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추리 소설을 읽어봤는지 모르겠다
나 역시 추리 소설은 이 책이 처음이라
추리 소설에 대한 작은 기대와 움베르토 에코라는 작가에 대한 큰 기대가
그리고 왠지 낭만적인 제목이 이 책을 펴게 만들었다.
줄거리를 써보려 했는데 차마 잘 요약할 방법이 생각 안나서
미안하게도 생략하도록 한다.....
나는 이 책으로 추리 소설을 처음 접했는데
추리 비슷한 스토리의 게임을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책이 의도했다고 믿는 대로
묵시록의 이야기와 수도원 속 이야기를
이리저리 맞춰가며 생각했다.
하지만 기가막히게 사실 묵시록은
수도원 속 이야기와 하등 상관없었다.
마치 책 속에 나오는 낙타와 코뿔소 이야기처럼
앞니와 뿔이 알고보니 관련 없었듯이
그럼에도 호르헤는 마지막에 7번째 나팔 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묵시록의 마지막을 장식할 나팔 소리가,
내가 느끼기에 호르헤는 나팔 소리가 들릴 때
웃고 있었다.
어쩌면 이 사건도 묵시록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묵시록에 궁금해진 지금이다.
이 책에는 여러 논쟁이 나온다.
이런 논쟁들을 나는 너무 좋아하고 그게 이 책을
이틀 밤을 새가며 읽게한 원동력이 되었다.
이 책에서의 여러 다툼은 일반적인 원칙을 찾기 위해서이다.(개인적 견해)
신자는 일반적으로 청념해야하는가?
웃음은 일반적으로 나쁜가?
큰 줄기의 사건들은 이러함에서 나오고 이때 문에
여러 사람이 죽고 심지어는 죽기까지 한다.
예송논쟁같은 이딴 논쟁이 시덥잖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이런 논쟁들이 세상에서 제일 재밌게 느껴지는 듯하다.
아주 사소함에서도 일반적이기 위해 목숨을 거는 것,거두는 것
철학자스럽잖아요.
하지만 책에서는 이런 미치광이인 호르헤를 들어 진정한 적그리스도는
저런 일반적임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람으로서 등장한다며 싫어하고
약간은 다른 줄기로 일반 법칙에서 추리를 시작하는 것 역시 위험하다고 한다.
하나,일반적임,영원함 이런 것들을 나도 작년 까지 엄청나게 생각해보았다.
물론 나는 지금 고3이고 책도 많이 읽은 편이 아니니 당연히 썩 괜찮은 결론도
도달하지 못하고 일반성 찾기를 지금은 포기한 상태라 봐도 좋다.
그래도 마음 한켠에는 어쩌면 아직도 담아 두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적당히 유연하게 사는게 세상에서 제일 어렵고
제일 좋은 것 같이 느껴지는 요즘이다.
이 책은 당연히 섹스가 나온다.
그건 동성애적인 것과 주인공이 겪는 하룻밤
얼굴만 빼면 지금 우리와 꽤나 비슷할지도 모를 주인공은
얼굴 덕분인지 처음 만난 여자와 하룻밤을 보낸다.
그 여자 때문에 고통을 받지만 해소하면서도 밤에는 다시 고통이 찾아온다.
그러던 중 다음 날 그녀는 왔다가 잡히고 만다.
그녀는 밥을 얻고 몸을 주는 사람이었는데
관련 인으로는 같이 잡힌 살바토레와 레미지오가 있다.
레미지오와 살바토레는 사이비? 종교에 같이 있다가
나온 사이인데 레미지오는 머리가 조금 잘 돌아가며
그녀와 밤을 보낸 당사자이고 살바토레는 기독교면서
그녀를 주술로 꼬실 생각을 할 정도로 어수룩하고 약간 순수하다.
그의 주술에 쓰일 고양이 때문에 그녀는 마녀로 몰리고 살바토레는
감옥에 갇힌다. 두려운 레미지오는 관련 문서를 태우려
직전 살해당한 수도사의 방을 털다 잡혀 이단심문관과 면회를 한다.
여기서의 면회 역시 나에게는 인상 깊은 장면이다.
나는 항상 이런 류의 재판,교육 등을 보면 왜인지 연극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위하감이 들고는 한다. 이런 생각은 어느 날
선생님이 나를 혼 낼 때 정말 화났을까? 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사실 화가 안나도 혼을 날 짓을 하면 혼내고 화가 나도
혼 날 짓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화를 안내는게 미덕이라고 생각하면서
이런 교육은 나에게는 학생을 위한 연극처럼 느껴졌다.
학생이 A를 저지르면 선생을 A교육 프로그램 B를 뱉는
일종의 프로그래밍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잡설이 길었다. 나는 이 심문에서도 이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둘 다 배우인 건 아니다. 이단심문관이 각본가이고
레미지오는 저도 모르는 대사를 뱉을 뿐
내가 연극 쓰는 법을 몰라서 차마 각본을 써보지만 못했다.
가장 크게 느낀 클라이막스는 역시 죄없는 여성의 죽음
누구나 어쩌면 누구나가 아니지만 그녀는 억울하게 죽었고
당연하게 죽었다. 잘못을 하면 혼내는 선생처럼
그녀는 파이썬 코딩을 마치고 f11을 누르듯이 죽었다.
(잡설)
장미의 이름은 나에게는 정말 재밌는 소설이었다.
위에 말한대로 내가 그런 쓸모없는 논쟁을 너무 좋아하는 것도 있고
소설 자체가 나랑 잘맞는 느낌이다. 이런 느낌을 참존가 읽을 때도
느꼈는데 포모 소설이 나랑 잘맞나? 롤리타는 어쩌면 너무나 주인공에
몰입하기 위해 읽었더니 약간은 실망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있었는데
뒤에 읽은 책들은 재밌었다. 다음은 픽션들을 읽어볼 생각이다.
감상문을 이렇게 길게 써본 적은 처음인데
잘 썼는지 모르겠다. 전에 참존가 읽고 쓰려했는데 너무 쓰고 싶은게
많아서 포기했었다. 아마 다음에 쓸 때도 줄거리를 안쓰는게
어쩌면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사실 쓰는 것보다
저기 낙타와 코뿔소 언급된 문장 찾는데 ai쓰다가 시간을 너무 날렸다.
인간의 일자리는 역시 아직 창창한듯 하다.
독후감 쓰다가 생각난 노래가 있다.
아마 아쉽게도 대부분 취향에 안맞을거 같다....
장미의 이름을 읽었으면 철서의 우리를 읽을 차례네. 카톨릭 살인을 맛봤으면 불교 살인도 맛봐야지.
작가노트 ㄱㄱ
호르헤 읽는 내내 재수없었는데 나중에 이새끼 역시..싶었음 ㅋㅋㅋ 핵꿀잼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