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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르소는 무신경한 인물이다. 모친의 죽음도, 애인의 사랑도, 친구와의 우정도, 그는 억지로 꾸며내려 하지 않는다. 감정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까지 보인다. 그렇기에 초반에는 그에게 감정이입은 커녕 굉장한 이질감, 경계심까지 들었다. 그가 왜 이런 태도를 지니게 되었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며 이것은 그가 불필요한 것들을 말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좀처럼 뫼르소에 공감하지 못했으며, 너무나도 건조한 그의 이야기에 무신경해졌다. 그가 아랍인을 총으로 쏴 죽이고 나서 교도소에 들어간 직후의 모습은 한 방울의 인간성마저 가지고 있지 않은 존재처럼 보여 경멸감이 들 지경이었다.


그러나 법정극이 시작되자 나는 이번에는 반대로 그들에게 이질감을 느꼈는데, 그들은 뫼르소라는 개인이 어떤 사람 인지를 전혀 이해하려 하지 않고, 그저 사회적 통념대로, 판결문의 조항에 그라는 인간의 행위를 우겨 넣으려고 하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부터 나는 오히려 일반 사회의 가식과 연극을, 그리고 그 상황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한치도 배신하려 들지 않는 뫼르소에 대한 일련의 동정을 느끼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는 결국 그 태도 때문에 사형 판결을 받는다. 사실 이쯤 되면 한 번 쯤은 거짓으로 꾸며내어 감형을 받을 수도 있지 않겠나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는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배반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어머니의 죽음에 무관심한 자를, 사랑이라는 감정에 무관심한 자를, 신의 존재에 무관심한 자를 사회는 용납하지 않는다. 그러나 뫼르소는 끝까지 그들에 맞서 자신은 무관함을, 그것을 금기로 여기는 그대들의 부조리를 비판한다.  그럼으로서 뫼르소는 자신이 거짓말을 하면 더 이어갈 수도 있었던 삶이 끝나게 내버려두는 선택을 한 것이다. 


뫼르소는 살인자이며 무심한 자이다. 범인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자이며 때로는 아무런 생각 없이, 본능에만 충실하며 살아가는 비이성적인 인간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사형 전날 밤.  그는 부속 사제와의 마지막 만남에서 그동안 드러내지 않았던 그만의 신념을, 인생관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그는 세상에 항변했다. 가식적으로 미래와 과거를 말하는 이들에게 자신은 현재 만을 충실히 살아갈 뿐이라는, 신과는 관련이 없는 자신만의 삶을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이래도 상관없고, 저래도 상관없다는, 무엇이든 하나하나 과잉 된 가치를 부여하는 역겨운 세상에 대한 비난을 한다. 그 순간에 나는 그가 신자들 속의 단 한 명 뿐인 무신론자로써, 무신론자들의 그리스도처럼 보였다. 그가 비로소 자신의 삶의 가치를 증명하기를 기대하며, 증오의 함성 속에서 순교하기를 기다릴 때. 나는 마침내 그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