길 근거는 이제 별로 없음.
프랑스 과학철학 쪽은 뭐로 입문하는게 좋음? 이쪽도 대륙철학답게 개별 학자 중심으로 파고드는게 낫나? 푸코/들뢰즈 읽다가 바슐라르/시몽동이 언급되서 궁금했었는데
독일이나 프랑스나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풍 자체가 영미와 달라서. 지인의 표현으로는 천재 한 명 만들어내고 나머지 다 죽으라는 공부 방식이다, 라고 욕을 했는데 그게 일반적인 교과서나 핸드북, companion 같은 책이 없는 것과 같은 맥락임 (정작 프랑스에서 공부하는 애들도 영미쪽 companion 보고 너무 좋아서 감동한다고). 암튼 그래서 그걸 종합해서 정리하는 책 같은 게 별로 없음. 도미니크 르쿠르가 계보학 정리한 책을 쓰긴 했는데(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201761)
이건 그 일부에 지나지 않아서.
정확히 계보를 추적하는 건 영미에서도 몇 명 하지 못하고 있는 수준임. 그러니까 신칸트주의 시기, 제3공화정 치하의 프랑스 대학 연구사까지 파야 하는데 게리 거팅 정도가 그 맛만 보다 얼마 전 사망함. 꽁트나 베르베르 시절부터, 과학자-철학자인 사람들이 방법론적 자기 반성을 겸해서 과학철학적 연구가 시작됐다고 봐야할 거고 푸앵카레도 그 계보에 넣을 수 있음. 푸코의 헤겔 석사 논문이 결국 진리의 역사성과 담론에 관한 건데, 이게 콩트 이후 신칸트주의 시절에 시작된 프랑스 철학의 문제 중 핵심적인 거임. 그 맥락에서 소위 역사적 아프리오리라는 개념이 과학사 연구를 통해 제기된 거고.
쿠아레, 카바이예스, 바슐라르 등이 과학사와 과학철학을 분리시키지 않은 형태로 연구를 하며 이 전통이 쌓인 거고, 그 뒤를 캉귈렘이 잇는 거임. 푸코가 그 영향을 받은 거고. 이거랑 도미니크 르쿠르 책이 커버 못하는 건, 수학사/수학철학 연구임. 카바이예스가 약간 건드리긴 했지만, 부르바키의 영향을 받은 수학철학 연구도 프랑스 과학철학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함. 어차피 고등사범학교에서 전공 분리되지 않은 채로 뒤섞여서 공부하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학문적 영향을 받는 거였음.
미로 찾듯이 더듬어 가면서 관련 서적을 보는 게 좋을 거고, 그쪽에 관심을 가졌으면 프랑스어를 많이 해야 할 거임. 어차피 볼 수 있는 게 다 그쪽 책들 밖에 없어서. 근데 전공한 사람(정확히는 전공하려다 포기한 사람)의 경험에 따르면, 바로 과거의 과학 연구를 직접 읽으며 연구하기 때문에 연구하려는 과학을 잘 모르면 연구를 할 수가 없다고. 개론서 없는 나라라서 그런 어려움이 있음. 그러니 무슨 계보 같은 거 잘 정리한다는 게 되게 예외적인 거임.
미안. 위에 베르베르라고 쓴 거, 끌로드 베르나르 실험의학 얘기임. 생각나는 대로 대충 쓰다보니 손가락이 잘못 갔음.
상세한 설명 ㄳㄳ 근데 뭐랄까 이렇게 듣고 보니 대륙 쪽은 영미에 비해 여러모로 좀 느슨?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네 뭐가 더 낫다 열등하다 이런게 아니라.. (번역서 위주로 접한게 다라서 왜곡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특히 프랑스 쪽은 분과 학문 간의 경계가 흐린 느낌
뭐 한국에서 유명한 사람들만 보는 거랑 좀 더 들여다보는 거랑 인상이 조금은 다르겠지. 예를 들어, 쥘 뷔유맹(Jules Vuillemin) 같은 사람은 거의 언급되지 않지만, 메를로-퐁티를 뒤이어 꼴레쥬 드 프랑스 인식론 담당 교수였던 사람임. 그런데 영어로도 거의 번역되지 않았고 사람들이 잘 모름. 그런데 건드린 범위가 무지막지하게 넓음. 앞에서 말한 부르바키 영향 속에서 수리철학 연구한 사람 얘기가 뷔유맹 언급한 건데 '대수학의 철학' 같은 책이 있음. 칸트, 데카르트, 안셀무스, 플라톤, 신학, 형이상학, 과학사 및 과학철학 등, 그런데 우리 프랑스 철학 이해는 이런 부분이 공백임.
참고로 콰인-뒤엠 명제로도 이름을 남기고 있는 삐에르 뒤엠은 19세기말에서 20세기초에 활동한 과학사 연구자이고, 그가 그리스 시기부터 근대까지 우주론의 역사를 추적한 System du monde 시리즈는 총 10권임. 그 뒤에 온 게 알렉상드르 쿠아레이고. 쿤이 이 두 명의 연구에 크게 기대고 있다는 건 본인이 스스로 밝힌 얘기인데, 이런 연구가 영미에는 번역으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코페르니쿠스 전환에 쿤의 초기 연구는 사실 언어적 장벽 때문에 가능했던 거라는 뜻임. 아무튼 쿤이 과학철학사에 큰 기여를 한 건 사실이지만, 그 지분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같음. 고전에 대한 신화 때문인가.
정확히 보셨어요
책의 결론이 상식적으로 받아들인다고 읽을 필요가 없으면 비문학책 상당수는 읽을 필요가 없겠네 그럼. 특히나 지금 상식을 만드는데 기여한 위대한 책일수록
나도 읽어봤는데 동감한다. 그 당시 위대한 책이 지금은 위대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