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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3.30 05:10
주인공 그레고르는 어느날 잠에서 깨니 갑충으로 변해있다. 이렇게 변한 그레고르는 가족들과 고용인들에게 멸시당하고는 죽는다.

그를 본 사람들은 그를 혐오한다.
지배인은 그를 보고 도망치고,
여동생 그레테는 오빠를 위해 음식도 챙겨주곤 하지만 점차 관심이 식어가며, 방의 가구들을 다 치워버린다.(마치 자신의 오빠가 돌아오지 않을듯이, 오직 바퀴만을 위한 공간이라며) 그리고선 저것이 자기의 오빠이고 우리(세 가족)의 말을 알아들었다면 진작에 집을 나갔을 것이라 한다.
어머니는 그레고르를 보고 싶어하고 아들을 향한 남편의 폭력에 애통해하지만 폭력에는 방관하며 아들에게 다가가지 못한다.
아버지는 그레고르를 지팡이로 치고, 사과를 던져 박아넣는다.

내 생각에, 가족과 그레고르는 분리되어있다. 갑충 이전에도 돈을 주는 그레고르와 받아먹으며 그레고르에게 애정을 주지 않는 가족의 관계는 기이하다. 그레고르가 다섯시에 출근할 때, 그레테는 일곱시가 조금 넘어서야 잠에서 깬다. 아버지는 안락의자에 앉아있는다. 그레고르만이 가족을 먹여 살리려한다. 능동과 수동으로 그들은 구분된다.

이러한 그들에게 그레고르의 변신은 방아쇠가 된다. 일자리를 잃어버린 그레고르는 밥을 얻어먹어야 하는 처지가, 청소도 직접 못하는 처지가 되고 세 가족은 각각의 일자리를 얻는다. 이때의 분위기는 칙칙하고 회색빛인데, 그레고르가 죽고 나서야 이 분위기는 세 가족의 밝은 분위기로 전환된다. 그들은 여행을 가고, 딸의 신랑감 얘기를 하고, 작은 집으로의 이사 계획을 짠다.

그들 방의 배치에서도 나는 느꼈다. 맨 처음에는 거실-그레고르의 방-그레테의 방으로, 가족은 그레고르로 연결되는 느낌이다. 그레고르가 변신한 이후에는 세 가족은 세 가족끼리 식사하고 그레고르는 지켜만 본다. 하숙인을 들여서는 그레테가 거실에서 자면서 세 가족은 더 이상 그레고르를 통하지 않는다.

그레고르는 원래부터 없어야할 존재가 아니었을까? 갑충 이전에도 이후에도 그레고르는 세 가족을 원할 뿐이지, 세 가족은 그레고르를 원치 않는다. 돈 벌어오는 수단 정도로 느낄 뿐이지.

위의 돈을 벌어오는 수단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설명하자면, 어머니의 그레고르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레고르를 마주하지 못했고, 아버지의 폭력을 막지도 못했으며 상처입은 그레고르를 낫게 하지도 못했다. 방관자인 어머니는 기침으로 딸과 남편의 그레고르에 대한 울분을 방관했고, 그레고르가 없어지자 세 가족끼리 여행을 갔다. 어머니 역시도 그레고르를 이방인으로 여겼을 것이라 생각된다.

불쾌했다. 가족을 원한 그레고르는 애정어린 말을 듣지 못하고, 가족은 그 기대에 배신한다. 원래 떨어져있어야 할 그들은 그레고르가 죽음으로써 떨어지게 된다.