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실록>을 쓰는 7년 동안 실록을 읽으셨는데, 실록을 대할 때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우선 기록이 마치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실록을 통해 본 조선시대를 살았던 우리 조상들은 결코 어수룩하거나 수준이 낮은 분들이 아닙니다. 실록은 처음부터 끝까지 ‘춘추필법’(春秋筆法) 이라는 공자가 남긴 정신에 입각해 기록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실록 문체(文體)의 수준을 보면 그 시대상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제가 보기에 가장 완벽한 실록은 <세종실록>입니다. <세종실록>은 갖출 것을 다 갖추고 시시비비를 정확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역사기록은 ‘승자의 기록’이라는 논리와, 또한 이긴 자가 패자(敗者)를 좋게 기술할 리가 있느냐는 등의 이유를 들어 실록의 일부 기록과 신뢰성을 폄훼하기도 합니다.
“그런 이야기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이야기며 대꾸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합니다. 실록을 단 한줄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문제의 본질을 보지 못한 채 궤변을 늘여놓는 것입니다. 그런 논리라면 <정조실록>은 승자의 기록인데 어떻게 제가 정조의 허상을 드러내며 공격할 수가 있겠습니까? 설사 승자가 기록했다 하더라도 보는 사람이 안목을 가지고 제대로 읽어내면 됩니다.
예를 들어 숙종 대의 송시열(宋時烈)이 자기 당에 속한 사람을 아무리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기록이 있다고 해서 우리가 바보가 아닌 이상 송시열의 말이라고 무조건 동조할 수가 있습니까? 승자가 기록했든 패자가 했든 그렇게라도 기록을 해놓았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고전(古典)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한마디 하신다면.
“동양고전에는 서양의 사상과 철학으로 채울 수 없는 정신적인 풍요로움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물질적인 틀은 비교적 안정이 되어 있지만, 그것을 지탱해줄 내적인 의식토대가 붕괴된 상태입니다. 저는 동양 고전에서 정신적인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고전은 인생을 살아가는 내비게이션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비게이션이 있다고 해서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인생에서 많은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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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철학 전공하고 조선일보 문화부장까지 지낸 이한우는
조선왕조실록 통독하고 신문사 때려치고
논어, 대학연의, 태종실록, 한서 등 동양고전 번역에 몰두하고 있다.
나 역시 서양고전을 주로 읽고 동양고전은 거의 안 읽었는데
최근 조금씩 읽기 시각했다.
동양고전을 거의 접하지 않은 상태에선 동양고전을 무시할
수 있는데 역사, 철학, 문학 등 인문학에 관해서 동양이
서양보다 못하다고 생각 안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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