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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독갤을 잠깐 훑고 지나갔던 독서 속도 테스트의 예문 중 하나


아마도 기억하건대 2번째 텍스트였음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할 만한 고향이 주인공에게는 없었다는 그 내용.


출처가 김영하 작가의 '오직 두 사람' 내 수록작 '인생의 원점'이었다.




고향없는 주인공에게 묘한 끌림을 느낀 나는 곧바로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서재에 추가해두고 얼마 전에 빌려서 오늘 다 읽게 됨.


전반적인 평가. 어둡고 무겁다. 어떤 작품에 따라서는 '내가 밧줄에 꽁꽁 묶이고 발목에 쇠고랑을 차고 바닷 속으로 끌려 내려간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느낌도 들었음.



수록작 목록과 함께 작품마다 짤막한 평을 내어 보자면


'오직 두 사람' (2.5/5)

- 단편집의 제목이자 첫 수록작. 죽어가는 아버지와 딸, 가족이 얽힌 이야기.

  큰 감흥은 없었고, 주인공의 아버지가 집안에서 당하는 대우가 흡사 나의 아버지와 비슷하다 느껴져서 좀 찔렸음.


'아이를 찾습니다' (4.5/5)

 - 꽤 마음에 들었던 작품. 언제나 '모든 일이 행복하게 풀려 모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의 전개를 철저히 박살낸 현실적인 작품.

  작가 당신도 표현하기를, 지옥은 일이 해결된 시점부터 시작된다고. 마무리가 급작스러운 전개여서 조금 아쉬웠지만, 슴슴한 여운도 있어서 좋았음.

  읽는 내내 답답했지만, 참 좋았다.


'인생의 원점' (3/5)

 - 이 단편집을 읽게 만든 그 작품. 작중 서술자 남주에게 감정이입해서, 불륜이지만 여주와 남주의 관계를 어느 정도 응원하다가

  중후반부 모종의 사건을 기점으로 양가감정 비슷한 것을 느낌. '이게 ㅆ 뭐지'와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 하는 마음. 재미는 그냥저냥.


'옥수수와 나' (4.5/5)

 - 새벽 1시 50분, 잠들기 전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겠단 생각에 시작했다가 잠 못 자고 3시까지 붙들고 다 읽은 작품.

  내용 파악을 다 못 한 것과 더불어, 그냥 전개 자체가 재밌게 흘러감. 그냥 계속 다음 장을 넘기고 싶어지는 느낌.

  여기도 불륜이 껴있는데, 앞 단편과는 다름. 아직 이해 다 못 함. 또 읽을 듯.


'슈트' (3/5)

 - 주인공은 순전 서술자이고, 주인공의 지인의 이야기로 전개됨. 큰 감흥은 없었으나, 마무리가 살짝 이해가 안 가서 풀이를 찾아본 작품.

  재미보단 궁금증을 남긴 작품 같음.


'최은지와 박인수' (4.5/5)

 - 이야기가 투 트랙으로 진행됨. 출판사 사장과 환자의 친구 두 입장으로. 주인공의 입장에서 내용을 읽다 보니, 작중 생기는 오해를 이해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는데, 이런 부분이 이 작품, 그리고 소설의 묘미가 아닐까 싶음. 

  내게 생기면 골치아플 것 같은 오해나 문제상황을 간접적으로 겪으면서, 그런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방지하려면 어떻게 언행을 간수해야하나,

  그리고 생기면 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상책일 것인가 고민하게 만듦.

  암환자인, 주인공의 친구의 말도 촌철살인의 그 무언가가 있음. 다른 건 몰라도 이 문장 하나는 이 책에서 가져간다고 생각함.

  '그냥 감당해. 오욕이든 추문이든. 일단 그 덫에 걸리면 빠져나갈 방법이 없어. 인생이라는 법정에선 모두가 유죄야.'

  마무리도 깔끔하이 마음에 들었다.


'신의 장난' (3.5/5)

 - 4인극. 절망적인 상황에 맞닥트린 네 주인공의 언행과 생각을 보는 맛이 있었음. 그와 더불어, 남자를 바라보는 여자의 시선도 좀 생각하게 됐는데,

  뭐랄까. 이해가 가는데, 찝찝한 의문 내지는 생각이 남는 느낌. 작금의 남녀 상황을 생각하니 더 그런 것도 있는 것 같고.

  마무리 꽤 좋았음. 등장인물이 처절하게 개박살나서 인생 밑바닥과 지하실 아래로 떨어지는 전개를 꽤 좋아하는데, 그 전개에 드러맞는 내용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