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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 일문학선집 인간실격 읽었음
독갤러들 혹평도 꽤 있길래 기대 1도 안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고 읽을만했음
일단 인간실격은 술술 읽혔음
다만 술술 읽힌다는게 잘 읽히고 좋다는 의미도 있지만, 부정적으로는 문장의 곱씹을 거리가 없다는 말이기도 함. 문장을 즐기는 측면에서 봤을 때 인간실격은 좋은 작품이라 말하긴 어려울듯...
다만 나는 인간실격을 읽으면서 발자크가 떠올랐는데, 발자크는 나쁜 문장으로 글을 썼지만 확고한 문체를 가졌다고 함. 그리고 인간의 감정을 수식하는 표현이라던지, 인물의 변화보다는 분석을 통한 전개라던지, 소설에서 유사한 단어가 반복된다던지,,, 여러모로 인간실격이 떠오르는 부분이었음
나도 유려한 미문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인간실격이 작품성이 좋다고 얘기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겠지만, 좀 다르게 봐야하는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철학적인 메세지나 비유가 깊이있게 들어간 느낌도 아니고, 조금 나쁘게 말하면 온전히 재미로 읽는 소설의 느낌? 나쓰메 소세키나 아쿠타카와의 소설이 잘 읽히지만 품격 있는 느낌이라면, 이건 그렇지도 않고...
그래도 재밌다! 결국 소설의 평가 기준이라는 것도 소설 스스로가 설정하는 것이며 소설 내부에 있는 것이라는 걸 상기했음.
생각보다도 찐따력이 강하지는 않은듯
토니오 크뢰거, 지하로부터의 수기, 금각사같은 소설에 비하면 뭐... 독백으로 길게 개찐따철학 설파하는게 맛인데, 생각보다 독백 하나하나가 짧네
그리고 웅진 해설보면 미시마 유키오가 쓴 다자이 오사무를 비판하는 글을 인용해놨는데, 상당히 인상적이었음
인간실격에 나오는 단어이자 다자이 오사무를 대표하는 단어로 '무서운 것에 이끌리는 심정'이 나오는데, 이걸 비판하는 글임
미시마 유키오는 이렇게 씀. '낫기를 원하지 않는 병자는 진정한 병자가 아니다'. 토마스 만의 토니오 크뢰거에서도 비슷한 주제가 나오는데, 진정한 병자는 평범한 것/생동하는 것/사랑/활발함 등등 자기와 반대되는 걸 동경하고 추구하지, 고통/광기/죽음/어둠 같은 그런 걸 동경하지 않는다는거임
뭐 그거에 정답은 없겠지만, 반대되는 세계관이 신기했음. 마지막으로 관련된 토니어 크뢰거의 구절을 소개하겠음.
"친애하는 리자베타, 세련된 것, 상궤를 벗어난 것, 악마적인 것을 궁극적 목표로 삼고 그것에 아주 깊이 열광하는 자는 아직은 예술가가 아닙니다. 그리고 악의 없고 단순하며 생동하는 것에 대한 동경을 모르는 자, 약간의 우정과 헌신, 친밀감, 그리고 인간적인 행복에 대한 동경을 모르는 자는 아직 예술가가 아닙니다. 평범한 것이 주는 온갖 희열에 대한 은밀하고도 애타는 동경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3줄 요약
1. 인간실격 작품성은 그닥? 그러나 재미는 있음
2. 다자이 = '무서운 것에 이끌리는 심정'
3. 미시마 = '낫기를 원하지 않는 병자는 진정한 병자가 아니다'.
이제 사양 읽을 껀데 기대가 살짝 올라갔음
사양은 미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