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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SNS에서 쪽지 하나가 날아왔다. 책 나누기 추첨에서 당첨되었으니 정보를 적으라는 내용이었다. 그런 이벤트는 주작인줄만 알았는데 처음으로 당첨되어서 감격스럽기 그지 없었다. 비록 나는 한국 SF계에서 아는 거라고는 후장과 월급밖에 없고 둘다 SF는 그만두는게 한국 문학의 건설적인 발전을 가속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인간이지만 말이다.) 이렇게 공짜로 책을 받았으니 나는 글을 써야만 하는 의무를 받은 셈이다. 비록 책을 나누어준 개인은 아무런 조건도 달지 않았지만 책을 받았는데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그건 후레자식이나 마찬가지다.
이 책은 마력이라는 가상의 힘을 중심으로 마법이 존재하는 사이언스 픽션이지만 사실 SF는 부가적인 설정일뿐 실질적으로는 소셜 노벨의 성격이 더 강하다. 왜냐하면 작중 등장하는 마력은 선천적 재능, 정신력, 체질 등과 유사한 성격을 띄고 이러한 상징을 통해서 현대 한국 사회를 관찰하는 것이 주요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편 이 책은 5개의 단편소설로 작성되어있었음에도 실제로는 하나의 연작소설과 비슷한 형태를 띈다. 그래서인지 출판사에서도 이 책을 장편소설로 분류한다.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역시 연작소설답게 각기 제다른 사람들의 인간군상을 묘사해준다는 점에 있다. 유능하지만 촌구석에서 상경한 지식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늙어가는 프로 선수, 역장의 효율성을 고민하는 교수, 윤리와 가능성 사이에 고민하는 연구자, 사회에서 받아들일 수 없어 거부당하는 인간. 조금만 이런 바탕에 관심을 가졌다면 한번쯤은 훓어보았을 소재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소재들을 하나씩 차용해서 오늘날 우리 사회를 다르게, 새롭게 볼려는 시도는 식상하지만 쉽지 않은 시도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되묻게 된다. 마력을 사용하고 응용함으로서 만든 세상은 좋은 것인가? 소설의 제목은 세계가 천국임을 암시하게 된다. 하지만 이 천국은 당신들의 천국이다. 작중 등장하는 화자들은 천국에 초대받지 못하거나 융화되지 못하고 파멸에 가까운 길을 걷게 된다. 누구도 즐거워하지못하는 천국. 마법이 없든 있는 결국 한국은 한국일 수밖에 없다는 작가의 씁쓸함이 와닿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럼 단점도 묘사해도록 하자. 우선 작중 악역의 역할을 담당하는 서영락부터. 특정한 목적을 수단을 가리지 않는 이 인물은 사실 진부하다기보다는 성의가 없다는 평가가 단순하다. 해당 인물에 대해서 호오를 가리기 이전에 인물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정보 자체가 상당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중 서영락의 역할은 단순히 사건을 진행시키는 매개체 이상이 되지 못한다. 마치 소설 전체에서 허무한 본인보다 허무한의 마력을 담아두는 '역장'의 비중이 더 크듯이 말이다. 작가가 자신이 원하는 부분에서만 강조를 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두번째로 설정 모순이 있다. 첫 소설의 주인공인 허무한이 마력의 원천인 역장을 뽑아내고도 어느 정도의 마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 비해서 (스포일러)는 역장을 뽑아내자 마력을 거의 사용하지 못하고 유전자 감식도 구별하지 못한다. 또한 그의 가족들은 반평생 같이 살아왔음에도 그것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른다. 반전을 주기 위해서 다른 것들을 다 제쳐둔것같아서 아쉽다.
세번째는 결말의 주제 이탈이다. 이야기의 중심소재인 마력에서 갑작스레 벗어나 인간 그 자체로 환원시킨다. 아닌 말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반평생을 고통받았는데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와 무죄를 인정받고 보상금을 주겠다고 하면 그게 해결책으로서 합당한 가능성인지 나는 확답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소설과는 상관없는 시비걸기. 내가 아는한 통합이전 창원시에서 어촌은 귀산동 하나밖에 없는데 귀산동을 무슨 낙도처럼 묘사했다.(진전면에서 경상대학교 대학병원까지 돌아가는 길을 택해도 1시간이면 간다. 자칭 독립론자인 수도권 소설가씨!)
이상의 장단점을 종합해봤을 때 해당 소설은 사실 빼어나가도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간에 이 책인 소설가의 가치관을 그대로 투영했다는 점에서 다른 시도를 했다고 말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작가의 사고를 실현시키려는 노력은 어찌되었든 간에 최소한의 성의표시는 해주어야 마땅할 것이다. 창작가의 바람이, 기부자의 기원이, 독자의 소망은 다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이상으로 국문학 SF비평을 마치겠다.
ps : 내 짐작이 맞다면 SNS에서 활동하시는 그 분은 아마 높은 확률로 독갤도 눈팅하겠지만... 뭐 괜찮다, 나는 두렵지 않다!!!!
아이즈원의 한밤의 아이들에 견주면 융털 수준이란걸 이렇게 절절히 적는 것도 능력
그 작가 창원 출신이라 들었는데 설정 오류가 있나보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