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학력고사를 치르고,

대학에 처음 입학한 신입생 시절 읽었던 책 중에는,
당시 최고의 화제를 누렸던 신인급 작가가 쓴 한국 소설 두 편이 있었음.

   

박일문 <살아남의 자의 슬픔>

이인화 <영원한 제국>

   

1993년 1년 동안 이 두 책은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고,

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또 한 편으로는 상찬이 오가면서 상당한 화제를 모았음.

    

<살아남은 자의 슬픔>은 운동권 출신의 후일담 문학이면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영향이 너무 크다고 했고,

<영원한 제국>은 역사 추리소설을 지향하고 있지만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의 영향이 너무 크다고 했음.

무엇보다 두 책 모두 신인급 작가가 쓴 책이지만, 읽는 재미와 설득력, 완성도를 겸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고....

        

그래도 1993년에는 한국 문학이 꽤 읽혔고, 팔렸음.

큰 화제를 모으는 새로운 작품과 새로운 작가도 등장하였고...  

지금의 한국 문학을 바라보는 일반 대중들의 시선에 비하면 천양지차라고나 할까...

    

웃기는 일은...

1993년 하늘을 찌를 듯 주가를 올리던 두 작가는,

세월이 흘러 흘러 같은 곳을 향해 갔다는 공통점이 있음.


=> 그 곳은 바로 "감옥"

   

박일문은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신고가 들어가면서 도피하여 수배자가 되었고,

몇 년 간 감쪽같이 숨어 살다가 결국 경찰에 붙들려서 재판 받고 감옥에 들어갔음. 

   

이인화는 새해 정초부터 학생의 시험 성적을 조작하였다는 혐의로 체포되었고,

혐의가 너무 강하여 구속이 확실시 되고, 이제 재판과 형집행을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음...

     

같은 시점에 혜성처럼 등장하여 큰 화제를 모았던 신인 작가 두 사람...

사실상 처녀작이 크게 성공하여 앞으로 한국문학을 짊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지만,

작가로서 자신의 처녀작 이상가는 좋은 책을 쓰지 못하고 차츰 지지부진하더니,

둘 다 똑같이 형사 사건의 범죄자 신분이 되어 감옥을 향하게 되었음.

세상에 이런 아이러니가 또 있을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