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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삼색기를 본 적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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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겼다

프랑스의 삼색기는 각각의 색깔이 자유, 평등, 박애를 상징한다고 알려져있다


그런데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 삼색기에 관해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한다


"삼색기의 세 가지 색깔은 동등하지 않다...(중략).. 파란색은 깃대 가까이에 위치해, 흰색과 붉은색보다 조금 더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그때 나는 삼색기를 정식으로 내리고 올바르게 접는 법을 배웠다...(중략) 제대로 된 방식은 곧 삼색기를 접었을 때 오로지 파란색만 나타나도록 하는 것이다."


루이 7세 시기의 후반기(이 시기에 관해서는 논쟁이 많다) 에 등장하기 시작한 파란색은 이전까지는 인기있는 색이 아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이 파란색은 프랑스 왕가에 천천히 스며들고 곧 고유한 색깔이 되어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기에 이른다


그런 일이 일어난 과정은 무엇이었을까?




작가는 돼지에서 출발한다


1131년 10월 13일, 젊은 왕 필리프가 낙마사고로 죽는다


사고의 원인은 돼지다


젊은 왕은 아직 아버지가 살아있던 시절 공동왕으로 즉위한 상태였다


이 시기 프랑스는 왕권이 강하지 않았고, 


안정적인 계승을 위해 후계자를 미리 왕으로 삼았다

그런 사람이 고작 보잘것없는 돼지 때문에 죽은 것이다


이 사건은 온 유럽에 큰 파문을 일으켰고,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건 그의 가족들, 곧 프랑스 왕가다


인간의 불명예는 곧 가문의 불명예였다


성직자들 중 그의 아버지와 사이가 나빴던 이들은, 왕실이 성직자들과 일으킨 불화 때문에 일어난 신의 천벌이라며


곳곳에서 관념적인 공격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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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럴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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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왕은 성직자들을 부당하게 대했어! 저주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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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는 물론이고 그 동생까지 같은 꼴을 당하게 될 것이다!)






더러운 돼지, 길가의 쓰레기를 먹고 다니는 청소부 돼지, 탐욕스러운 돼지


이 당시 돼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요즘보다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런 돼지에게 죽은 왕자의 가문은 전에없는 불명예를 얻고 큰 위기에 빠진다


이런 불명예를 극복하기 위해 루이7세 ㅡ형이 죽은 바람에 급작스레 왕이 되어버린 동생. 그의 대관식은 형의 장례식 12일 뒤에 치러졌다ㅡ 는 부던히 노력했다


집권 초기의 실책, 실망스러운 결혼, 성직자들과의 다툼, 십자군의 실패, 그리고 형의 죽음이 남긴 왕실의 오점


그의 치세는 대단히 실망적이었고, 왕은 왕실이 저지른 악덕(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죄)을 보속해야 한다는 압박에 또한 시달렸다




왕은 얼룩을 닦아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선택된 것이 성모 마리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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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들을 보호하는 성모 마리아의 푸른 치맛자락)


여러 성직자와 왕족들의 노력으로,

성모 마리아의 미덕은 프랑스 왕실에 가담하기 시작했다

그 방식은 이미지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그림, 도상, 조각, 의상, 의례, 문서, 문자, 법


그녀를 상징하는(혹은 상징하도록 설정한) 푸른색과 백합은 왕실을 유럽에서 가장 기독교적인 가문으로 탈바꿈시켰다



이 과정에서 그 유명한 프랑스 왕실 가문의 문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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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탕에 금빛 백합이 총총한 문장. 저렇게 생긴 건 거의 대부분 프랑스 왕가에서 유래했다고 보면 된다)



파란색은 원래 성모에 관련한 색이 아니었다

그림에서 천상의 빛(lux)을 일상적인 빛(lumen)과 구분하기 위해 차용한 색이었다

(물론 그전에도 하늘색을 표현하는 데 파란색이 사용된 경우가 종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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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배경에 성모숭앙이 급부상하기 시작하면서 성모는 종종 그리스도보다 커지거나, 아예 자리를 대체하기에 이르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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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로 결석 치료한 그 사람)


그 열기는 후대에 마틴 루터가 '이게 그리스도교냐 성모교냐?' 비판했을 정도로 열렬했다고 한다


그리고 파란색의 지위부상 역시 이루어진다


이 때의 파랑은 보통의 파랑이 아니라 청금석으로 만든 찐찐 파랑(군청색), 울트라마린(ultra marine)인데, 시대를 불문하고 가장 값비싼 색이다

청금석이 준보석이니 사실상 보석으로 그림을 칠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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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마린 챕터의 색깔이 파란 것도 이런 이런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러자 이게 어떻게 진행이 되느냐면 성모와 그리스도가 계시는 천상의 색 = 성모가 계시는 천상의 색 = 성모의 색깔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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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은 성모를 상징하는 색깔이 되고 이를 과시하기 위해 프랑스 왕가는 종종 파란색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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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는 아예 왕실을 상징하는 색깔이 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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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들의 문장 역시 파랗게 만들기에 이른다


이러한 파란색을 내세울 때마다 카페 왕조의 사람들은(백합, 식물의 순수성과 더불어)

본인들을 유럽의 다른 왕들과 구분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며, 가장 기독교적인 왕 (rex christianissimus)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변화과정, 현대 프랑스의 파란색 선호와(프랑스 축구 국대 유니폼은 파란색이다) 그 역사성의 뿌리에는


이러한 왕실의 얼룩지우기, 또한 왕권 강화를 위한 성모숭앙의 채택, 절박한 이데올로기 작업이 있었으며


그 원인 중 하나가 1131일 10월 13일에 벌어진 젊은 왕의 '불명예스러운 죽음' 에 근한다는 것이


작가가 이 책으로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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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을 이용한 이미지 정치, 요즘 시대에 빗대어도 상당히 비슷하다


역시 사람 사는 건 동서고금 비슷한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