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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룩 백 애니화 기념으로 쓴 분석글입니다. 철학자 미셸 푸코의 이론에 기반해 분석했으나 이론 설명은 최소화 간소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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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 백 - 자기의 테크놀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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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는 뒷모습, 늘어가는 공책, 바뀌는 계절. 후지모토 타트키는 이런 장면을 만이 보여준다. 이는 마치 소년만화의 수련 장면을 보는 듯하다. 물론 이런 과정을 통해 성장하지만 중요한 건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인 방향성 확립이다.

요즘은 자기가 갈 길은 자기가 정해야 한다는 말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철학하는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자기가 가야 할 길'이란 무엇인가? 타츠키가 제시하는 길이란 하나의 개체가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진전을 말하는 게 아니다. 위에서 말한 방향성이란 목적을 위해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즉, 주체의 변형이야말로 후지노의 뒷모습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조금 엉뚱하지만 조선에서 이야기를 다시 시작해보자. 만약 한 선비에게 성을 드러내는 것을 죄악시하는 지금의 한국사회의 분위기를 설명하면 어떻게 생각할까? 아마 그 선비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우선 드러내는 걸 이해하지 못하고, 죄악시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조선에서 성이란 사적인 곳에서 건강하고 탈나지 않게 갖는 부부관계인 것이다. 드러냈다 하더라도 남사스러운 것, 즉 매너를 위반한 것이지 잘못한 게 아니다.

한국사회가 갖는 성에 대한 터부시는 19세기부터 수입된 기독교의 영향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한자문화권에서는 금욕주의가 대세가 된 적이 없었기 대문이다. 욕망 자체를 죄악시하는 금욕주의는 중세에 기독교 중심적 질서가 자리잡은 유럽에서 탄생하였다. 물론 기독교 전에도 금욕주의는 있었다. 이들은 무엇이 다른다? 고대 그리스의 금욕주의는 조선의 방식과 유사했다. 금욕은 욕망을 막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조작하기 위한 하나의 통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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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노는 '만화 그리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어느날 쿄모토와 비교당하고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자 그림을 그만둔다. 놀러다니다가 우연히 쿄모토를 만나고 쿄모토에게 사인을 해주고 쿄모토에게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다시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다. 후지노는 평범한 여자애에서 만화가로 스스로를 바꾼다. 그런 과전에서 친구들과 아이스크림을 먹고, 언니랑 카라테를 배우는 즐거운 활동을 그만둔다. 후지노가 시행한 욕망의 배제와 노력이 후지노를 만화가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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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는 주체가 아닌 것을 배제함으로써 구성된다. 예시로 자본주의 구조 속에서 주체는 자본주의적 주체가 아닌 것을 배제함으로써 자본주의적 주체로 구성된다. 개인 차원에서 주체를 구성하는 자기 통치의 기술이 '자기의 테크놀로지'이다. 후지노와 쿄모토의 연습장이 그들이 시행한 자기의 테크놀로지의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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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를 바꿈으로써 '나와 타인의 관계'도 바뀌기 때문에 이런 과정에서 배려가 있어야 한다. 배려에 있어서 이런 원칙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타인과의 관계보다 존재론적으로 선행하기 때문에 자기 배려가 타엔배려보다 선행해야한다.' 후지노는 만화가로서의 정체성을 만듦으로써 원래의 친구들과 소원해진다. 쿄모토와 만화를 그리는 것에 열중하느라 상관 없었다. 하지만 쿄모토와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겼다. 쿄모토는 그림공부가 하고 싶었다. 후지노는 인신공격까지 하지만 쿄모토를 잡을 수 없었다. 후지노는 쿄모토가 수행하는 '자기의 테크놀로지'를 막을 수 없었다. 쿄모토의 의지도 있었지만 이들의 관계에서 '자기 배려'라는 배려의 원칙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지노와 쿄모토는 각자 자기의 테크놀로지를 시행했고 새로운 주체로 거듭났다. 쪼끔 철학적으로 표현하자면 이들의 성장은 어떤 길로 나아가는 소년만화적 축적이 아니라 자신을 구성하는 포스트 구조주의적 조작이다. 인간이 스스로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에 대한 원칙과 기술인 '자기 배려'와 '자기의 테크놀로지'다. 이제 앞서 이 단어를 설명할 때 사용한 목적이라는 단어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생각해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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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 정치인, 교사 등등이 되는 것. 자신의 정체성을 특정한 방식으로 설정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아이들의 장래희망을 설문하면 보통 부모님 직업이나 대중매체에서 자주 본 직업으로 대답한다는 걸 본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정체성을 구성하는 목적은 지극히 사회적인 무의식적 편견에 기인한다. 자기의 테크놀로지는 의식적인 자기성찰을 통해 작동하기 때문에 이를 무의식에 맞겨두지 않는다. 따라서 후지노의 이 과정은 쿄모토의 죽음 이후 자신이 왜 만화가가 되기로 했는지를 되돌아보는 이야기의 끝에 완성된다. 물론 자기의 테크놀로지는 끝나지 않는 지속적인 과정이기 때문에 그녀는 계속해서 뒷모습을 보인다.

요지는 후지노가 왜 만화가가 되려고 했는지다. 그것은 주변의 친창일 수도, 더 잘 그리는 사람에 대한 열들감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계기다 아니라 (전술했듯이) 끊임없는 과정에 있다.

반 고흐의 삶에 왜 괌심을 가질까? 예술가의 삶을 하나의 예술로 대라는 건 지극히 근대적인 현상이다. 그전까진 아무도 베토벤 귀먹은 거 신경 안썼다. 삶 자체를 하나의 예술로 대하는 태도가 있다면, 삶 자체를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도 있다. 삶을 예술로 만드는 삶의 재구성을 '실존의 미학'이라고한다. 실존의 미학이란 자시의 테크놀로지의 결과다.

삶을 자신의 방식으로 구성하여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창조해내는 것, 이러한 과정에서 자시 자신을 배려하는 것. 이는 분리되지 않는 삶을 구성을 각 부분의 관점으로 구분한 것이다. 후지노는 왜 만화가가 되었을까? 그림을 그리는 건 싫어했다. 하지만 칭찬받는 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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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 백]의 백미는 후반부에 있는 만약에 후지노와 쿄모토가 만나지 않았을 경우릐 세계를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 세계에서 쿄모토는 똑같이 그림을 그리고, 후지노는 가라테 도장에 다닌다. 후지노는 만화를 그만 뒀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만화를 그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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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취재하고, 미팅을 하고,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즐거웠다. 만화를 그리는 즐거움은 후지노의 선택에 있어서 최종심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후지노와 쿄모토는 만화를 그리는 즐거움을, 만화를 그리는 삶을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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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노가 쿄모토를, 쿄모토가 그린 4컷만화는 서로의 삶과 만약이라는 가능성, 만화의 즐거움이 예술로서 자신들을 구성함을 보여준다.

후지노가 자신이 옛날에 그린 4컷만화를 찢어 과거의 자신을 부정할 때 만약의 가능성과 함께 나온 쿄모토의 만화는 그 모든 것을 긍정하고 나아가라고 하는 쿄모토의 꾸짖음으로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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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모토를 만나는 과거를 부정한다는 것은 함꼐 했던 추억까지도 부정하는 것이 된다. 쿄모토의 만화를 보고 후지노는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을 구성해온 기술과 배려가, 쿄모토와의 추억이, 그들의 삶이 '만화'에 깊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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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찬 책장, 작업하는 태블릿과 후지노의 뒷모습. 마지막 장면은 지금까지 후지노가 수행해왔던 자기의 테크놀로지가 여전히 이러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벽에는 후지노가 싸인한 쿄모토의 옷과 창에는 쿄모토의 4컷만화가 있다는 점이다. 후지노는 쿄모토의 방에 있는 것 같다. 그럼으로 '후지노 쿄'라는 하나의 예술작품이 탄생하였다. 이는 단순한 두 사람의 합작이 아니라 삶 그 자체를 작품으로 만든 하나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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